2년 동안에 실험 결혼 생활이 시작되는 데….
타일러 랭스턴의 아버지 유리아는 어느 날 갑자기 아들 랭스턴에게 케이트 릴리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라는 청천벽력의 말을 꺼낸다. 케이트 릴리는 변두리 주유소에서 일하는 자동차 수리공으로,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았고 16살에 자기 나이보다 두 배나 많은 남자와 결혼한 전적이 있는 여자다. 유리아는 릴리야말로 랭스턴과 천생배필이라며 결혼을 해야만 회사를 단독으로 운영하게 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랭스턴은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해서 2년 동안에 실험 결혼 생활이 시작되는 데….
▶ 책 속에서
"중매결혼이라뇨, 고리타분합니다."
타일러는 아버지의 책상 앞에 멈춰 서면서 말했다. 그의 모습에는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위엄이 서려 있다. 아버지 유리아 랭스턴조차도 위축되는 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결심은 완고했다.
"중매결혼은 개방된 사회에서도 아직 제법 성행하고 있다. 더구나 네 여동생의 비참한 실패를 생각해 봐라. 이렇게 되고 보니 그 중매라는 관습이 내겐 점점 더 좋게만 보이는구나. 하지만 난 중신애비노릇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단지 네가 누구와 결혼하는 게 좋은가를 말하고 있을 뿐이야."
책상에 두 손을 짚고 몸을 앞으로 내밀며 타일러는 아버지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대곤 퉁명스럽게 말했다.
"전 제 힘으로 아내감을 찾아서, 제가 하고 싶은 때 결혼하겠습니다."
"넌 못된 여자들하고나 어울렸지 버젓한 배우자감이 어디 있더냐."
유리아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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