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뭐하냐?”'“영화 봐.”'“양양, 배고프다. 밥 주라.”'“라면 끓여 먹어.”'“양양, 심심해. 놀아줘.”'“클라이맥스다. 건드리지 마라.”'“양양, 야동이 중요해? 잘생긴 이 몸보다?”'“야동 아니거든? 지존 에로영화감독 잘만 킹 님이 7년 만에 내놓은 최신작이거든?”'“양양, 소리 좀 키워 봐. 떡치는 소리 안 들리잖아.”'“안 돼, 옆집에서 오해해.”'“오! 가슴 크네? 역시 서양 여자 가슴이 최고라니까. 우리 양양의 가난한 바스트와는 비교도 안 되지. 안 그래?”'“아씨! 너 자꾸 말걸래?”'양양, 아니 양소양은 결국 폭발했다.'외국 에로영화를 즐겨보는 소양 양에게는 에로영화의 거장 잘만 킹 감독의 최신작은 가뭄의 단비였다. 영화관에서 많은 사람들과 보기보다는 혼자 신(scene)을 하나하나 감상하면서 보는 걸 즐겨하는 그녀는, DVD가 나오자마자 바로 구입해서 두근거리며 감상하던 중이었다. 그걸 깐죽거리며 말을 걸어 방해하는 이 남자. 한동안 잠잠하나 했더니 또 그러는 걸 보니…….'“거 참 신기하지? 남들 하는 건 왜 자꾸 보시나? 우리 양양 욕구불만이었어요? 그랬쩌요?”'“야! 박우현! 너 또 여자랑 헤어졌지? 그러니까 심심해서 이러지?”'“뭐,양양이 그리도 굶주렸으면 이 잘난 어르신이 귀찮아도 한번 희생을…….”'“야, 이 호로 새꺄! 집중이 안 되잖아!”'결국 영화를 꺼버렸다. 그녀의 고급스러운(?) 사생활이 엉망이 되었다. ‘박우현’ 놈이 솔로가 되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왜 이리 화를 내시나? 어? 혹시 흥분하던 중이었어? 이런, 내가 안 좋을 때 왔나? 하지만 양양, 홀로 자위보다는 역시 건강한 남자와…….”'“이 썩을 놈의 변태 새끼! 나가 죽어!”'놈의 명치에 분노한 소양 양의 니킥이 작렬했다. 당연히 놈은 배를 움켜잡고 방바닥을 뒹굴었다. 그녀는 오늘도 폭력으로 기생충(?)을 퇴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