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틴 루블리요프는 뒷짐을 진 채, 응접실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멀리서 먼지를 피우며 천천히 다가오는 무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콘스탄틴의 저택 정면 유리창에 면한 길은 그의 영지를 굽이쳐 동쪽에 있는 드네프르 강까지 이어졌다. 맑은 날이면 저택 2층에서 강줄기의 윤곽을 구분할 수도 있었다. 반대쪽인 서쪽으로 뻗은 길은, 응접실의 전망 좋은 자리에서 보면 끝없이 이어져 있는 듯했다. 바로 그 서쪽 길 끝자락에서부터 한 무더기 먼지가 다가오고 있었다.
오늘 경마 대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렇듯 저택 너머 양쪽 길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무리를 보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거느리고 있는 코사크(Cossack) 사람들은 한 판의 멋진 싸움만큼 경마 또한 좋아했다. 그들은 거칠고 성미가 급하며 원기 왕성한 사람들로서 언제나 웃고 노래했으며, 그도 아니면 싸움을 벌였다. 또한 지독하게 충성스러운 사람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콘스탄틴 루블리요프와 그가 거느린 코사크 사람들은 종속관계라기보다 가족관계에 가까웠다. 지난 오랜 세월 동안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콘스탄틴은 그들을 가족처럼, 그들 또한 콘스탄틴 가문 사람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어쨌든 ‘코사크’는 ‘자유 전사’를 의미했다. 콘스탄틴의 고조부가 그들에게 루블리요프 영지에서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정착하는 걸 허용한 이래, 그들은 루블리요프 가문을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 않고 열심히 일해왔다. 물론 지금도, 콘스탄틴의 저택을 돌보고 말을 먹이며, 콘스탄틴과 그의 가족이 여행할 때면 호위를 하는 등 갖가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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