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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뱀파이어 신부 4
김탠 지음가하에픽2015.04.07
| 판매정가 | : |
|---|---|
| 판매가격 | : 2,500원 |
| 적 립 금 | : 0원 |
| 파일용량 | : 453 KByte |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0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295-136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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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부도 권력도 필요 없다. 그건 내게 있으니까. 넌, 없어도 돼.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그 누구보다 우월하다면, 그걸로 난 만족한다.
벨제뷔트 디 에르 칸, 마계의 마왕이 될 예정인 그는 인간계에 와 뱀파이어 헌터대장의 외동딸인 권제아를 만나게 된다. 단 며칠 만에 자신의 마음을 모두 그녀에게 내어주고 그녀만을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칸. 하지만 권제아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건 두 명의 혼돈. 그녀가 마지막에 택하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부도, 권력도 없어요. 마족들보다 수명도 짧고, 성격도 좋지 못하고 얼굴도 예쁘지 않아요. 하나, 남보다 더 제가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칸에게 느끼는 감정. 그건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해요. 하지만 그것만 있어선…….”
“그걸로 충분해.”
순간, 익숙한 음성이 다시 한 번 내 앞쪽에서 들려왔다. 미칠 듯 뛰어대는 심장이, 그가 내가 아는. 내가 미칠 듯 사랑하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마계의 마왕, 칸이라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부도 권력도 필요 없다. 그건 내게 있으니까.”
“…….”
“넌, 없어도 돼.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그 누구보다 우월하다면, 그걸로 난 만족한다.”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김탠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 출간작
요괴기담록
뱀파이어의 신부
3. 차례
#49. 운명의 굴레
#50. 여름방학의 끝
#51. 사랑의 조건
#52. 그들의 결정
#53. 결과
#54. 공백
#55. 이상한 놈
#56. 반마족
#57. 어서 오세요, 인간계에
#58. 수능
#59. 짐승의 마음
#60. 실수의 결과
#61. 다가가는 길
#62. 적응
#63. 섹시함으로 승부한다
#64. 카운트다운
#65. 오디션
4. 미리 보기
“저기, 아가씨.”
“네?”
로울의 눈꼬리가 유려하게 휘어졌다. 아니, 근데 로울. 다크 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어요. 조금 주무시는 게…….
“……전, 아가씨가 한 판단이 옳다 생각해요.”
“……?”
순간, 떠오르는 몇 가지 고민들이 있었다. 루시펠과의 일, 바로 그것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내 맘을 읽어낸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로울이 꺼내는 이야기의 요지는 바로 그것인 것 같았다.
여러 번 생각을 마친 끝에, 내가 내린 결정은 바로 그것. 루시펠의 말대로 칸에게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만 인간계에 머물며 그의 곁을 지키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세월과 시간이 너무도 큰 갭이라, 허황된 바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잠깐. 너무 멀리 나가는 것 아닌가? 로울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걸, 알 리도 없을 텐데. 난 어색하게 로울에게 웃어주었다.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로울. 제가 한 판단이라니…….”
“베리에게 들었어요.”
베리……? 갑자기 베리의 이야기가 왜 나오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로울을 응시했다.
로울은 꽤나 진지한 얼굴로, 처음 보는 그 예리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베리가 말하길, 아가씨와의 공명이 깊어졌다 했습니다. 그건 아가씨가 마족에 가까운 반마족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고, 어쩌면 베리와의 호흡이 잘 맞아서 그런 걸 수도 있죠.”
“…….”
그는 한번 숨을 들이켜더니,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공명이 깊어진 마수는 계약자의 생각이나 마음을 함께 공유합니다. 마음은 거의 공유하지만, 생각은 아주 가끔 흘러나오는 것들만 들을 수 있죠.”
“……그 말은.”
지금 베리가 내 생각을 들었다고? 이 판단을?
차마 이 다음 말을 로울에게 전하진 못했지만, 로울은 긍정의 표시로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
“……아가씨.”
공기는 조용했다. 적막만이 감돌았고, 나는 그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전혀 감조차도 잡히지 않았다.
모든 마족들이 내 생각이 옳다고 했다. 루시펠도, 로울도. 그리고 내 생각을 듣고도 반박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베리도 긍정했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다른 이들이 다 오케이 하면 뭐해?
……칸에게 말을 못하겠는데.
“분명, 마왕님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로울, 저는.”
입을 달싹였다. 긴장감에, 손에 땀이 흘러나왔고 심장이 거세게 요동쳤다.
“여러 번, 전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했어요. 그걸 배신이라고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저를 가장 힘들게 했어요.”
“…….”
로울도 몇 번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였다. 베리나, 마왕인 칸에게서…….
