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경(32)
abs 12시 뉴스 앵커. 지성과 미모를 겸비.


차승혁(36)
해강건설 대표. 이성주의자. 워커홀릭.





“이 아나님 맞죠?”

현우는 노골적으로 변해가는 보스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

승혁은 심란한 마음을 접어두고 화제를 돌렸다.

“주유 다 했어?”
“예.”
“가자.”

갈 수 없다. 절대로.

“차 돌려.”
“네?”
“커피 숍 앞으로 가.”
“알겠습니다.”

현우는 승혁의 눈치를 보며 커피숍 근처 갓길에 세단을 멈췄다.

“내릴까요?”
“내리지 마.”

승혁은 손을 들어 저지하고 차창을 열어 채경을 지켜보았다.

자신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어떤 남자와 얼마나 다정하게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괜찮은 스타일의 남자였다. 꽤 신선한 분위기였고.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승혁은 가만히 차창을 올렸다.

"가자."

.
.
.
.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윤 준영이야?”
“뭐가요?”
“나하고 헤어지겠단 이유. 윤 준영 때문이냐고.”

채경은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니에요.”

6년 동안 진정한 마음 한 번 느끼지 않게 해주다가 이제와 다른 남자에게 질투와 분노를 하는 그가 이해되지 않았다.

“믿든 안 믿든 당신 마음이에요. 전 이만 돌아갈래요.”

현관 복도를 지나는 채경의 등 뒤로 묵직한 승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믿어.”

어둠 속에서 단지 깊은 눈빛만 채경을 응시했다. 단단하고 차가운 입이 열렸다.

“대신 확인해 봐야겠어.”

거친 손길이 채경을 돌려세웠다. 차가운 숨결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채경의 손에 힘이 풀리면서 핸드백이 떨어졌다.

커다란 손이 스커트를 들추고 스타킹을 올라가 한참이나 지분거렸다. 마치 무언가를 찾듯이.

채경은 신음소리를 삼키며 몸을 뒤틀었다. 수치스러웠다. 하지만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거부할 수가 없었다.

승혁은 손짓 몇 번에 금세 애액으로 축축해지는 손끝을 느끼며 말했다.

“오해였군.”

안도하는 표정이었지만, 여전히 손은 스커트 안에서 그 곳을 지분대고 있었다.

“이제 됐어요?”

수치감에 젖은 표정으로 보면서 채경이 물었다. 낭패감과 흥분이 묘하게 뒤범벅된 심정이었다.

승혁은 채경을 지그시 보며 말했다.

“아니. 끝까지 가봐야 알겠어.”

승혁이 본격적으로 채경을 제 아래에 눕혔다.





청혼을 거절하고 갑자기 비혼주의를 선언하는 채경,
6년 열애한 이 여자 아니면 안 되는 승혁.

갑을관계 역전 된 두 사람의 본격 길들이기 로맨스.

현대로맨스 고수위 후회남 절륜남 쇼윈도커플 계약관계 계략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