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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ㅤ다른 여자랑 자고 들어왔니?
그렇게까지ㅤ하지ㅤ않아도ㅤ된다고ㅤ생각했어요.
“아영아.ㅤ남자한테ㅤ헌신하면ㅤ헌신짝ㅤ된다.ㅤ나ㅤ봐라,ㅤ38년 동안ㅤ남자들한테ㅤ맞은ㅤ내ㅤ뒤통수를ㅤ봐.ㅤ함몰됐잖아?
“에이,ㅤ원장님.ㅤ우리ㅤ태주는ㅤ안 그래요.”
태주를 믿지 말았어야 했고,
“그래.ㅤ다들ㅤ그렇게ㅤ시작했다가ㅤ아주ㅤ메롱되는 거야.ㅤ너ㅤ나ㅤ촉ㅤ좋은ㅤ거ㅤ알지?ㅤ요새ㅤ걔ㅤ좀ㅤ이상해.”
저를 걱정하는 문주 언니의 말을 귀담아 들었어야 했죠.
“태주가ㅤ뭐라 그랬는ㅤ줄ㅤ알아요?ㅤ나중에ㅤ드라마 오디션 합격하고 이름 알려지고ㅤ나면,ㅤ인터넷에ㅤ과거사ㅤ폭로되는데ㅤ어떻게ㅤ나쁜 짓 하고ㅤ사냐 그랬어요.ㅤ걔가ㅤ그렇게 바른ㅤ남자예요.”
“그러다가 너도 태주 과거사가 될 수 있어.”
“헐, 너무해요!”
“그리고 난ㅤ너같이ㅤ예쁜 애가ㅤ한ㅤ남자만ㅤ만나는ㅤ것도ㅤ좀ㅤ억울해. 너 같은 여자랑 연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남자들에게 줘야지, 너 자신에게도 그렇고.”ㅤ
“걱정 마세요.”
정말 기분 나빠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언니들의 촉은 괜한 게 아니니까.
“나도ㅤ태주가ㅤ좋은ㅤ사람이기를ㅤ바라.ㅤ하지만ㅤ사람에ㅤ대해ㅤ너무ㅤ잘 안다고ㅤ생각할ㅤ때부터,ㅤ문제는ㅤ시작돼.”
그런데ㅤ문제가…ㅤ정말로ㅤ일어나더라고요.
문주 언니도 알았던ㅤ문제는ㅤ도대체ㅤ언제부터ㅤ시작된ㅤ걸까요?
아무리ㅤ생각해 봐도ㅤ잘ㅤ모르겠어요. 그ㅤ문제의ㅤ한가운데ㅤ있었어도ㅤ도무지ㅤ생각이ㅤ안 나요.
3년을ㅤ만났고,ㅤ저는ㅤ태주를ㅤ가장ㅤ잘ㅤ아는ㅤ사람이라고ㅤ생각했는데ㅤ말이죠.
“나왔어?ㅤ오늘도ㅤ수고했어.”
사랑하는ㅤ태주는ㅤ그날도ㅤ저를ㅤ데리러ㅤ왔었어요. 강남ㅤ한복판에ㅤ있는ㅤ제가 일하는ㅤ미용실은ㅤ밤이고ㅤ낮이고ㅤ도시의ㅤ불빛들이ㅤ반짝이는ㅤ곳에ㅤ있었죠.ㅤ
그ㅤ속에ㅤ서ㅤ있는ㅤ태주는ㅤ정말ㅤ그림 같았어요.
태주는 아직ㅤ얼굴이ㅤ알려지지는ㅤ않았지만,ㅤ패션쇼에 막ㅤ서기ㅤ시작한ㅤ신인ㅤ모델이에요. 작은 얼굴에 개성이 강한 이목구비, 또 192cm의ㅤ키에ㅤ몸에 붙은 잔근육들은 아주 매력적이죠.
“태주야.ㅤ오늘은ㅤ뭐 했어?”
“그냥…ㅤ모델ㅤ동료들ㅤ좀ㅤ만났어.”
태주는ㅤ몇ㅤ번ㅤ서보지ㅤ못한ㅤ서울 패션 워크가ㅤ끝나고ㅤ난ㅤ후ㅤ좀ㅤ기운이ㅤ빠진 듯했어요. 그래서ㅤ오늘은ㅤ미용실에서ㅤ셀프 헤어법ㅤ동영상ㅤ촬영으로ㅤ받은ㅤ인센티브로ㅤ소고기나ㅤ먹일까ㅤ했죠.
“비싸다….”
일찍부터ㅤ일을ㅤ시작해ㅤ경제적인ㅤ자립을 한ㅤ저와는ㅤ달리ㅤ태주는ㅤ고향에서ㅤ부모님이 보내주시는ㅤ용돈 50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었어요.ㅤ
소고기가 비싸 보이는 건 당연했겠죠. 그건 돈 버는 저도 마찬가지니까.ㅤ
아직ㅤ스물다섯이니까,ㅤ기회는ㅤ충분하다고ㅤ늘ㅤ달랬어요.
돈 때문에 주눅 들어 보일 때마다, 곧ㅤ얼굴이ㅤ알려질 사람이니ㅤ아르바이트도 하지 말라고 다그쳤고요.
제가 왜 그랬을까요? 왜 그렇게 바보 같았을까요?ㅤ
아마… 그냥ㅤ곱게ㅤ두고ㅤ싶어서였을 거예요.ㅤ태주는 내 눈에 가장ㅤ예뻤으니까.
“많이 먹어.ㅤ나ㅤ오늘ㅤ인센티브ㅤ받았어.”
제 말에 태주의ㅤ눈길이ㅤ꽃등심 메뉴판에ㅤ머무르는ㅤ걸ㅤ봤어요.
태주에ㅤ대해ㅤ다ㅤ아는데,ㅤ왜ㅤ그걸ㅤ몰랐겠어요,ㅤ먹고ㅤ싶어ㅤ하는걸.
하지만ㅤ태주는ㅤ미안했는지,ㅤ결국에는ㅤ저와 소갈비로ㅤ타협점을ㅤ보고ㅤ맛있는ㅤ저녁을ㅤ먹었어요.
집으로ㅤ돌아오는ㅤ길.
논현동까지ㅤ오는ㅤ버스를ㅤ타고ㅤ우리는ㅤ골목길로ㅤ들어갔어요.ㅤ
무릎이ㅤ절로ㅤ굽어지는ㅤ내리막길을ㅤ지나 4층짜리ㅤ작은ㅤ빌라로ㅤ들어갔죠.
낡고ㅤ허름한ㅤ반지하였지만ㅤ우리 둘은ㅤ그ㅤ안에서ㅤ행복했어요.
“…하아.”
태주의ㅤ넓은ㅤ품에ㅤ안기면ㅤ제ㅤ세상은ㅤ넓고ㅤ빛났거든요.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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