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장 - I'''''''천계력 2970년 5월.''한쪽 면이 온통 유리로 되어 있는 거대한 방안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빛 머릿결에 머리카락 색상과 똑같은 검은색으로 전신을 치장한 요사스러운 기운을 풍기는 사내였다. 또 한 사람은 그 사내와 대조적으로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노인이었다.''그들의 두 눈은 정면에 위치한 유리벽에 고정되어 있었다. '지금 정면 유리벽에는 흰색 사제복을 걸친 한 노인의 모습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그 노인의 얼굴엔 온통 쭈글쭈글한 주름이 아로새겨져 있어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읽혀졌다.''''''노인은 붉은 휘장이 쳐진 성소에서 경건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3일 밤낮을 먹지도 자지도 않고 오직 기도만 드리며 지샌 노인은 주변의 공기와 완전히 동화 된 양, 미동조차 없었다.'어슴푸레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갑자기 눈이 부실정도로 환한 빛 무리가 노인의 주변을 감싸며 신전이 울릴 정도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그 순간 영원히 떠지지 않을 것 같았던 노인의 눈이 번쩍 떠졌다.''“륜, 마경(魔鏡)을 손에 쥔 자가 행동을 개시했다. 후손이 위험하니 어서 서두르게!”''노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천장에서 한줄기 바람이 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사라져갔다.''''''천제와 마제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유리벽이 일순간 시커먼 어둠으로 화하였다.''인간계의 시간으로 닷새가 흐른 후, 또 다시 일련의 사건들이 정면의 유리벽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사위가 온통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수도에서 한참 벗어난 외곽의 넓고 쭉 뻗은 관도 한복판 위로 작고 초라한 마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그 마차가 관도에서 모습을 감춘 뒤 여러 날이 지난 늦은 밤, 검은 복면을 한 일단의 무리들이 소리를 죽이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성밖 마을에 위치해 있는, 예전에는 제법 성세를 누렸음직한, 그러나 지금은 먼지와 거미줄로 뒤덮여 있는 낡은 저택이었다. 무리들은 미리 약속이나 되어 있는 듯, 아무 말 없이 각각 흩어져 저택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다.''한 시진 동안 저택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던 무리들 중 한 사내가, 붉은 경장차림에 역시 붉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 있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 사내의 체격은 보통 사람보다 곱절 더 큰 체격이었다. 더군다나 아랫배는 커다란 물통을 엎어놓은 듯 툭 튀어나와 내쉬는 숨결에 따라 쉴 새 없이 오르내리고 있어, 옆에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힘겹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내의 두 눈은 뚱뚱한 체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매처럼 날카로웠다.''''''''1. 태자 단목비현 ''2. 별 모양을 지닌 또 다른 여인 ''3. 마가촌 ''4. 별 모양의 문양? ''5. 엇갈린 인연들 ''6. 인연의 시작 ''7. 마제의 시험 ''8. 시작되는 운명 ''9. 역리(逆理) ''10. 역리(逆理) - 누구의 소유물인가? ''11. 음모(陰謀) 그러나…… ''12. 계율(戒律)혹은 법도 ''13. 일그러진 음모(陰謀) ''14. 하은지, 시험에 들다 - I ''15. 하은지, 시험에 들다 - II ''16. 혼례 - 도리는 이미 다 하였다 ''17. 초야(初夜)에 생긴 일 ''18. 음모(陰謀)가 피어오르던 밤 - 위기 ''19. 음모(陰謀)가 피어오르던 밤 - 전화위복 ''20. 공후의 계략 ''21. 하은지, 치유능력을 내보이다 ''22. 검은 계곡으로 유인하라 ''23. 문양의 비밀 풀기 작전 - I ''24. 문양의 비밀 풀기 작전 - II ''25. 흑영, 사술에 걸려들다 ''26. 봉인이 풀리다 ''27. 음해(陰害) - I ''28. 음해(陰害) - II ''29. 온전한 믿음 ''30. 드러난 진실 그리고…… ''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