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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 1권 (개정판)

양효진, 정연주 지음가하에픽201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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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07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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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히렌의 까만 병아리. 이거 입에 붙네. 게다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걸?”
수석은 도맡아놓았고, 용모 수려해, 집안 빵빵해, 모두가 동경하는 히렌 가의 공자님 카이츠 아일 히렌. 그런 그에게 적대감을 품은 유일한 여자사람 아란 지는, 성실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의 만년 차석이다. 하지만 아란이 저를 어떻게 보든, 저에게 뭐라고 하든 히렌에겐 병아리가 삐약대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히렌을 타도하겠다는 목표로 보낸 아란의 6년 세월. 아카데미의 졸업반에 들어선 그들의 질긴 인연은 조금씩 그 색깔을 달리하기 시작하는데…….
“병아리는 활기차야지. 왜 이러고 있어?”
이 녀석이 날 들어 올렸다. 내 옆구리에 팔을 끼워서 번쩍! 달랑!
“까만 병아리. 이건 안 어울려. 길을 잃은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
그 말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이리저리 피하던 시선을 맞추고 말았다.
히렌은 웃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모이 먹어. 까만 병아리.”
2. 작가 소개
정연주
최근에 거주 환경이 집필에 최적화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 흉흉한 소문과 소문보다 더 빡빡한 막차 시간! 덕분에 외출도 어렵고 해서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 삼박자 떨어지는 곳이 어디냐면 화성입니다. 화성(星) 말고 경기도 화성.
……위험하지 않냐는 지인의 질문에 이렇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냥 시골이라 제철채소가 참 맛있다고요(웃음).
▣ 출간작
기화, 왕의 기생들
야수의 청혼
인어의 목소리
캔버스 위의 당신
붉은 매듭
도깨비 각시
가희 사랑할지어다
달빛을 밟는 아씨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허니 앤 베어(공저)
어드레스
하늘 창(공저 단편집)
겨울 엔딩(공저 단편집)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양효진
1989년 3월, 절과 돌탑, 왕릉이 많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
그 전에는 남들처럼 먹고, 자고, 공부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충실한 지금이 만족스럽답니다.
현재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는 해가 잘 들어오는 집에서
매일매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사는 중.
▣ 출간작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너의 온기에 안기다
눈부신 그대
파란만장 태자호위담
그는 내 심장을 뛰게 한다
내 꿈으로 놀러 와요
아이고, 폐하!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허니 앤 베어(공저)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하늘 창 (공동저작 단편모음집)
겨울엔딩 (공동저작 단편모음집)
3. 차례
#1. 언제나 시작은 선서로
#2. 히렌의 까만 병아리
#3. 행복한 시간
#4. 고행이 차라리 낫다
#5. 아란의 요리
#6. 시험날짜는 빛의 속도로 온다
#7. 병아리의 휴일
#8. 얄밉다 못해 원망스러운
#9. 언제나 소풍 전날 밤은 잠이 달아나지
#10. 학생이라고 놀이기구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11. 도시락과 소나기
#12. 도서관의 요정
#13. 중간고사가 사람 잡네
#14. 문제의 그 사진
#15.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
#16. 불티나는 완자탕
#17. 이것이 아카데미 축제
#18. 또야? 그리고 또다
#19. 마무리까지 잘해야 정말 성공한 법
#외전 1. 학생이라고 놀이기구를 다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전 2. 옥상의 무도회
4. 미리 보기
용건이 해결되었으니 잽싸게 자리에 가서 앉아 다시 공부를, 공부를, 공부. 어, 하하. 왜 내 옆자리에 앉지?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더 하지 않고 비어 있는 내 옆에 앉는다. 일부러 혼자 집중하고 싶어서 리사하고도 떨어져 앉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옆에 딱 박아두는 게 나았다. 그럼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은 안 생겼을 테니.
옆에서 보니 키가 확실하게 더 컸다. 히렌은 내가 펼쳐놓은 책을 쓱 덮었다. 어이, 이놈아. 나 공부해야 되거든?
다시 펼치려고 손을 뻗는데 동작이 얼마나 빠른지 가방을 열어 쑥 넣어버렸다.
“오늘 정도는 쉬지. 무리하면 안 좋아.”
“안 돼. 회계 예습 못했어.”
싫어하다 보니 공부도 자꾸 미루어서 저것만 다른 과목보다 공부를 덜했다.
“하루 쉬는 게 더 능률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번 학기에 너무 무리하다 감기에 걸렸잖아.”
남의 흑역사를 들추어내는 녀석이 미워 나도 모르게 볼을 부풀렸다. 그래, 나 감기 걸렸다. 그것도 시험 전전날에!
우리 집 특제 감기약을 먹고 푹 자서 그나마 좀 낫긴 했지만 그래도 당일에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미열도 있었고 몸도 무거웠고. 그래도 열심히 쳤다. 그리고 졌다. 리사와 다른 친구들은 아픈 와중에도 2등을 해서 대단하다고 했지만 정작 내 기분은 참담했다. 다른 애들도 밤샘의 후유증에 다들 좀비처럼 상태가 영 아니라 집까지 이 녀석이 데려다 줬으니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다.
“병아리는 약해, 아란 지. 알고 있잖아?”
머리에 큰 손이 얹어졌다. 쓱쓱 익숙하게 쓰다듬는다.
“방학 전보다 더 작아진 거 같아.”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하느니라. 아란, 참자. 화내면 안 돼. 얘가 이렇게 보여도 히렌 가문의 후계자라고!
“너무 검어서 만지면 묻어나올 것 같은데.”
