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 새로 전학 온 이봉희야. 앞으로 잘 부탁해.”'싱긋 웃으며 새로 전학 온 학교의 새 친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한 자그마한 몸집의 소녀가 차가운 아이들의 시선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자신은 아이들에게 잘 못 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잘 보이기 위해 싱긋 웃기까지 했는데, 이건 무슨 반응이란 말인가! 봉희를 쳐다보는 반 아이들의 시선은 참 냉담했다. 비웃는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옆 짝꿍에게 뭐라고 속닥거리는 아이도 있었다.'“봉희는…… 어디보자. 저기 한 자리가 남아있구나. 저기 창가 쪽 맨 끝자리에 가서 앉도록 하렴.”'선생님이 부드럽게 웃으며 봉희의 어깨에 살짝 손을 얹은 채 그녀를 창가 맨 끝자리에 데리고 갔다. 그 곳에는 밝은 햇살을 받으며 엎드려서 자고 있는 남자아이가 앉아 있었다.'“얘는 또 조례시간에 또 졸고 있네. 장서휘! 잠은 집에서 자라고 몇 번을 말했어? 일어나!”'선생님이 참 달게도 자고 있는 남자아이의 등을 손바닥으로 한대 치며 깨우자 죽은 듯이 자던 남자아이가 몸을 움찔하더니 천천히 머리를 들었다.'“뭐야. 아직 수업 시작 안 했잖아요. 어제 밤새서 피곤하니까 그냥 좀 놔둬요.”'세상에, 저건 무슨 논리래? 수업 시작하기 전에 담임선생님이 전달사항을 말해주는 중요한 시간인 조례시간에 당당하게 잠을 자면서 수업 시작 안 했으니 계속 자겠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는 남자아이에게 시선을 던진 봉희의 얼굴이 굳어졌다.'잘생겼다. 그냥 잘생긴 것이 아니라 정말, 무지, 완전, 뿅 가게 생겼다!'“정말 못 말린다니까.”'선생님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몇 번 젓더니 잠에서 덜 깬 나른한 얼굴로 다시 엎드리려는 남자아이의 팔을 잡고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는 듯 보였다. 봉희의 새 담임선생님은 작은 체구의 40대 중반 여자였다. 척 봐도 눈앞의 남자아이는 키가 180 센티미터는 넘어 보이는데, 작은 체구의 여자의 몸으로 그런 키를 가진 성장기의 남자아이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는 것이 쉬울 리가 없었다.'“저기…… 새로 생긴 짝꿍 얼굴은 보고 자면 안 될까?”'여전히 엎드려 있는 남자아이와 씨름을 하고 있던 선생님이 불쌍해진 봉희가 엎드리는 바람에 넓은 등이 훤하게 노출되어 있는 남자아이의 등을 살짝 두드렸다.'그 때였다. 선생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안하던 남자아이가 여전히 나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봉희를 뚫어지게 바라본 것은.'“너 뭐야?”'퉁명스럽게 묻는 남자아이에게 봉희는 최대한 예쁜 미소를 지으려 노력하며 입을 열었다.'“이봉희. 오늘 새로 전학 왔어. 앞으로 네 짝꿍이 될 사람이기도 하지. 앞으로 잘 부탁해.”'순간 남자아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미간을 찌푸린 채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아이가 갑자기 손을 치켜들자 놀라서 두 눈을 감은 봉희를 향해 피식 미소를 던진 남자아이가 슬쩍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장서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