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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리셋 지구

이재일 지음새파란상상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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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line까지 100시간! 

팔아야 산다!
전 인류를 건 사상 최고의 프레젠테이션!



>> 이 책은

파란미디어의 중간 문학middlebrow literature 브랜드 ‘새파란상상’의 열두 번째 이야기, 이재일 작가의 『리셋 지구』가 출간되었다.

인간은 언제나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상상한다.
가깝게는 홍길동부터 스파이더맨이나 해리 포터까지 ‘바탕은 인간이되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혹은 얻게 된’ 존재들ㅡ이른바 슈퍼히어로들ㅡ이 있고, 멀게는 식빵 머리 ET부터 크립톤 행성의 아들 슈퍼맨까지 ‘지구 밖 머나먼 외계 소속’의 존재들이 있으며, 깊게는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등의 유사인간부터 드워프나 엘프 등의 이종족까지 ‘인간과 시공을 공유하되 독자적인 차원의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존재들을 넘어서 문자 그대로 초월적인 존재들, 도깨비와 달걀귀신부터 천사와 악마, 제우스와 하데스, 청룡과 봉황과 피닉스와 유니콘 들도 있다.

이처럼 종류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존재 방식 자체가 다른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으니,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반드시 ‘인간에게,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그 영향은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고, 강력할 수도 미약할 수도 있으며, 일시적일 수도 영구적일 수도, 사소할 수도 심각할 수도, 개인적일 수도 인간군 전체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혹은 알라딘의 마술램프나 지구를 거꾸로 돌린 슈퍼맨처럼 간단히 정의할 수 없는 몇 가지 조합으로 영향력이 행사되기도 한다.
그런 조합 중 최악의 경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존재가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심각한 데다 영구적인 위해를 가하는 상황일 것이다.
『리셋 지구』의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사실, 자연재해부터 우주 전쟁까지 지구적인 규모의 위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읽히고, 회자되는 것은 그 ‘위기가 해결되는 방식’이 이야기마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고맙게도 인간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이라는 강력한 힘이 있으니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 또한 무한할 것이다.
새롭고 특별한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리셋 지구』를 내놓으며,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한다.


>> Story

게임 회사 경력 15년 차 조윤호는 자식 교육에만 미쳐 동반 유학을 떠나 버린 아내 탓에 ‘기러기 아빠’ 신세로 서울에 혼자 남은 지 1년째다. 게임 개발자로서 자부심과 자신감에 차 있던 과거는 간데없고 백으로 밀리고 능력도 인정받지 못해 좌절감을 느끼던 그에게 사장은 다시금 무리한 명령을 내리고, 이번에야말로 자기 정체성을 부인할 만한 상황임에도 체념하듯 명령을 따르기로 한다.
한편, 같은 시간 지구 곳곳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나타나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으로 범죄행위들을 저지르고 이 장면들은 방송을 통해 세계 전역에 보도된다.
휴일을 맞아 느슨한 한때를 보내던 조윤호 역시 방송을 접하지만 피부로 와 닿는 이야기가 아니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런 그 앞에 15년 전 잠깐의 만남으로 게임 개발자로서 조윤호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쳤던 전설적인 인물 시드 마이어가 나타나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와 함께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하는데…….
 
이제부터 내가 자네를 찾아온 이유를 말해 주지. 
자네와 자네를 포함한 모든 인간군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네. 
이 ‘게임 지구’를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거네.


>> 추천사

못난 가장, 초라한 중년 직장인이라도 한 방은 있다. 무기는 만년필과 재떨이, 목표는 지구 멸망 막기! 게임 개발자라는 주인공의 종특을 활용하는 글 솜씨도 감탄스럽지만, 초현실적인 전개 속에 살아 있는 현실의 결이 특히 좋다. 독특한 유머 감각은 보너스.
-이수현, 번역가

우습다가도 무섭고 무섭다가도 우습다. 배를 잡고 웃다가도 현실적인 공포에 모골이 송연해지고 다음 순간에는 다시 허탈하게 웃는다. 이것이 게임 속의 NPC와 몬스터가 겪는 심정일까. 역발상 게임 판타지, 형언할 수 없이 독특하고 제멋대로인 지구 멸망 재난 소설. 
-김보영, 작가

폭발할 듯 넘쳐 나는 상상력과 재미, 게다가 게임이란 설정에 대한 공감으로 페이지를 절로 넘기게 해 주었다. 체감상으론 140자 추천사 쓰는 게 더 오래 걸린 기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내용이 짧다는 게 아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 버린 듯 만족이 가득하다. 이럴 때 말하는 거다. 야, 재밌다!
 -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장


>>지은이 

이재일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였다. 1995년 제2회 하이텔 무림동 공모전에 「칠석야」가 입상하여 이를 계기로 작가가 되었고, 2000년부터 1년간 시공사 장르 문학 팀장으로 재직하였다. 빈틈없는 문장과 치밀한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한 소설적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 주며 특히 무협적 문장에 정통하다고 평가받는다. 지은 책으로는 『칠석야』, 『묘왕동주』(전5권)가 있고, 2002년 첫 권이 출간된 『쟁선계』를 현재까지 집필 중이다.


