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시 만났고, 난 당신을 훔쳐보고 싶지 않아.”

그의 5-5가 현실로 다가왔다. 놓치고 싶지 않다.

“몰래 훔쳐보던 사람이 얼마나 멋있는 여자인지 내게 알 기회를 달란 말입니다.”


서로에게 비밀스럽게 지어준 별명 5-5.

오늘도 그 남자가 있을까?
같은 곳에서 타지만 그녀보다 늦게 내린다.
남자는 어디까지 가는 걸까?
- 윤희의 생각


오늘도 유리창을 통해 그녀를 훔쳐본다.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모를 것이다.
아침마다 뒤를 바라보게 된다는 걸.
- 진욱의 생각


벌써 3주째.
아침마다 같은 승강장 위치에서 보게 되는 남자.
처음 한 두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상이 강한 남자가 그녀의 머릿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전철 유리창으로 남자를 훔쳐보던 그녀는 남자의 시선과 부딪쳤다.
그 남자도 유리창을 통해 그녀를 보고 있던 것일까?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 그녀가 나타났다.
신기하게도 벌써 3주 가까이 그녀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보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자 얼굴의 반을 목도리가 차지했다. 손에 쥔 휴대폰에서 고개를 들지 않는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복잡한 전철 안에서 두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자리를 잡았다.
유리창을 통해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던 그는 그를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과 부딪쳤다.
그녀에게 훔쳐보고 있었다는 것을 들켜 버렸다.



-작가의 말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같은 사람을 같은 시간에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서로가 낯이 익어 뜬금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면 저 사람 어디서 봤더라?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지하철에서 서로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작한 두 남녀는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요?
늘 같은 장소에서 지하철을 타는 분들은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박현진

필명 : 칼라디움

7월 12일(게자리) A형.

배우는 것에 욕심은 있으나 경쟁심은 제로.

다양한 색깔을 갖기 위해 노력 중.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출간작 :

<예정된 시간> <스테이 위드 미> <라일락의 맛과 망고스틴의 향기> <낯선 기대>

<불꽃에게 잡히다>




출간예정작 :

<당신으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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