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
시간처럼 정확하고, 독처럼 치밀하게 몸 안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는,
그의 언어는 모든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그 유유함은 흉내를 낼 수도 없을 만치 독특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그의 혀가 사악한 뱀의 그것처럼 그녀의 목에서 날름거렸다.
붉게 달아올라 있는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목덜미에 이를 박고 있는 그를 떼어내지는 못했다.
그의 혀가 그녀의 여린 살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내가 당신에게 다가서는 것을 멈추게 만들고 싶다면……. 하혜란, 내 심장을 멈추게 만들어.”
“너……, 정말 말도 안 되는.”
“당신이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으니, 당신이 멈추게 만들어.”
“그…… 만해.”
“당신은 관대하지 못한 연인이야. 다른 연인들이 그러하듯 한 번이라도 너그럽게 대해 봐. 하혜란처럼 고집이 어지간한 여자도 없을 거야.”
“너처럼 더러운 개자식도 없겠지!”
“우리 어머니가 그 소리를 들으셨다면, 상당히 섭섭해 하셨을 거야.”
지그시 그녀의 몸에 체중을 실으며, 유신은 여유롭게 한 손을 올려 그녀의 민감하고 부드러운 뺨을 손가락 하나로 훑었다.
“떨어져, 김유신! 네가 죽기 전에 내가 먼저 죽을 것 같아. 더 이상 내게 손대지마. 역겹다고 말하고, 네 앞에서 토라도 해야 진심이라고 알아들을 거야!”
“하혜란, 당장 나를 죽이지 않으면, 발악한다고 해도, 난 당신을 가져.”

본명 : 변현정

깨으른 여자들(http://romancemoon.com)에 안주하며 작가로 활동하며, 로망띠끄 그레이프에서도 작가로 활동 중임.

출간작.
<포로>
<이혼한 신데렐라>
<능력 있는 남자>

미디어 리뷰가 없습니다.

별점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