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은 우혁이 몇년이고 자신을 기다려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너는 좋은 사람이고, 우리는 좋은 친구 사이니까.

“백다정.”

그러나 다시 만난 서우혁은 다정이 알고 있던 존재가 아니었다.

“너 네가 생각하기에도 너무한 거 알지.”
“…….”
“그것도 존나게.”

우혁의 입매가 삐뚜름히 비틀렸다. 그는 그동안 제가 느꼈던 배신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다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어떻게 변명을 해야할까. 아니, 변명이 통하기는 할까.

“그렇게 사람을 버려놓고 어떻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을 걸어.”
“우혁아 나는, 버리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그래 그게 아니었겠지. 그런데 결과를 봐. 내가 먹고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다정은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조금도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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