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는요?”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적던 은진이 고개를 들고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웃었다.
“하나뿐인 형의 약혼식인데 당연히 참석하지. 지금 비행기로 날아오는 중이야.”
정말 여러 번 놀라는 날이다. 박현우 인생에 이렇게 많이 놀란 날은 없었다.
“잠깐만요. 희원이가 저한테 프러포즈한 게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아시고 벌써 이렇게…….”
설마! 자신의 생각이 맞느냐는 뜻을 담아 희원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슬쩍 붉어진 얼굴을 돌려 외면했다.
“몰랐어? 희원이가 낮에 나한테 와서 너 달라고 했는데? 그래서 내가 준다고 했어. 그러니까 희원이 맘 바뀌기 전에 얼른 약혼식 해야지.”
쿡. 현우는 붉게 익어버린 희원의 얼굴을 보다가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낮에 하루를 기다려 달라는 말의 의미가 이거였다니. 시원한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간 것처럼 가슴속이 후련해졌다.
“어머니 마음대로 하세요. 전 지금 희원이랑 얘기 좀 해야겠어요.”
현우는 희원의 손을 잡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장 키스라도 퍼붓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 만큼 가슴이 벅찼다. 그 와중에도 어머니에게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2층에 올라오지 마십시오.”
“박현우. 이건 반칙이야. 희원이랑 의논할 게 많은데 데리고 가면 어떡해.”
은진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희원을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
2층에 올라오자마자 희원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희원도 현우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내가 고마워. 날 바라봐줘서 고맙고 변하지 않아서 고마워. 이젠 절대 망설이지 않을게. 사랑해, 사랑해, 현우야.”
심장이 금방이라도 멈출 것처럼 행복했다. 처음 희원을 만난 날 이후 그녀를 향한 사랑이 하루에 1%씩 커지고 깊어졌다. 지금도 크기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지만 앞으로도 쭉 더 커지고 깊어질 것이다.
“사랑해, 네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두 배만큼 사랑해.”
나비처럼 가볍게 희원의 입술에 내려앉은 그의 입술이 점점 진한 사랑을 전하기 시작했다.

처녀자리

엄청난 용기를 끌어모아 꼭 해보고 싶었던 글쓰기에 도전한 아짐.

글을 쓰는 것 자체로 너무나 행복한 사람.

닉네임처럼 언제나 열정적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




네이버카페 '나무 바람을 사랑하다' 에 둥지를 틀고있음.

작가메일 - jinss705@naver.com



*종이책 출간작

지독한 열병

귀여운 악마

들꽃을 사랑하다



*이북 출간작

그대 나의 오아시스

내 사랑 쭈니'S

따로국밥 춘향이를 사랑해

지독한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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