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꼭 닫혀있던 미닫이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곧 여자는 푹신한 털로 장식된 신발을 신고선 현관을 나서며 기지개를 켰다.
하룻밤 사이에 소복이 쌓인 눈은 마을을 흰색으로 칠해놓은 지 오래였다. 파란색 지붕을 얹은 주택의 굴뚝에서 피어나는 희뿌연 연기.
입 밖으로 숨을 내뱉으면 하얗게 이는 입김. 그녀가 주위를 쓱 둘러보았다.
누군가 그랬다. 이런 깡촌에 누가 빵을 사먹으러 오겠냐고.

“맞아.”

아무도 안 사러 오지. 운이 나긋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아무도 안 오면, 내가 다 먹는 거지 뭐.”

여전히 살랑거리며 내리고 있는 함박눈이 겨울의 초입을 알리는 기분이었다.
뿌옇게 흩어지는 자신의 따스한 숨결을 잠시 바라보다가, 커다란 숄을 어깨에 두르고 천천히 걸어 나와서 익숙하게 마당의 문을 열었다.
끼익. 기름칠이 덜 된 철제문이 쇳소리를 내며 열렸고, 운이 나무로 된 작은 입간판 위에 내려앉은 눈을 한번 소매로 쓱 훑었다.

[행복과자점]

리틀포레스트 힐링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