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이현의 스킨스쿠버 동아리 후배였다.
철저한 개인주의자라 자신에 대해 일언반구 내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1학년으로 입학했기에 당연히 스무 살 새내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인마, 짜식…… 너 아저씨였어…… 요?


스물셋 노땅 선배 서이현과 스물여덟 새파란 후배 최정우의 느리고 서툰 사랑 이야기.



[본문 중에서]


“여기가…….”
이현이 제 왼쪽 가슴에 손을 얹었다. 정우는 눈물을 흘리며 심장 근처에 손을 얹는 이현을 향해 걱정이 담긴 눈빛으로 다급히 물었다.
“여기가 아파? 아픈 거야?”
“머리에서 매미가 울어. 심장이…… 오래달리기를 한 것처럼 막 쿵쾅댄단 말이야.”
“이현…… 아.”
“내가 최정우를 이렇게 많이 좋아하는지 몰랐어.”
이현의 말에 정우가 ‘하아’ 깊은 숨을 뱉어냈다. 그리고 다가와 이현을 당겨 안았다. 정우의 눈에서도 툭! 하고 눈물이 떨어졌다. 끅. 울음을 삼킨 정우가 품에서 떼어낸 이현의 얼굴을 살폈다.
“얼굴이 왜 이래……. 입술은 또 왜 이렇고.”
“딴 놈이랑 키스했어.”
“뭐?”
“아주, 아주 잘생긴 놈이랑 키스하고 술도 마셨다고. 그러니까 너랑 나랑 그걸로 퉁이야. 그리고 난…… 백이십 프로 말고 백만 프로 사랑해 줘야 돼. 그 여자보다 내가 좀…… 안 예쁘니까. 그래도 세상에서 내가 젤 예쁘다고 말해 줘. 가끔 확인할 거야.”
눈물이 가득 담긴 정우의 눈이 웃고 있었다.
하아……. 다시 깊은 숨을 뱉어낸 정우의 입술이 이현을 향해 다가갈 무렵 갑자기 정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집에 들어와 세수만 하고 다시 이현의 기숙사를 향하기 위해 켜 둔 휴대전화가 이렇게 방해를 하다니.
발신자를 힐끗 살핀 정우가 전화기를 귀에 갖다댔다.
“전화 끊어 주셔야겠어요. 엄마. 지금 저…… 진짜 키스하고 싶은 여자랑 있거든요.”
그 짧은 말을 하는 내내 이현에게 꽂은 시선을 거두지 않은 정우가 전화기를 침대에 던지며 이현을 향해 다가섰다.
“통화하기 싫으면 싫다 말을 하면 되지 왜 거짓말을 해. 그때 삼겹살집 때처럼 누구 가슴 설레라고.”
“거짓말 아냐.”
정우의 말에 이현의 심장이 잠깐 뜨끔해왔다.
“나도 너 땜에…….”
심장 쪽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여기가 쿵쾅대서 터질 것 같아. 네가 계속 나 싫다 그럼 무릎이라도 꿇고 학교 안에서 고래고래 떠들려고도 했어. 그래도 안 들으면 네 앞에서 콱 죽어 버린다 협박도 하려고 했다고. 근데 네가 여기 이렇게 내 눈앞에…… 나 지금 너무 좋아서…… 이현아…….”
“이씨! 그럼 무릎 꿇고 고백할 때까지 기다릴걸. 괜히 내가 먼저…….”
이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우가 숨 쉴 틈 없이 이현에게 와락 다가와 입술을 덮쳤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당황한 이현이 뒤로 물러나려 하다가 중심을 잃고 휘청댔다. 이현을 잡으려던 정우 역시 팔에 깁스를 한 탓에 제대로 잡지 못하고 어어 하다가 같이 넘어졌다. 바닥에 누운 이현 위에 정우가 올라탄 듯한 묘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제 더 도망 못 가겠지?”
정우를 바라보던 이현의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정우의 심장도 거침없이 쿵쾅대고 있었다. 쿵쾅쿵쾅. 엇박으로 쿵쾅대던 심장 소리가 하나로 합쳐질 무렵 눈으로 지그시 이현의 얼굴을 훑어 내리던 정우가 나직이 말했다.
“사랑해.”

행복한 작가

책장을 덮고 나서도 입가에 머문 미소가 떠나지 않는, 따뜻한 글을 쓰고픈 글쟁이.

글을 쓸 때마다 여주인공으로 빙의되는 탓에 현실과 로망 사이에서 항상 방황 중.

 

출간작

 

『키스하고 싶은 여자』

『사랑을 찾다』

『힐링(Healing)』

『로맨스도 파나요?』

『너의 입술이 사랑을 말할 때』

『이렇게 달콤해서』

『리버스(Reverse)』

 

 

-전자책-

 

『열여덟, 서른』

『아찔하게 달콤한』

『그녀를 위한 드라마』

『귀연(歸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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