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진현은 느긋하게 자신만의 방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진현은 시녀를 부르지 않고 혼자 목욕을 했다. 집이지만 항상 경계심을 품고 살았는데 오늘은 여행에서 돌아와 너무나 피곤했고 다른 곳도 아닌 집 안에서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경계심을 잠시 푼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흉이 남았어…….”
갑자기 들려온 제갈태경의 목소리에 진현이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떴다.
“뭐, 뭐야! 어떻게 들어온 거야!”
“너야말로 이렇게 집이라고 누가 들어와도 모를 정도로 경계심을 풀고 목욕을 하고 있어도 되는 거야? 매사가 이렇게 허술해서 되겠어?”
“목욕할 땐 아무도 얼씬 못하게 단단히 당부를 하는데 여길 들어오면 어쩌자는 거야!”
진현이 당황해서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태경을 노려보고 있었다.
“가리지 마. 가린다고 다 가려지지도 않지만 너와 나 사이에 새삼스럽게 그럴 필요 없잖아.”
“어서 나가!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진현은 태경이 이미 기로 소리를 차단한 걸 알았지만 큰소리를 낼 수 없었다.
“네가 목욕할 땐 아무도 못 들어온다며? 무슨 걱정이야. 그동안 너무 그리웠어. 아파서 제대로 손도 못 댔잖아.”
태경의 손길이 망설이지 않고 진현의 가슴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아주 작지만 흉이 진 가슴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내가……그렇게 흉 안 지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안타까움으로 그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았다.
“괜찮아……이까짓 상처쯤이야…….”
“안 괜찮아! 너에게 털끝만큼의 상처도 생기는 걸 원하지 않아.”
격렬한 태경의 반응에 진현이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태경의 손길이 다시 한 번 부드럽게 진현의 상처주위 가슴을 어루만지더니 그녀의 가슴을 혀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으음……안 돼……하지 마…….”
“잊었나 본데……난 원래부터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져.”
“…… 정말 심술쟁이야…….”
“이런 날……좋아하잖아…….”
“……그래……으음……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들어…….”
“내가 좋은 거야……아니면 내 손길이 좋은 거야…….”
“……둘……다……으음…….”
진현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태경의 손길에 온몸이 저릿 거리기 시작했다.
“네 상처만 보고 가려고 했었는데……하필 네가 알몸으로 있을 건 뭐야……. 그러니 이건 네 죄야…….”
태경의 입술이 진현의 입술을 찾으면서 둘의 입술이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를 목마르게 찾아 가고 있었다. 갈증이 나는 이 순간을 채우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쉿! 누가 오고 있어.”
태경은 주의를 주고 있었지만 발걸음 소리를 듣고 무공이 강한 고수가 아니라는 걸 알았는지 여전히 진현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입술을 그녀의 가슴에 댄 채였다.
“도련님……목욕 다 끝나 가십니까?”
진현은 터져 나오려는 신음소리를 가까스로 참고 평정을 가정한 서늘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섰다.
“……무슨 일이냐…….”
태경의 손이 부지런하게 진현의 가슴에서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진현은 태경이 일으키는 불꽃에 너무나 빠져서 도중에 관두라고 뿌리칠 수가 없었다.
“으읏…….”
“도련님? 어디 아프십니까?”
참는다고 참았는데 아마도 낮은 신음소리를 시녀가 들었는가 보다.
정비금
어릴 때 책이 귀해서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글 쓰는 사람을 동경하여 차츰 쓰고 싶다는 마음이 자라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도 놓지 못해 그리움이 되어버린 글쓰기.....
그 열망을 늦게나마 이루어 감사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일과 글쓰기에 엄마를 빼앗긴 아이들에겐 항상 죄인이다.
그럼에도......멈출 수 없다.
(현재 로망띠끄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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