그녀가 전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꺼내기란 몹시 힘들 것이란 걸, 로울은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저는 남자를 믿지 못해요. 글쎄, 병인가 봐요. 도저히 믿음이 안 가더라고요.”
“…….”
“칸도 남자이고, 마계에는 예쁜 여마족들도 넘쳐날 거예요. 뭐, 루시펠 때문에 여마족이 그렇게 많진 않겠지만……. 부도, 막대한 권력도 가진 마족들이 많을 거고 저보다 성격 좋은 마족들도 넘쳐나겠죠.”
“하지만……!”
로울의 끝말이 무엇일지 대충 예상이 가기에, 난 고개를 저었다.
난 두 손을 움켜쥐며 고개를 숙였다. 차마, 로울을 볼 면목이 없어서.
“저는 한낱 인간……. 아니, 반마족일 뿐이에요. 부도, 권력도 없어요. 마족들보다 수명도 짧고, 성격도 좋지 못하고 얼굴도 예쁘지 않아요. 하나, 남보다 더 제가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그래, 내가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칸에게 느끼는 감정. 그건 누구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해요. 하지만 그것만 있어선…….”
“그걸로 충분해.”
순간, 익숙한 음성이 다시 한 번 내 앞쪽에서 들려왔다. 미칠 듯 뛰어대는 심장이, 그가 내가 아는. 내가 미칠 듯 사랑하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마계의 마왕, 칸이라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순간, 그의 눈과 나의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벙어리라도 된 것마냥, 도통 입을 수 없었다. 전율이 흐르는 몸, 그리고 거세게 요동치는 심장.
무엇 하나 내 감정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떨리는 몸은 그가 정말 내 앞에 있다는 것만 증명해주고 있었다.
칸은 방문 쪽에서 서서히 유려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로울은 당황해하며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그에게 허리를 숙였고, 나는 이불을 두 손으로 꼭 쥐고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부도 권력도 필요 없다. 그건 내게 있으니까.”
“…….”
“넌, 없어도 돼. 아무것도 없어도 돼.”
“……칸.”
칸은 꽤 부드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럴 줄은 몰랐는데. 분명, 화를 내면서 네까짓 게 나를 기다리게 하냐며. 화를 낼 줄 알았는데…….
그가, 나를 버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그 누구보다 우월하다면, 그걸로 난 만족한다.”
“…….”
칸은 다정한 손길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벅차 오를 줄 알았는데, 그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커서일까. 생각만큼 슬프지 않았다.
그저, 마치 심장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자꾸만 어딘가가 아팠다.
“100년? 그까짓 거 몇 번이고 기다려주지.”
칸의 입꼬리가 서서히 매혹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 그의 미소와 마주했을 때, 그래. 바로 이런 기분이었다.
벅차오르는 기분. 그가 내 소유가 된 것만 같은 이런 자신감.
“……그러니, 너는.”
칸의 얼굴이 점점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여름 날, 너무도 뜨거운 무더위와 습도가 넘쳐나는 공기가 순간 상쇄되는 것만 같았다.
그의 시원한 냉기가, 그의 따스한 미소가. 나를 감싸 안았다.
“내게 돌아와주기만 하면 된다. 언제든지.”
“칸…….”
이런, 내 착각이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흘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미련한 곰처럼 자꾸 숨이 차올랐다. 그의 냉기와는 대조되는 뜨거운 눈물이 자꾸만 내 온몸을 적시고 흘러나갔다.
칸은 호흡이 가빠진 나를 조심스레 끌어안으면서, 울어도 된다고 속삭이며 등을 조심스레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시원한 그의 손이 나를 몇 번이고 쓰다듬을수록, 내 마음은 진정되어갔지만 그에게 닿는 내 감정과 미안함은 자꾸만 커져 가는 것 같았다.
“……미안해, 정말로.”
“미안하면 약속해라.”
그는 나를 살짝 떼어내고, 양어깨를 차가운 손으로 움켜쥔 뒤 따스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찬란한 은발도, 미칠 듯 아름답고도 무서운 그 금색 눈동자도. 매혹적이게 올라간 그의 매혹적인 입꼬리도. 모두 내 것이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고.”
“……흐윽.”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그에게 잘 대답해줄 수 없었다. 하지만 칸은 연신 웃으면서, 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는 약속. 지금도 포함된다며 그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다시…….”
“다시.”
그는 조용히 내 말을 읊조리며 따라 했다. 그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를 여유롭게 휘감았다.
“……돌아갈……게.”
“……돌아와.”
그는 그저 연신 미소를 띠며 날 바라볼 뿐이었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지도 않았고, 내게 울지 말란 소리도 하지 않았다.
그저 복받치는 감정과 함께, 나를 이해한다며 속삭이곤 입맞춰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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