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입술만을 탐하던 입맞춤은 어느새 짙어졌다. 은목은 그녀의 안으로 혀를 밀어 넣고 그녀의 타액을 모조리 빨아먹을 듯 그녀를 몰아쳤다.

남녀 간의 키스가 이리도 사람을 홀리게 할 줄은 몰랐는데.

반듯하던 은목의 이성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온전한 본능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하아, 그, 그만…….”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그를 밀어냈다. 그와의 키스는 너무 좋은데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강했다.

“벌써부터 밀어내면 어쩌자는 거지?”

“밀어낸 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대표님은 너무 성급해요. 저 키스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요.”

“내가 익숙하게 해 줄게. 이리 와.”

자꾸만 도망가려는 유정의 팔을 그가 잡았다. 그리고 번쩍 안아 들었다.

“왜, 왜 안아요?”

“네가 도망가니까.”

“안 갈 테니까 내려줘요.”

“싫어.”

은목은 그녀를 침실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침대에 그녀를 눕힌 뒤 입고 있던 셔츠를 벗었다. 근육질의 몸이 취침등으로 인해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너만 보면 미치겠다, 정말.”

그녀의 얼굴을 보는 그의 눈동자가 탐욕적으로 일렁였다.

은목은 그녀의 티셔츠를 벗겼다. 브래지어에 갇힌 가슴을 보자 입안에 타액이 고였다.

밤새도록 물고 빨아도 질리지 않는 그녀의 가슴과 습한 동굴 그리고 매끄러운 피부와 앙증맞은 엉덩이.

그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었다.

호크를 열자 브래지어는 금세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통통하게 부푼 유방과 유두가 탐스럽게 빛이 났다.

“볼 때마다 맛있어 보여.”

“짐승 같아요.”

“맞아. 너 보면 자제가 안 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입술이 그녀를 덮쳤다. 그리고 그녀의 안으로 욕망을 담은 혀를 밀어 넣어 정신없이 그녀의 입안을 탐했다.

“하아…….”

거친 숨소리도 타액에 녹을 만큼 그와의 키스는 너무도 강렬했다. 유정은 봉긋하게 솟은 유두가 아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와 첫 관계를 가지고 나서부터 그는 매일 밤 그녀와의 섹스에 매달렸다. 흡사 발정난 짐승과도 같았다. 그 덕에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이 성감대로 변해버렸다.

타액이 섞이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렸고 그의 손은 부지런히 그녀의 육감적인 유방을 주물럭거렸다.

“한유정.”

“하아, 하아, 왜요?”

“네 몸에서 미치도록 좋은 향이 나는 것 모르지?”

“제 몸에서요?”

“그래, 그게 내 자제력을 흐리게 해.”

유정은 자신의 몸에서 좋은 향이 난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친구들도 그런 소리는 하지 않았다.

향수도 쓰지 않는데 도대체 무슨 향이 난다는 걸까.

“사람마다 특유의 체취가 있는데 넌 너무 달콤해.”

“그래서 좋아요?”

“당연한 걸 말해 뭐해. 네 타액마저도 맛있단 말이지.”

유정이 얼굴을 붉히자 그가 그녀의 입술을 혀로 부드럽게 핥았다. 그 혀는 이내 그녀의 목덜미를 쓸고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흐으응…….”

백옥처럼 하얀 가슴이 그의 입술에 닿는 순간 유정의 늘씬한 몸이 파르르 떨렸다. 짜릿한 기운이 파동을 치며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그의 손에 짓이겨지는 가슴은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일그러졌고 유두는 그의 입으로 이내 사라졌다.

쪼옥.

유두를 뽑아버릴 것처럼 당기는 그의 흡입에 유정은 그의 어깨를 꽉 잡았다. 그가 가슴을 빨아줄 때마다 극한의 쾌감이 저 밑에서 요동쳤다.

“하아, 하아.”

번갈아 가며 희롱당하는 유두 때문에 유정은 숨을 헐떡이며 그에게 애원했다.

“그, 그만.”

“이제 시작인데 그만하라고?”

“너무 세요.”

“아.”

딴에는 약하게 한다고 한 건데 또다시 힘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다. 이러다 그녀의 몸이 남아나지를 않겠다.

“미안.”

“아니에요. 사실 너무 좋은데……, 조금만 부드럽게 해줘요.”

“노력해 볼게.”

인간보다는 월등하게 뛰어난 그의 성욕을 그녀가 감당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리라.

은목은 유두를 흡입하는 대신 혀로 살짝살짝 굴리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허리를 튕기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건 괜찮아?”

“너무 좋아요, 하아.”

성에 차지 않았지만 은목은 그녀를 달래는 게 우선이었다. 젖가슴을 한참 동안 지분대던 그의 입은 그녀의 복부로 내려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손이 다급하게 그녀의 바지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향긋한 그녀의 냄새에 타는 듯한 욕정이 거세게 솟았다. 음습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이 향내를 어쩌면 좋을까.

