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돈이 없어서 된장녀가 되지 못하는 23살, 배준아.
애지중지 아껴오던 구두를 무참히 짓밟은
그를 용서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남자,
어느 날 갑자기 자신과 계약 연애 기사를 터트린다.

미친 거 아니야?


화려한 독고다이 인생, 국민배우 강도하.
겉은 따도남(따뜻한 도시의 남자.) 이지만
속은 차도남도 아니 올 시고
까도남도 아닌.
아도남(아찔한 도시의 남자)이다.
그런 삶에 갑자기 끼어든 그녀가 기가 막힌다.
입만 열만 신상 구두 찬양에, 뻔뻔한 건 대한민국 1%

이 여자 뭐야?



- 본문 중에서 -


“이마에 뽀뽀하는 건 대본에 없었잖아요.”
“그랬나? 애드리브였나 보지.”
“뭐라고요?”
“연기였어.”


준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어. 몸을 휙 돌려, 가려는데 그녀보다 먼저 발을 움직이던 그의 발이 준아의 발을 지그시 밟았다. 준아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소파에 넘어져도 그는 신경 쓰지 않고 걸음을 이었다.

‘진짜 뭐 저런 게 다 있어!’

치밀어 오르는 화에 열을 내며 발을 내려다보는데 세상에, 맙소사!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신상 구두의 액세서리가 짓밟혀져 형체를 잃어버린 채였다. 순간, 앞이 캄캄한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촬영한다고 가지고 있는 것 중 제일 비싼 걸로 신고 온 구두였다. 이내 준아의 이성의 끈은 끊겼고 구두를 소중히 들고서 그의 뒤를 바짝 쫓아 달려갔다.


“야!”
“…….”
“강도하!”


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 그녀의 모습에 도하는 미간을 구기며 귀를 의심했다.


“뭐? 강도하?”
“이거 어쩔 거야!”


도하가 날카롭게 내려다보자, 준아는 구두를 그의 얼굴에 들이밀며 말했다.


“아, 뭐 하는 짓이야!”
“신상인데 어쩔 거냐고! 이거 한정품이라서 구하기도 어렵단 말이야!”
“이 여자가 미쳤나. 왜 이래?”
“진짜 미치기 전에 당장 물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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