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우연(偶然)을 가장한 필연(必然)'''''비행기 창 밖으로 고국의 산하가 펼쳐졌다. 이제 곧 도착인 모양이었다. 은수는 당장 들어오지 않으면 학비와 생활비 송금을 중단하겠다는 아버지 정 회장의 최후통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년 만에 귀국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딸의 귀환에 들떠 그녀의 어머니나 아버지 회사 비서들이 환영 인파에 섞이는 것이 보고 싶지도 않았고, 또 원일(元一)그룹 이름에 덧붙여져 괜한 언론의 초점이 되기도 싫어서 예고했던 것보다 정확하게 하루 이른 여객기를 타고 온 길이었다. 어머니 민 여사에게 가벼운 원망을 듣겠지만 어떤가. 그녀는 이미 그런 걱정 어린 어머니의 타박에는 익숙해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입국장으로 들어서며 시원한 눈매를 가리고 있던 옅은 카키색 선글라스를 빼내서 길게 옆으로 방향을 잡았던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길고 검은 그녀의 머리칼은 고국을 떠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날씬하고 가늘었던 몸매나 차가운 듯 도도한 인상도 그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공항을 빠져나와 택시 승강장을 향해 걷는 동안 고국의 쌀쌀한 꽃샘바람이 다가와 그녀에게 코트 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평창동으로 가 주세요.”''그녀는 택시 뒷좌석에 몸을 깊이 묻었다. 유나이티드 일등석과 비교도 되지 않는 택시 좌석에 앉아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고국의 하늘 아래, 그가 살아가고 있는 서울로 돌아오니 이제는 잊혀질 법도 했던 그때의 선연한 감정들이 기다렸다는 듯 살아나 들쭉날쭉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2장. 루머에 발목 잡힌 그녀, 위험한 제의를 수락하다.''■ 3장. 옛사랑 ''■ 4장. 그 남자의 상처 ''■ 5장. 그와 그녀, 시한부(時限附)로 결혼하다. ''■ 6장. 너에게 가는 길 ''■ 7장. 고백(告白) ''■ 8장. 비밀(秘密) ''■ 9장. 프러포즈 ''■ 10장. 사랑을 가진 나. ''■ 11장. 햇살, 그림자 ''■ 12장. 그대의 등 뒤에서 ''■ 13장. 그림자밟기 ''■ 14장. 다시 네게로 가는 길 ''■ 15장. 재회(再會) ''■ 16장. happy ever after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