안 그래도 그녀의 체취에 취할 것 같은데 음기가 강한 곳에서 나오는 기운은 그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아직 벗지 못한 바지 안에서 페니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쳤다. 답답해진 은목은 바지를 아래로 내리며 힘줄이 도톨도톨 올라온 페니스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쿠퍼액이 이미 흘러 내려와 귀두를 적시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녀를 위해 그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했다.

“혹시라도 힘들면 말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은목은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안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애액을 흘리고 있는 그녀의 동굴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질척한 액이 손가락을 적시자 벌써부터 술에 취한 듯 정신이 멍해졌다.

인간 여자는 그렇게 위험하다고 경고를 받았건만 그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어버렸고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녀의 맛을 안 그는 그녀를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은목의 얼굴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그녀의 동굴은 그의 입술이 점령했다. 애액이 흘러나올 틈도 없이 그곳을 막은 그는 입술로 그곳을 마음껏 흡입했다. 달콤한 애액이 사막의 생명수처럼 그의 입으로 흘러 들어갔다.

“아흐흣. 하아, 하아.”

그녀가 시트를 움켜잡으며 다리를 덜덜 떨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동굴을 제멋대로 헤집었다.

유정은 정신없이 오르는 쾌락의 늪에서 숨을 헐떡이며 애원했다.

“그, 그만 해요. 못 참겠, 흐으읏!”

“참지 말라고 하는 거야. 그러니까 터트려.”

“갈 것 같아…….”

“가도 돼.”

얼얼할 정도로 빨아당기는 그의 힘에 그녀는 맥을 못 췄다.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온몸을 비틀며 음부에 집중된 쾌감을 힘겹게 이겨내는 것뿐이었다.

“제발……. 흐아아앗!”

결국 그녀는 참지 못했다.

그녀의 엉덩이가 크게 튀어 오르더니 다리를 미친 듯이 흔들어댔다. 막고 있던 음부에서 그가 고개를 들자 애액이 흥건하게 쏟아졌다. 애액마저 향긋하기 짝이 없었다.

그 향기에 안 그래도 솟구친 녀석이 움찔움찔, 발광을 했다. 당장이라도 들어가고 싶어 아우성이다.

그녀가 쉴 틈을 주지 않고 그는 곧바로 삽입을 시도했다. 수십 번을 들락거렸지만 들어갈 때마다 그녀의 안은 그의 인내심을 상당히 요구했다. 너무 좁아서 들어가다가 사정할 뻔한 적도 있었다.

“아앗.”

“힘들어?”

“조금이요. 미안해요.”

“뭐가?”

“적응하지 못해서요.”

“네 잘못 아니야.”

애초 인간과 다른 존재인 용족이 인간 여자를 욕심낸 것이 사달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놓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욕망을 일깨운 유일한 이성이니까 말이다.

반 정도 페니스를 삽입한 그는 그 상태로 엉덩이를 튕겼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힘들어했다.

‘언제쯤이면 완벽하게 그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너무 좋기는 하지만 점점 욕심이 생겼다. 그녀와 정말로 하나가 되고 싶었다.

‘오늘은 가능할까?’

“한유정.”

낮게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그녀가 반쯤 감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와 눈을 맞췄다.

“네.”

“나 많이 참았어.”

“예?”

“지금까지 널 위해서 참았다고.”

유정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도대체 뭘 참았다는 걸까.

그녀가 알기에 그는 그녀와 첫 관계 이후 계속 그녀의 몸을 탐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에게 몸을 허락했다. 그런데 뭘 참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그녀의 얼굴에 그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네?”

“더는 안 되겠어.”

“무, 뭘요?”

“날 위해 한 가지만 약속해.”

“…….”

“있는 그대로의 날 받아들이겠다고.”

“이미 받아들였어요.”

“그럼 눈 감고 견뎌.”

유정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그래도 그라면 그녀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그의 말대로 눈을 감았다.

하지만 이어진 극한 고통에 그녀의 눈이 번쩍 떠졌다.

“하아앗!”

“미안하지만 오늘은 양보 못 하겠어.”

“아, 아파요!”

그녀의 외침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의 안으로 자신의 페니스를 밀고 들어갔다. 그녀가 꽤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라면 지금 겪는 게 나았다.

“하앗하앗.”

그녀가 격한 호흡을 뱉어내자 그가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뿌리 깊숙이 심은 페니스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액이 풍부해 운신에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것을 수용하기에는 버거울 것이리라.

살살 달래듯 움직이던 그의 몸짓은 그녀의 내벽이 그의 것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강도를 높였다.

퍽퍽.

“하아아, 흐으읏!”

“어때, 지금도 아파?”

