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왼쪽 가슴을 가볍게 움켜쥔 왕이 속삭였다. 그의 손길에 가슴이 부드럽게 짓눌린다. 그의 차가운 눈에서 피어나는 불꽃을 보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 뒤에 네 심장이 있지?”'겨누어진 총구 앞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듯한 극한의 공포 속에 놓인 나는 처음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곧 목을 물어뜯어 버리겠다는 그의 말이 함께 연상됐다. 그는 이제 나의 심장을 노리고 있는 것인가? 얼어붙은 입은 신음 소리조차 낼 수가 없다. 나의 대답은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그가 얼굴을 왼쪽 가슴에 바짝 붙인다. 또다. 내 심장 소리를 듣고 있다. 내 유두가 그의 차가운 얼굴에 밀착된다. 가슴 골 사이로 느껴지는 그의 숨결이 간지럽다. 불쾌하다. 징그럽다. 그의 얼굴을 밀어내고 싶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벌써 몇 십 번째 같은 다짐을 곱씹고 있는 나에게 왕이 다시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심장이 있는 건 어떤 느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