내 머리는 먹이 아니다. 차아제국에서 쓰는 먹이 아니라서 만져봤자 아무것도 안 묻어나온다. 음, 아란이 만드는 아란유는 묻어나올지도. 이제 슬슬 좀 과한 것 같아서 손을 들어올렸다. 이 정도면 많이 참았다. 내 얼굴만 한 손을 떼어내려면 난 양손을 전부 다 동원해야 한다. 힘도 세고 날렵하기도 해서 이리저리 피하면 나만 피곤해진다. 꼭 벌 선 것처럼 팔을 들고 허우적거려야 하니까.
“방금 전에 넘어지려고 할 때, 치맛자락이 날리는 게 꼭 날개가 파닥거리는 거 같더군. 까만 병아리.”
병아리, 병아리, 병아리, 병아리! 결국 난 폭발했다. 마치 마나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장렬하게.
“병아리 아니거든!”
큰 소리로 외쳤는데 주변은 여전히 시끄럽다. 난 팔을 번쩍 들어 검지를 쭉 뻗었다. 단단한 것이 닿는다. 실드는 또 언제 펼쳐둔 거냐!
“똑같아, 병아리랑. 날개를 파닥거리는 것도, 삐약삐약 우는 것도.”
실드가 사라졌다. 그리고 딩동딩동 종도 울렸다.
“오늘 수업은 끝이군. 내일 봐.”
필통을 손에 쥐고 부르르 떨다가 난 깨달았다. 공부, 하나도 못했다. 나쁜 놈, 못된 놈! 한 글자도 못 봤잖아! 역시 너는 적이다!
◇ ◆ ◇
“왜 웃냐?”
“아, 생각이 나서.”
그는 집으로 가는 길에 문뜩 화를 내던 그녀가 생각이 나, 길 한복판에서 웃었다. 잘 웃는 편은 아닌 그가 미소를 짓자 좌우, 양옆으로 거리를 두고 관찰하던 여학생들의 얼굴에 홍조가 어렸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서워.”
“뭐가?”
무뚝뚝함이 느껴질 정도로 고저가 없는 목소리로 카이츠가 묻자 그의 친구인 토미 칸 그랑스는 건장한 팔뚝을 손으로 꾹 쥐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그렇게 웃을 때마다 꼭 사건이 하나씩 터지니까. 이번에는 누구야? 또 아란 지?”
“그렇지.”
가방을 손에 들고 가볍게 걸어가는 친구를 보면서 토미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친구 녀석은 솔직히 좀 어려웠다. 완벽한데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확실하게 거리를 뒀다. 지위와 위치가 있다 보니 카이츠 아일 히렌이 친한 사람은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어서 아마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자신이 들어가 있다고 토미는 자부했다.
‘이 녀석이 경계를 푸는 건 아마 그 차석밖에 없을지도.’
오래 알아온 친한 친구인 토미에게도 그는 장난을 잘 치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같은 반이자 사이좋게 성적 순위를 경쟁하는 아란 지에게는 마치 딴사람이 된 것처럼 굴었다. 꼬집고 놀리고 쓰다듬고. 공부하는 걸 알면서 방해하러 가기도 하고 말이다.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저 사교성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가 보기에 그건 장난이었다. 조금 짓궂고 아란 지, 그녀에게는 아마도 짜증이 날.
“너 그러다가 미움 받는다. 여자의 분노는 무섭다고.”
진지하게 충고하는 토미의 말에 카이츠는 어깨를 한번 으쓱거렸다. 여자의 분노가 무섭다는 건 알지만 아란 지, 그녀가 화내는 건 그저 귀여웠다. 병아리가 부산하게 돌아다니고 화를 낸다고 해서 주인이 상처 입는 건 아니니까. 오늘은 보기 드물게 머리를 풀고 있어서 만지기도 쉬웠다. 손가락 사이로 살랑살랑 스치는 느낌이 좋았었다.
“병아리는 안 무서워, 토미.”
카이츠의 손가락이 어느 한 곳을 가리키자 토미의 시선도 손가락을 따라 앞으로 향했다. 네이비 교복 치마가 가볍게 흔들리고 퐁하니 부푼 코트가 나부꼈다.
“쪼아봤자 약간 따끔할 뿐이야. 그리고 화, 그렇게 심하게 내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어떤 해도 끼칠 수 없는 작고 연약한 동물이지.”
토미는 진지하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찰랑거리는 검은 머리카락. 자기가 보기에 그가 병아리라 부르는 그녀는 일단은 훌륭하게 자란 숙녀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주름이 적은 치마도 그렇고 활짝 웃는 얼굴도 그렇고. 하지만 남들과 다른 자신의 친구는 아무래도 저 모습이 그저 병아리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눈이 아픈 건 아니지? 누누이 묻는 거지만.”
“내 눈은 아주 멀쩡해. 토미, 네 눈이 이상한 거지.”
졸지에 이상한 눈을 가진 사람이 되었지만 토미는 별 상관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신사적이고 예의가 바르지만 그것이 아주 두껍고 튼튼한 가면이라는 걸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이렇게 툭툭 내뱉는 말이 나오면 진심인 것이었다.
“하여간 난 몰라. 난 너의 병아리가 무섭다. 아카데미의 차석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 이름도 제대로 부르고 미움도 안 사게 조심할 거다.”
단순한 토미는 결국 자기 혼자만 쏙 빠져나가는 걸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진정한 친구라면 좀 더 설득을 하든지 말을 하겠지만 격투기와 검을 전공하는 그로서는 이 정도가 한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