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사막 마타트(Mattath)''''한 낮에는 대지의 진기를 흡수한 태양이 이글거리고'한 밤에는 붉은 핏빛이 식어버린 대지 위에 눈처럼 피어난다.'천사도, 악마도 그곳에서는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신이 창조한 위대한 대지는 평범을 덧입고 깊이 잠이 든다.'마홍로의 향기가 공중을 가득 채우고 영혼을 잠 깨우는 대지의 노래가'울려 퍼지면 벨세메스의 문이 열리고 붉은 폭풍이 하늘을 뒤덮으리.'눈을 감지 말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그리하면 그대는 ‘태양의 나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신의 축복이 이 땅에 임하였으니 그 이름을 ‘마타트’라 한다.''―마타트 제1동굴. 파피루스 ‘엔시멘(태양의 샘)’ 원문 중에서.―''후끈한 열기가 대지를 뚫고 저 눈앞에 펼쳐진 대기까지 달구고 있었다. 보이는 거라고는 온통 황금빛을 머금은 모래와 듬성듬성 보이는 메마른 풀뿌리뿐, 잠시 한숨을 내쉴 여유를 만들어 줄 작은 그림자 조각 하나 보이지 않는다.'현인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뜨거운 숨을 깊게 내쉬었다. 온몸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가 어찌나 뜨거운지 오히려 내쉰 숨결이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온 얼굴을 뒤덮은 땀방울들을 모자 안에 길게 겹쳐 쓴 무명천을 들어 한차례 훔쳐냈지만 그 행동이 무색해질 정도로 금방 또다시 소금기로 끈적거리는 물기가 뒤덮는다.'“하아, 예상은 했지만 정말 끝내주는 더위구만. 잘하면 사람 잡겠다.”'현인은 반쯤 입을 벌리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벼르고 별러서 감행한 사막여행이었건만 이렇게 살인적인 더위를 체험하고 나니 여행이고 뭐고 당장 때려치우고 숙소로 돌아가 시원한 에어컨 밑에 벌러덩 눕고 싶은 생각밖엔 나지 않는다. 일주일 예정으로 낙타 사파리 여행을 계획했지만 더위에 약한 그녀는 처음에 느꼈던 사막에 대한 경이감은 이미 저 멀리 싹 사라지고 울컥울컥 솟아나는 짜증에 폭발 일보직전이었다.'“아, 젠장! 더워, 더워, 더워.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현실과 이상의 갭이 이렇게 차이가 나면 무척 슬퍼진단 말이지.”'뜨뜻해진 수통의 물을 한 모금 들이켠 현인은 저절로 욕설이 뱉어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집어 삼키고는 물을 한 모금 더 입안으로 넘겼다.'『힘드시죠, 현인 씨.』'더위에 느릿해졌지만 또렷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인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독특한 억양의 영어발음이었지만 자신 역시 그다지 유려하지 못한 영어실력인지라 상대의 영어발음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햇볕에 그을린 진갈색 피부의 마할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서서 낙타를 몰고 있었다. 더위와 땀에 흐려진 눈을 한차례 감았다가 뜬 현인은 마할을 잠시 노려보다가 또다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