“아니요, 기분 최고, 흐아앗.”

그동안 그녀의 몸을 단련시켜 놓은 덕에 드디어 그녀가 그의 것을 완벽하게 품었다. 은목은 날아갈 듯한 기분에 심취해 그녀의 교성을 들으며 허리를 미친 듯이 흔들었다.

“나도 그래.”

“대표님, 저 갈 것 같, 아흐흣.”

거대한 페니스를 품은 유정은 금세 절정에 도달했다. 그는 아직인데 그녀에게는 굉장한 자극을 주고 있는 모양이다.

“난 아직 멀었어.”

여자의 맛을 안 은목은 더는 참지 못했다.

그의 욕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으니까.

깊은 밤, 두 사람의 신음소리로 침실은 뜨겁고 요란했다.

#001

진한 꽃향기가 코를 찔렀다. 꽃 축제에 가도 이 정도로 강한 향은 맡기가 힘든데 지금 유정의 코를 미친 듯이 자극하는 향기는 사람을 멍하게 만들 정도였다.

“이 꽃 냄새는 도대체 뭐야.”

숲속에서 길을 잃은 그녀의 두려움마저 날려 버릴 달콤한 꽃향기에 잠시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깊은 산속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높은 나무뿐인데 꽃향기가 나는 게 이상하다고.

‘근처에 꽃밭이 있는 건가?’

그 생각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던 유정은 하얀색 꽃으로 이루어진 높은 담장을 발견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된 그녀는 황당한 눈으로 2미터 정도 높이의 꽃 담장을 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핫. 도대체 이 꽃은 뭐야?”

꽃으로 이루어진 담장이라니.

마치 미녀와 야수라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희한한 광경의 꽃 넝쿨에 유정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이건 무슨 꽃일까?’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꽃에 관해서 거의 문외한인 그녀로서는 눈앞의 꽃 종류를 알아내기란 불가능했다. 물론 일반 사람들이 다 아는 장미나 안개꽃 정도는 바로 알아볼 수는 있지만 말이다.

되돌아가야 하나 싶었지만 산에서 내려오던 어떤 아저씨가 이쪽으로 가면 그녀가 찾는 캠핑장이 나온다고 하였다.

‘설마 길을 잃은 어린 여자에게 아저씨가 거짓말을 할 리가 있겠어?’

유정은 꽃을 통과할 수 있는 입구가 있나 싶어 이리저리 살피다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틈을 발견했다.

“여기가 입구가 맞는 것 같은데 도대체 입구를 왜 이따위로 만든 거야. 좀 구별을 해 놓든가.”

그곳으로 들어가면 되겠다 싶어서 몸을 옆으로 틀어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공간이 좁았다.

“아야! 가시가 있는 꽃이었어?”

등과 온몸을 찌르는 가시에 그녀는 괜히 들어왔다 싶어서 다시 나가기 위해 발을 움직였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에이씨.”

도로 나가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이었다. 가시로 둘러싼 입구에 갇혀서 울상을 짓던 그녀는 어떡하든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억지로 다리를 움직였다.

살금살금.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옆으로 몸을 이동하던 그녀는 겨우 가시넝쿨을 통과했다.

“드디어 통과했, 헐, 저게 뭐야!”

기쁨도 잠시,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순간 멍해졌다.

어느 재벌이 지어 놓은 건지는 몰라도, 그녀의 눈앞에 우뚝 서 있는 3층 높이의 저택은 유럽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웅장한 건축물이었다.

숲속 한가운데 대저택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조합이었다. 물론 아주 돈 많은 사람들은 간혹 서울 근교에 별장을 짓는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은 서울과 거리가 떨어진 지방 도시였다.

‘귀신에 홀린 건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간혹 여자 주인공이 이상한 곳에 떨어지는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현실 세계의 일이었고 그녀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현실적인 여자였다.

그러니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앞으로 내디뎠다. 저택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데 유난히 밝은 빛이 흘러나오는 곳이 있었다. 그녀의 다리가 절로 그쪽으로 향했다.

저택 오른쪽으로 걸어가자 생각지도 못한 곳이 나왔다. 느닷없이 나타난 호수에 그녀는 놀란 마음을 금치 못했다.

꽃 넝쿨도 기가 막히는데 호수라니. 도대체 이곳이 어디기에 이토록 황당한 광경을 그녀에게 보여 주는 것인가.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 건가?’

하지만 거짓이라고 하기에는 달빛을 받는 찰랑대는 호수의 물결과 생생하게 느껴지는 꽃 내음 그리고 간간이 볼을 스치는 바람은 그녀의 어리둥절함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와중에도 유정은 도전 정신이 발동했다.

‘가까이 가 보자. 그럼 알 수 있겠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 유정은 가까이 갈수록 예쁘게 반짝이던 호수가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뭐랄까 마치 거대한 늪을 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