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사랑할 때'''' ‘속이 터져 죽을 것만 같다. 도대체가 한제후 저 남자의 속을 알 수가 없다. 연애한 지 1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저 남자를 파악하지 못했다. 스킨십? 키스는커녕 뽀뽀도 못해봤다. 저 남자는 불감증 환자일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면 내가 여자로서의 매력이 전혀 없든지 말이다. 그런데 왜 만나냐고? 나도 그게 의문이다. 저렇게 매력이라곤 하나도 없는 남자를 난 지독히도 사랑하고 있다.’'경은은 괜히 심술이 났다. 만난 지 30분이 훨씬 넘었는데도 말 한마디 없이 담배만 피우고 있는 제후의 모습에 오기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한참 동안 어떻게 하면 제후의 입을 열게 할까 고민하던 경은의 레이더에 제후 앞에 놓인 담배가 잡혀 들어왔다. 창밖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제후의 시선을 피해 한 개비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콜록, 콜록.”' “왜 그래?”' ‘이제야 쳐다봐준다.’' 창밖을 바라보며 성희 생각에 빠져 있던 제후는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경은의 모습에 벌떡 일어나 담배를 빼앗아 재떨이에 비벼 끄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드디어 말했다!”' “뭐?”'경은은 이제야 겨우 눈을 맞춘 제후를 보며 말했다.'“만나서 지금까지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있었던 거 알아요? 이럴 거면 왜 만나자고 했어요?”'제후는 내심 입을 내밀고 투정을 부리는 경은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 없는 하루가 조금은 활력을 가질 수 있었다.' ‘윽, 저 웃음. 내가 저 웃는 얼굴에 약하다니깐.’' “그냥, 갑자기 보고 싶었어.”' ‘어? 내가 귀를 안 팠나?’' 경은은 평소에 안 하던 말을 하는 제후가 이상해 이마에 손을 얹어 보며 말했다.' “어? 열은 없는데?”' “뭐하는 거야?”' 제후는 이마에 올려져 있는 경은의 손목을 재빨리 떼어내며 말했다.' “오빠가 보고 싶다는 말도 할 줄 알아요?”' “싱겁긴, 드라이브나 하러 가자.”' ‘어? 이상하다. 오늘 이 남자, 서비스가 만점이네?’'' “휴…….”' “쟤, 왜 저러냐?”' “몰라, 일주일 내내 저러고 있다니깐.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 “네가 가서 한번 물어봐.”' 원우와 민아는 요 며칠 동안 한숨만 쉬고 있는 경은이 이상했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경은이 저러고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경은아!”' “왜.”' “너, 요즘 왜 그러냐? 꽁해서 말이야.”' “애들은 알 거 없어. 나 오늘 땡땡이야. 대출 부탁해.”' “어? 야, 윤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