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999,999레벨 대마경 주인 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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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999,999레벨 대마경 주인
11
크라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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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Chapter 01. 6층과 7층의 주인이 될 악신의 정체는?
Chapter 02. 한국군이 항모전단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Chapter 03. 영연방을 넘어선 하이언 방위연맹.
Chapter 04. 영국 왕실이 우현 때문에 정략 결혼을 생각한다고?
Chapter 05. 루케니어가 창조주의 명령조차 거부한 이유는?
Chapter 06. 승리를 확신하는 멀린과 용왕
Chapter 07. 초월급 적을 거꾸로 먹이로 삼는다고?
Chapter 08. 옐로스톤 초화산을 브레스로 사용한다고?
Chapter 09. 초월자의 검술을 손에 넣은 우현
Chapter 10. 유럽의 맹주국이 된 신한국
Chapter 11. 세계 대전에서 미국을 대신하는 핵심은?
Chapter 12. 신소련에게 함락당하기 직전인 독일
Chapter 13. 지구에서의 활동을 시작하는 아일루인
Chapter 14. 아일루인에게 결박당한 성좌들
Chapter 15. 지독한 악연의 끝
Chapter 16. 적그리스도의 정체와 최후의 탑
Chapter 17. 신시대의 주인이 되려는 우현
Chapter 18. 한·중·일의 통합을 성공시킨 우현
Chapter 19. 세계 침식을 시작하는 앙그라 마이뉴
Chapter 20. 적그리스도의 아포칼립스 계획
Chapter 21. 시작되는 최후의 전투
Chapter 22. 앙그라의 뿔을 사용하게 된 우현
Chapter 23. 개척왕의 길로 나아가는 우현
Chapter 24. 새롭게 쓰여지는 신화의 이름
Chapter 25. 우현이 열게 될 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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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 6층과 7층의 주인이 될 악신의 정체는?
한편 미국의 백악관.
대통령 허드슨이 사시나무처럼 온몸을 떨고 있었다.
“적그리스도께서 나를 호출하셨다고?”
허드슨의 말에 전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 유일의 패권국 미합중국. 말 한마디로 세계의 정세를 뒤흔들 수 있는 미국 대통령 허드슨.
끄덕.
하지만 전령은 무뚝뚝했다. 아니 마치 아랫사람을 보듯 허드슨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허드슨 대통령. 일본 외교 특사의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기존보다 관세 15% 인상.>
허드슨에게는 이런 일화도 있었다.
비록 이면에서 세계의 실세로 군림하는 슈타인베르크 가문의 꼭두각시였지만, 그 아내가 가문의 방계였기에 가문에서도 어느 정도는 허드슨의 자율성을 인정해 주고 있다.
‘적어도 이 허드슨이 어디 가서 굽힐 양반은 아니라는 거다!’
뻣뻣한 저 가문의 전령에게 불만을 품을 법도 했다. 그런데 허드슨은 전령의 태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저를 호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적그리스도시여.”
허드슨에게 익숙한 마의 공간에 진입했다. 조금 전까지 백악관이었지만 단숨에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헉.’
우주비행사가 아닌 이상 기겁할 풍경이 펼쳐졌다. 딛고 있던 발아래가 무너져 내린 느낌. 허드슨은 대기권 밖의 우주 공간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대략 인공위성이 자리한 높이. 시야 아래로 푸른 지구의 모습이 펼쳐졌다.
‘환각이 아니다. 적그리스도께서 지금 그분의 시야를 나에게 공유시킨 거다.’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무중력과 고고도의 공포. 그 영원 같은 찰나의 끝에 마침내 적그리스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가. 지구를 내려다보는 이 시야는.】
“여, 영광입니다! 일개 인간인 저에게 이런 값진 풍경을 보여주시다니요!”
허드슨 개인의 자산도 재벌급. 미국 대통령의 막대한 권력이면 간소한 우주 관광도 가능했다. 물론 저궤도 위성과 동급의 낮은 궤도에 머무는 우주정거장 정도에 다녀오는 게 한계지만.
【흠. 미합중국은 이 시대의 유일한 제국. 또한 미국 대통령은 이 시대의 유일한 황제라는 말도 있지만 허드슨 너를 향한 말은 아니겠군.】
이내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허드슨은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를 아래로 둘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 절대 아니라는 것.
