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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바람 기억 1권

정情 지음로망띠끄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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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58-190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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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을 끼고 멀거니 서 있는 여자의 행색을 천천히 훑어 내렸다. 웬만한 여자는 이 시점에서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는데, 이 여잔 좀 의외다.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귀엽긴 하지만 그게 다였다.
“면접 보는 데 빈손으로 온 건 아닐 테고, 이력서.”
그가 척 손을 내미니, 여자는 폼으로 들고 다닐 법한 작은 가방에서 급히 봉투 하나를 꺼내 손 위에 얹어놓는다. 얄팍한 서류로 한 사람의 됨됨이를 살피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알지만, 그는 봉투 안에 있는 이력서를 꺼냈다.
출신 학교와,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숫자들의 나열. 그리고 이력서에 쓸 사진을 찍기도 아까웠는지 대학 졸업 앨범에 똑같은 사진이 붙어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정형적인 사진. 그는 슬쩍 내려다보던 이력서를 아무렇게나 접어 책상 한쪽에 내려놓았다.
“일 할 수 있겠어요?”
“네, 뭐든 시켜주시면 잘하겠습니다. 진심이에요.”
“음…… 학교도 괜찮은데 나왔는데 뭐가 모자라 여길 지원했죠?”
문지오, 이력서에 그렇게 쓰여 있느니 이름은 대충 맞을 테고. 난감한 질문도 아닌데 그녀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핏기가 사라졌다 다시 모여드는 입술 색이 유난히 붉었다.
“학교는 알아주는데요! 성적이 모자라서…….”
“네?”
“제 성적으로 딱히 지원할 곳이 없어서 아버지의 권유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뭐야, 얘.
꼴통이다. 건형은 확신했다. 아무리 취업 대란에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지만 대놓고 나 낙하산 탈래, 그의 면전에서 외치는 뻔뻔한 인간은 아직까지 없었다. 그가 면접을 본 숱한 사람들은 늘 같은 태도를 취했다. 인맥을 동원해 왔으면서 고고하게 자존심을 세우는 인간들뿐이었는데…… 누군가 머리를 후려친 듯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했다.
“하하하하.”
허리를 고꾸라뜨리고 웃을 만큼 멈칫함 없는 당돌한 대답이 유쾌하다. 그녀는 미친 듯 웃는 그가 이상하지도 않은지 경직된 자세로 표정의 변화 없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