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앞마당에 참새들이 날아다니며 짹짹 거렸다. 참새들만의 공간이었던 앞마당에 침입자가 나타나자 참새들이 빠른 날갯짓으로 하늘로 훨훨 날아가 버렸다. 아쉬운 눈동자로 하늘을 올려다 본 침입자는 옅은 숨을 내쉬고는 입을 삐죽이며 봉선화가 곱게 피어있는 곳에 쭈그리고 앉아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사리 같은 손을 쭉 펴 본다.'“흐음. 이번엔 아주 진하게 들여 볼까?”'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이내 봉선화의 고운 꽃잎과 이파리를 똑똑 따서 치마를 펼쳐 올려놓았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지후는 천천히 다가갔다. 더러움으로 얼룩진 자신과는 달리 순백의 하얀색이 저절로 떠오르는 아이의 모습이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천천히 다가설수록 욕심이 짙어졌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 잠시 걸음을 멈춘 지후는 손을 들어 심장에 댔다. 여전히 쿵쿵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빠르게 뛰었다. 왜 그러냐고 지후는 제 심장에 묻듯이 주먹으로 심장을 툭툭 쳤다. 그런 지후와 반대로 더 빠르게 뛰어대는 심장을 다시 주먹으로 툭 치고는 다시 걸음을 옮겨 입을 열었다.'“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