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강현은 영국 웨일스의 남쪽에 자리한 로일럿 성의 9번째 탑에 위치한 자신의 서재 창문을 통해 이 성의 자랑인 장미정원을 손질중인 아내, 애니 엘레나 로일럿의 모습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풍성한 갈색머리는 우아하게 말아 올려져 반듯한 뒷목을 드러내면서 그녀의 갈색 눈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고, 풍부한 표정의 따스한 얼굴 위로 햇살이 반짝였다. 강현은 여전히 아름다운 아내의 황홀한 모습을 보며 그들이 처음 만났던 운명의 시간을 떠올렸다. '그날은 그가 영국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한지 5년째에 접어드는 날로 ‘임페리얼 호텔’의 재개발 사업권을 따내 업계에서 신용과 명성을 얻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호텔 측은 재개발의 성공으로 예상치 못한 막대한 부를 얻자, 그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파티를 열어 주기로 결정했다. 그 파티에서 26살의 어린나이에 이미 천재 부동산업자라는 별명을 가진 민 강현은 로일럿 가문의 4대 백작인 데니얼 조지 로일럿의 외동딸 애니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버렸다. 아름다운 황금색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애니는 파티장 안의 그 어떤 여자들보다 아름답고 눈부셨다. 강현은 이 여자와 함께여야 한다는 강한 운명을 느꼈다. 그 후 50년이 지났고,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아꼈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한 시간동안 강현은 자신의 아내는 아름답고, 우아한 여자라는 것 외에 지혜롭고 현명한 여자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강현이 자신의 아름다운 부인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때, 흑단나무로 만든 책상 위의 전화에 벨이 울렸다. ‘Hot Line’ 이었다. 강현은 뉴욕에 있는, 차기 로일럿 성의 백작이 될 장손 ‘테디 우현 민 로일럿’이나 ‘우디 이현’에게 온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전화를 건 인물은 뜻밖에도 한국에 있는 오수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