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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모두 등 돌린 암담함 속에 램프의 요정처럼 나타난 왕자님.
스무 살 그녀에게 장미와 향수와 키스를 준 남자.

“너보다 귀한 것은 이 세상에 없어.”
이렇게 말해주는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하는 남자가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까?
그녀의 해바라기에 그가 말했다.
“넌 내게 여자가 아냐.”

그녀의 달콤한 유혹을 거역할 수 없는 그의 사랑.
그렇게 금단의 사랑이 시작됐다.

<본문 중에서>

“떠나기 싫은 이유가…….”
“내가 사랑한다고 말했잖아요. 사랑을 시작한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너 때문에……미치겠다.”
이렇게 직선으로 오는 재련에게 어찌 저항하려 했을까?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어요. 오빠가 내게 미쳤으면.”
“재련아.”
“네?”
“정말로 날 따라 올래? 후회 안 할래?”
“네.”
“어쩌면 세상을 다 버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자신이 듣기에도 간절한 말투였다. 찬휘의 말에 재련은 왜냐고 묻지 않았다. 단지 고개를 끄떡일 뿐이었다.
“내가 우리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살자고 하면…….”
“우리 부모님만 모시고 가면 돼요.”
그 부모가 재련을 그에게서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 찬휘가 양손으로 재련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천천히 내려온 찬휘의 얼굴이 맞닿을 때까지 재련은 두 눈을 뜨고 있었다. 찬휘는 의식을 치르듯 경건하게 재련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댔다. 천국의 맛이 입안에서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달디 단 키스, 깊고 깊은 키스, 머릿속에서 빛이 폭죽처럼 퍼져나갔다.
절대 안 뺏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