역시나 허드슨의 성격을 아는 이들에게는 아주 모욕적 발언. 그래도 허드슨은 그저 식은땀만 흘릴 뿐이었다.
“그렇습니다. 저는 머지않아 펼쳐질 마신의 시대. 그 신시대와 구시대를 이어줄 가교의 역할을 할 인물일 뿐. 지구의 황제가 될 자는 제가 아닙니다.”
이미 허드슨은 마에 굴복한 자. 적그리스도는 마기 하나 뿜지 않았다. 그럼에도 허드슨은 적그리스도의 막대한 존재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이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역시 보고 받은 대로군.’
바로 마신 마이뉴의 영향력이 지구를 완전히 장악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
존재의 인과율로 인해 대기권까지 모두 마기로 장악할 수 없지만 그 밖은 이미 마이뉴의 지배에 들어간 모양이다.
‘결국 미래는 바꿀 수 없다. 인류는 이제 외신의 지배하에 놓일 것이다. 그리고 적그리스도께서는 마이뉴의 유일한 아들로서 지구의 새로운 왕이자 신이 될 터.’
마두칠성의 정상에 있는 우리엘과 릴리스의 신상에 대해서는 허드슨도 제법 알고 있다. 그런데 적그리스도는 그 별명이 루시핀이라는 것 말고는 확실한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가문에서 보편적인 알려진 정보로는 적그리스도는 2천 년이 넘게 살아온 불멸자라는 것.
‘바로 그 예수님. 아니 예수가 활동하던 시대의 사람이 적그리스도라는 사실만큼은 진실일 터.’
전통적으로 미국 고위층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 허드슨 역시 그랬지만 미국 권력의 핵심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마이뉴를 따르며 기독교를 배신했다.
‘배신이라. 그래. 여기 적그리스도께서도 한때는.’
가문에서 친분 있는 원로에게 들었다.
어쩌면 루시핀은 예수를 배신한 제자. 유다 이스카리옷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적(敵)이라는 뜻의 적그리스도라는 명칭이 누구보다 어울리는 존재. 무엇보다 마신을 향해 충성 서약을 한 허드슨이라 알 수 있다.
적그리스도와 마신 마이뉴의 동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걸.
“위대하신 분이시여. 허나 걱정 마십시오. 예고된 대혼란은 진행 중입니다. 신소련의 우리엘도 4층의 패배를 설욕하고 싶어 할 테니까요.”
이미 허드슨은 적그리스도가 원하는 걸 알고 있었다.
“한우현의 신한국이 이 지구의 맹주가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우리엘의 신소련과 물밑으로 협조하고 있던 미국. 하지만 더는 하이언 방위연맹의 성장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다시 적그리스도가 입을 열었다.
【신화의 탑 5층은 북유럽 신화의 층.】
【비록 4층 상급 최초 등반에서 추태를 보였지만 폭력 외신의 도움을 받는 우리엘이 4층 등반 자체에는 성공할 것이니.】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때. 전 유럽이 5층 오벨리스크로 뒤덮였을 때가 바로 한우현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겠지.】
서둘러 허드슨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미국은 전쟁의 명분 정도는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나라. 신소련과 협력해 하이언 방위연맹과의 총력전을 시작하겠습니다.”
【한우현 역시 인간으로서 오를 수 있는 마지막 층은 5층. 그 이상의 층이 가능할 리 없지만 탑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을 테지.】
이내 적그리스도가 눈을 떴다.
마이뉴와의 동화가 시작됐다. 인간으로서의 육신이 어디 있느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여기 지구의 대기를 둘러싸고 있는 마기. 이 우주가 곧 나 루시핀. 동시에 마이뉴다.’
그러니 마이뉴의 화신으로서 느낄 수 있었다.
그 가증스러운 인간.
네르베트에게 봉인 당했던 소중한 형제가 깨어났다.
자신보다 먼저 하나의 세계, 리엑시아를 잠식하는 일에 거의 성공했던 마신. 그 앙그라와 그의 사도로 선택된 아일루인이 접촉했다.
【내 형제의 봉인이 파괴되고 있는 여파는 세계수와 존재의 인과율을 통해 이 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터.】
그리고 흑빛탑이 그랬듯.
이 지구. 이 세계의 것이 아닌 외우주적 존재의 영향은 인과율의 보루인 탑을 통해 먼저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적그리스도이자 마이뉴인 그는 알 수 있었다.
