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주국이란 어떤 나라의 천방지축 둘째 공주 이야기.
북주국야사의 후일담.



어느날, 공주에게 왕의 무기가 사람이 되어 찾아왔습니다.
놈의 애칭은 변태검.


사바누 크세노의 딸과 그 무기가 사람이 된, 검의 이야기입니다.


-본문 중에서-

조심조심, 깨금발로 검은 침상 근처로 잠입했다. 그러다 문득 나야하가 선물해 줬었던 작은 비단 속곳을 떠올렸다. 제가 제련당하기 전 열 살의 나야하가 주었던 자신의 작은 비단 속곳. 꽤나 고맙게 여겼지만 그걸 어디에 숨겼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검은 침상에 누워 등을 돌리고 자는 나야하를 보며 턱을 괴었다. 어린 소녀보단 확실히 다 자란 여인이 좋지. 특히 성인 여성의 속곳이라던가, 가슴가리개들도 이 방 어딘가에 잔뜩 있을 테니 가져갈까?
검은 주변을 둘러보며 히죽거렸다. 나야하는 잠자기 전 정리정돈 버릇이 그리 없는 탓인지 그녀의 옷가지들이 침상 주변에 흩어져 있었고 검은 어렵지 않게 가슴가리개 정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속곳을 찾아다니던 검은 돌아서 누운 나야하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차라리 벗겨 가? 아니다. 그건 정말 변태나 하는 짓이지. 온 김에 나야하 얼굴이나 감상하고 가자. 검은 그리 결론을 내렸다.
나야하가 자다가 몸을 뒤척이는 신음을 냈다. 검은 침상 옆에서 잠시 얼어붙은 채 나야하가 깨지 않나 걱정했다. 나야하는 검이 보는 방향으로 돌아누워 눈을 감았다. 이불이 그녀의 몸을 덮고 흘러내렸다. 검의 눈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올 뻔했다.
우오오. 가슴이 크다. 검은 감탄했다.
나야하의 가슴은 옆으로 누워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야말로 빵빵했다. 얼굴은 묘하게 모친인 은우를 닮았는데 아마 골격은 헤르를 닮았나 보았다. 그것도 꽤나 좋은 일이지. 헤르는 날씬한 게 아주 멋졌어. 검의 심미안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래, 늘씬해서 키도 좀 크고 허리는 잘록한 것이 한 손에 들어올 것 같은데 가슴과 엉덩이는 빵빵해. 아주 멋져.
왕녀가 돌아누워 있는 까닭에 엷은 잠자리 옷이나 허벅지 아래로 흘러내린 이불은 몸을 가려 주지 못했다. 검은 흡족하게 눈으로 왕녀를 감상했다.
침실! 침상! 자리옷! 저저 반투명한 거! 모두 좋다!
저 왕녀는 잘 때 가슴가리개 안 해. 잘 때는 자유인으로 잔다. 한번 자면 안 일어난다.
아니 모든 게 필요충족조건 아닌가. 검의 입이 벌어졌다.

   

성은 김, 이름은 효진. 닉네임 나미브.
한국로맨스소설작가협회(lovepen) 소속

<종이책 출간작>

춤추는 오렌지에 관한 단상, 북주국이야기
내사랑 김빈곤, 해국이색혼례담, 칼리, 산사나무, 부부전
남주국설화, 북주국야사, 지중해의 불꽃, 적도의 밤, 내 아내는 짐승, 내 남편은 맹수
황궁의 꽃이 되다

<이북출간작>

만월 기묘한 밤의 이야기, 빛나는 밤 사랑하는 달
검과 왕녀, 스페셜데이(단편집), 베이비돌, 발정은 묘약을 타고,
금단의 관계, 왕과 소녀: 금욕의 관계, 잔인한 복수, 마법사와 결혼하는 방법,
총애, 황제와 소녀: 구속의 관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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