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 0. 프롤로그''''“지금…… 뭐라고?"'“F1팀을 나한테 맡겨 줘, 마크. 내가 책임자로서 잘 이끌어 갈게.”'마크는 유리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인 거니?”'“뭐가?”'“너, 포뮬러 카라면 질색하잖아. 그런데 지금에 와서 왜 관여를 하려는 거야?”'“아버지가…… 좋아하셨어. 너무나 아끼는 팀이고 계속 커 가길 바랄거야. 그런 사람들을 그렇게 내버려 뒀다간 아마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거야. 아버지는 그걸 바라지 않으셔. 그러니 이제부터 내가 책임질게. 그러니 오빠, 나에게 맡겨 줘.”'다른 때 같았으면 마냥 나약하고 어릴 것만 같았던 동생이 지금은 제법 강해져 있었다.'아버지의 죽음을 침착하게 받아들이기엔 물론 아직은 여린 아이였다.'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처음엔 현실을 회피하려던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을 침착하게 받아 들였다. 장례식이 있는 날 아버지의 관 앞에서도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는 어느 날 맥스 윙의 새로운 사주가 된 오빠 마크에게 와 한가지 부탁을 했다. 해체 위기를 맞이한 F1 팀의 지휘권을 자신에게 달라는 것. 아무 것도 모를 것 같은 어린 동생이 자신에게 리더로서의 자리를 달라한다. 처음엔 과연 이 애가 잘 해낼까 걱정스러웠지만 그녀의 간절한 소망을 모르는 척 할 수가 없었다. '“쉬운 일이 아니야 유리안. 잘 해낼 자신 있니?”'“아니, 솔직히 자신은 없어. 하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싶어. 그러니 오빠가 도와줘. 나 더 이상 바라는 것 없어.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어…….”'마크는 그런 동생을 바라보며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네 말을 믿고 밀어줄게. 어디 한 번 해봐.”'오빠의 말에 활짝 웃는 유리안은 꼭 팀을 일으키겠노라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은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 많은 사람들의 앞에 나선다는 것, 많은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기피하던 일에서 벗어나야 했다. 옆에서 뭐라고 떠들건 무슨 말들을 하건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랜트 스피드웨이에 있는 맥스 윙 팀의 사람들은 하나 같이 풀이 죽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곧 맥스 윙 사가 스폰서로서 F1에서 손을 뗀다는 소문이 돌며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져 팀이 해체 할 위기에 처해진 상황이었다. '“우리 팀 정말 없어지는 건가요?”'엔지니어들이 답답한 마음에 치프에게 물었지만 그도 이렇다 할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안나, 이제 그만해. 그런다고 결정된 문제가 캔슬되진 않아.”'안나는 입을 꾹 다문 채 땀을 뻘뻘 흘리며 머신의 몸체를 닦고 또 닦았다. 이렇게라도 하고 있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몇 년을 동고동락하며 아끼던 머신들인데 이제는 손을 놔야한다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풀이 죽은 채 손을 놓고 있을 무렵 멀리서 세 사람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들을 보며 긴장하는 치프는 침을 꿀꺽 삼켰다. '“다행히 다들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