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더위였다. 햇빛이 대지를 향해 불꽃 같은 혀를 날름거리는 듯한 감각. 그 정념에 찌든 행위에 땅 위에 놓인 모든 것이 엿가락처럼 휘고 물먹은 솜처럼 축축 늘어졌다. '“하아.” '한 호흡 들이쉬고 내쉬는 숨결 속에도 더위의 열기가 절절이 배어 턱턱 숨이 막히게 했다. 온몸의 땀구멍을 가득 채운 진득한 체액을 닦아내고 싶었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나는 ‘고양이’다. 그것도 족보 하나 없는 들고양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고양이란 실제로 동물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아사 지구의 밑바닥 인생들이 모여 사는 곳인 2구역. 이 빈민 지역이 바로 캣 스트리트 즉, 고양이 거리였다. 고양이란 그중에서도 ‘혼혈’을 의미한다. 몇 대에 걸쳐 인종, 나라를 불문하고 음식물 쓰레기가 뒤섞이듯 혼탁하게 섞인 피의 결정체. '40여 년 만에 찾아왔다는 폭염이 벌써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었다. 모두 더위에 머리까지 돌아 버렸는지 그렇지 않아도 아사 지구 최고의 우범 지대인 고양이 거리는 평소보다도 두 배 이상의 범죄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새로운 파벌이 수도 없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어린 소년도 나이프를 휘두르는 동네가 바로 고양이 거리였다. 숨 쉬는 공기 입자 하나까지도 오염된 곳. 희망이란 단어가 소멸한 곳. 대한민국 어딜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십자가 하나 없는 곳. 신도 외면해 버렸다는 시궁창 중의 시궁창. 바로 이곳이 내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제이! 임씨 가게에 배달 있다. 어서 다녀와!” '‘젠장!’ '가장 해가 쨍쨍한 낮 3시에 배달이라니 재수도 없다. 제이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땀에 젖은 셔츠를 들어 진득한 얼굴을 훔쳤다. '“급한 거예요?” '“여기서 급하지 않은 사람 있어? 얼음도 필요하다니까 잊어 먹지 말고 아이스박스에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