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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오빠의 사고사로 애끓어 하는 수완 앞에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나랑 가자. 여기 있으면 위험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을 구해 준 남자, 칠야랑 위험을 피해 간 곳에는 아름답지만, 흉포한 용들이 살고 있었다.
“원래 수중에 넣지 못하면, 없애야 하는 거야. 남이 갖지 못하게.”
칠야는 그중에서도 가장 사악하기로 정평이 난 자였다.
“삼키고 싶어졌어, 이제야 비로소.”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칠야가 자꾸 수완을 흔들기 시작했다.
“삼켜질 일 없어요!”
“장담하지 마. 난 이제 전력을 다할 거니까.”
위험해서 더 매혹적인 칠야의 유혹을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후회할 거야…….”
칠야는 경고하듯이 말했다. 아무리 내기에서 이기고 싶어도, 수완의 심신이 불안정한 때를 이용하고 싶진 않았다.
“후회를 해도 내가 해요.”
칠야를 넝쿨처럼 안고 있던 수완의 손이 얼굴을 향해 뻗어 나갔다. 한 손으로 위치를 확인하듯 얼굴을 쓸어내리더니, 다른 손으로는 이목구비를 더듬어 갔다.
“시작하면 멈추지 않을 거야.”
칠야의 말은 언뜻 협박으로 들릴 정도로 서늘했다. 수완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차갑기 이를 데 없는 말에 오싹할 정도의 전율이 느껴졌다. 칠야와 함께라면 끔찍할 정도로 들러붙는 온갖 상념을 다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멈추지 말아요.”
절박하게 속삭인 수완은 칠야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제 쪽으로 바싹 끌어당겼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재차 주의를 주려고 했던 칠야는 말을 채 잇지 못했다.
“제대로 삼켜 준댔죠?”
중간에서 말을 가로챈 수완은 손으로 더듬어 확인한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 댔다.
“삼켜 봐요, 하나도 남김없이.”
수완은 칠야의 입술에 입술을 댄 채로 속삭였다. 칠야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달금한 숨결을 내뿜는 입술을 맛보듯 빨아들였다. 흔들리는 음성과 떨리는 숨결이 치명적인 유혹으로 다가왔다.
“아람, 주위를 물려.”
입술을 살짝 뗀 칠야는 수완이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말했다. 용거 주위에 운집해 있던 기척이 빠르게 물러서는 게 느껴졌다.
“아…….”
수완이 칠야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졌다. 잠깐의 멀어짐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어서 절 삼키라고 재촉하는 것만 같았다. 수완은 지금 여기가 어딘지, 어떤 상황인지를 모두 잊은 듯했다.
‘아니, 그런 걸 따질 겨를이 없을 정도로 힘든 거겠지.’
“수완아, 벌려야지. 좀 더.”
칠야는 타액으로 반들대는 입술을 검지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른 손으로는 애처로울 정도로 가는 목선을 느릿하게 쓸어내렸다.
수완의 입술이 슬며시 벌어지면서, 붉은 속살과 뽀얀 치야가 드러났다. 칠야는 틈새를 천천히 파고들었다. 수줍게 다가온 살점을 휘어잡아 빨아들이니, 여린 소성이 목 안쪽에서 울리듯 흘러나왔다.
한층 뜨끈해진 입안 곳곳을 휘젓듯 탐할수록 정신이 아득해졌다. 꿀을 쏟아부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타액이 달아졌다. 어쩔 줄 몰라 하며 떨던 게 언제였느냐 싶을 정도로, 수완의 움직임은 대담했다. 아니, 절박했다.
“아!”
입술을 떼니, 아쉬워하는 소리가 약하게 흘러나왔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저릿함을 느낀 칠야는 다시 입을 맞추면서 수완을 침상에 눕혔다. 몸이 기우는 걸 알고 움찔했던 수완이 등에 푹신한 감촉을 느끼고, 긴장을 푸는 게 느껴졌다.
칠야는 수완의 목선과 귀를 매만지던 손을 내렸다. 상의 여밈을 능숙하게 풀어낸 뒤, 드러난 피부를 음미하듯 어루만졌다. 놀랐는지 수완이 칠야의 팔을 꽉 잡았다.
“긴장하지 마. 벌주려는 거 아니니까.”
[프로필]
연우
출간작
[차가운 노을] [나를 봐주세요] [그들만의 은밀한 사정] [위험한 매혹] [험난한 연애]
[달콤살벌한 그 녀석] [밀애(密愛)] [군왕의 비] [수상한 그 녀석] [잔인한 중독] [귀화(鬼花)]
[목차]
-1권-
1. ~ 9.
-2권-
10. ~ 17.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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