【신화의 탑 최후의 두 층. 6층과 7층은 내 형제와 나를 위해 안배된 곳.】
한마디로 앙그라와 마이뉴가 신화의 탑의 악신으로 등장하게 될 거라는 것. 그러니 마이뉴는 승리를 자신했다.
【아일루인이여. 기대하지. 그 대마경의 세계를 신화의 탑에 가져올 그 날을.】
그날은 머지않았다. 이어서 6층과 7층으로부터 시작되는 외신의 탑 역침식.
한우현이 공략에 성공했던 모든 층에 외신의 지배력을 넓히면 최종적으로 이 지구도 앙그라의 대마경처럼 변하게 될 거다.
【유일한 변수는 역시 한우현인가.】
형제가 그러했듯.
흑빛탑을 통해 완벽히 지구를 잠식하려 했던 마이뉴. 허나 지구에 존재하는 유일한 변수로 인해 신화의 탑까지 그 일이 미루어졌다.
여신의 첫 번째 세계인 리엑시아조차 소멸 직전. 그럼에도 지구는 오직 그 한우현의 존재로 인해 종말의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마이뉴는 걱정하지 않았다.
【무의 앙그라와 허의 마이뉴. 비로소 이루어질 형제의 재회에서 한우현이 설 자리는 없을 테니.】
이미 쌍둥이 외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 그런 외우주의 세계가 둘이나 있다.
허나 한우현의 세계인 지구. 앙그라와 마이뉴라는 세계에 저항하려면 그 모든 지구인이 단합을 해도 수적인 열세.
하물며 슈타인베르크 가문이 오래도록 만들어놓은 갈등과 혼란의 씨앗으로 인해 인류가 통합되는 건 불가능 그 자체.
“그렇습니다! 결국 한우현은 저희 미국과 신소련의 벽을 넘지 못할 테니까요!”
마이뉴의 심중을 읽은 허드슨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마신을 찬양했다.
마이뉴는 이내 저 아래 어딘가 있을 우현을 내려다보며 지구 밖 궤도에 있는 수천 개의, 아니 1만 5천 개의 인공위성과 자신의 시야를 동화시켰다.
이내 모든 인공위성의 표면에 외신의 눈동자가 드러나더니 그 기괴한 눈을 떴다.
【머지않아 새로운 세계의 섭리에 저항하는 자의 말로를 보게 될 테니!】
그리고 모든 말을 마친 마이뉴는 이내 허드슨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 * *
인도 최대의 도시 뭄바이.
인도의 수도는 현재 뉴델리지만 실제로 경제의 중심은 서부 해안에 접한 이곳 뭄바이다.
“뭄바이는 인도를 대표하는 증권 거래소가 있는 경제 도시지요.”
혹시나 있을 암살이 두려운지 우현을 따라 여기 뭄바이로 함께 온 람세스. 웃긴 턱수염의 외모와는 달리 지식이 풍부한 그라 우현은 금방 뭄바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인구 15억의 대국 인도의 중심 도시라.’
사방에 거대한 마천루가 계속해서 보였다.
인도 총리를 비롯. 평소에는 수행을 위해 주로 은거 중인 리시 사미르조차 우현을 만나기 위해 이곳 뭄바이로 왔다.
당연히도 국빈 대접.
한국과 인도의 외교 관계는 우호 관계이긴 했지만. 동맹이라 할 정도로 강력하진 않았기에 지금의 대우는 파격적이었다.
“급속도로 성장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는 미국과 함께 쿼드라는 안보 협의체에 가입하기도 했지요. 동시에 러시아와 사이가 좋은 국가이기도 했구요.”
그러니 기존 인도 입장에서는 미국 및 신소련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인 신한국을 멀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하지만 인도 총리가 옳은 결정을 했지요. 우현 스승의 뜻을 따르는 게 결국 인도의 미래를 보장하는 선택일 테니까요.”
그때 천으로 두 눈을 감은 남자. 리시 사미르가 우현을 향해 합장했다. 람세스가 귓속말을 했다.
“리시 사미르. 현재 인도에서는 대구루. 그 대스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정신적 지도자죠.”
당연히 우현도 같은 절대칠인이었으니 그를 알고 있다. 합장으로 함께 인사하는 우현. 하지만 금방 우현의 시선은 저 너머를 향했다.
화려한 마천루. 하지만 그 마천루와 접한 너른 구역이 보였다. 판자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도 최대의 빈민가.
리시 사미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금 인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