>>차례

인천공항 
단골 술집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단골 술집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집  
놀이터  
집  
여의도 의사당대로  
아시아나 OZ701기 트래블 클래스 객실  
아시아나 OZ701기 조종실  
제주도 상공, 한라산 정상  
집 1  
집 2  
집 3  
놀이터  
차원 통로  
아시아의 소박한 마을  
입국 심사장, 미지의 통로  
프레젠테이션장 1 
프레젠테이션장 2  
프레젠테이션장 3  
프레젠테이션장 4  
프레젠테이션장 5  
인간이 볼 수 없는 어느 포털 사이트의 배너 광고  
단골 술집  

작가 후기: 동기, 현대물, 감사의 말  


>>책 속에서

  매부리코 위에 금테 안경을 걸고 있는 은발의 남자 앵커는 현지 시각으로 어제 오후 3시 소집된 국가안보회의 결과 뉴욕 주 전체에 일급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며, 주 방위사령부의 핵심 병력이 맨해튼 섬 주위에 배치되었음을 전하고 있었다. 이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자 앵커가 어제 사태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그제인 ‘브로드웨이의 참변’ 때의 10분의 1 수준인 사백쉰다섯 명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경찰과 군인이라서 뉴욕 주 전체의 치안에 심각한 공백이 우려된다는 멘트를 덧붙였다. 다시 화면을 빼앗아 온 남자 앵커가 상체를 살짝 옆으로 틀며 BBC 다큐멘터리 내레이터와 비슷한 톤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믿기 어려운 이 엄청난 파괴를 자행한 그들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진보된 과학으로 무장한 테러리스트? 아니면 타블로이드 신문들의 호외 헤드라인처럼 외계에서 온 지적 생명체?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우리 CNN 방송에서는 오늘 저녁 8시, 미국국방과학재단의 특별 고문이자 저명한 군사 전문가인 에릭 브라이언 박사와 영국의 왕립초자연연구소의 숀 메이어 소장을 초빙, 이번 사건에 대해 심층 분석할…….”
-p.55~p.56

  “중요한 팁을 하나 알려 주지. ‘모든 것은 분명하지 않다.’ 이 팁을 따르지 않으면, 지금까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살아남기 힘들 걸세. 자네를 포함한 인간군 모두가 말일세.”
  “모든 것은 분명하지 않다.”
  조윤호는 시드 마이어가 한 말을 나직이 뇌까려 보았다. 인류 멸망을 소재로 다룬 재난 영화의 광고 카피처럼 앞으로 펼쳐질 암울한 미래에 대한 강한 암시가 담겨 있는 말 같았다.
-p.75
  
  “바로 저곳이 한국의 태권V가 나오는 ‘초록돔’입니다!”
  말이 끝난 순간, 국회의사당 베이지색 돔에 고정되어 있던 열네 쌍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머, 어머!”
  “정말인가 봐!”
  그그그그!
  둔중한 소음과 함께 국회의사당 지붕 위 베이지색 돔이 서서히 갈라지며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간형의 길쭉길쭉한 팔다리와 흑백의 심플한 보디 컬러, 거기에 가슴에 커다랗게 달려 있는 빨간색 ‘V’ 자 마크는 지금으로부터 30년쯤 전 대한민국의 소년들을 열광시켰던 태권V와 무척 닮아 있었다. 그러나 몸통 위로 볼록 솟아 있는 얼굴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빨갛고 동그란 눈에 원추형으로 튀어나온 코, 거기에 유난히 긴 두 개의 앞니.
  그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저 로봇을 태권V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쥐권V’였다.
-p.106~p.107

  마지막 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울린 순간, 청년은 변신했다. 머리에는 일본 전국시대 무장들이 쓰는 뿔 달린 투구, 상체에는 주요 부위를 은백색 금속으로 감싼 갑옷, 하체 또한 상체에 걸친 것과 한 세트인 게 분명한 갑옷, 마지막으로 손에는…….
  “무기 센스는 꽝이군. 저거 참치라는 생선이지?”
  경기장 한복판에 널브러진 불곰의 배 위에 한쪽 발을 척 올려놓은 채로 몇 명 안 되는 관객들을 향해 한 손을 치켜 올리고 있는 청년을 보며 achild가 말했다. 참치회라면 사족을 못 쓰는 조윤호가 achild의 말 중 틀린 부분을 정정해 주었다.
  “가다랑어입니다. 참치의 사촌쯤 되는 생선이죠.”
  이 말을 하는 동안에도 조윤호는 방금 자신이 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무시무시한 갑옷으로 차려입은 잘생긴 청년이 손에 든 커다란 냉동 가다랑어로 불곰을 때려잡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p.253~p.254





시리즈를 내며

현대의 문화는 이미 하이브리드 시대, 모든 것이 혼합되어 융합되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화의 변방인 한국에서는 아직도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가 완고하기만 하다. 순수문학은 말한다. 인간의 본성과 내면에 대한 탐구가 문학의 정도라고. 하지만 그 결과는 외국 문학들에게 서점가를 빼앗긴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비록 한두 작품의 선전이 있다고는 하나, 대중은 한국 문학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간단하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은 공포 소설을 쓴다. 우리나라에서 본다면 하잘것없는 장르 소설가인 셈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순수문학 이상의 경지를 보여 준다. 진지하고 예술적인 주제를 탐색하며 인간 심리의 원초적인 두려움을 건드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마치 기술자를 천대해 온 유교 국가 조선처럼 ‘재미’라는 말만 붙으면 치를 떨며 외면하는 순수문학지상론자들이 만리장성을 쌓고 척화비를 늘어놓고 있지 않은가.

이미 세계 문학계는 주류 문학과 서브 장르 사이의 중간 문학middlebrow literature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피들러Leslie Fiedler(1917~2003)는 「경계를 넘고 간극을 좁히며Cross the Border, Close the gap」에서 순수문학과 대중문학 사이의 경계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문화 산업에 있어서 우리가 백날 외국의 영화와 뮤지컬과 드라마를 언급해도 쫓아갈 수 없는 현실은 바로 이런 ‘중간’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라 하겠다.

새파란상상은 바로 오늘 한국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중간 문학의 선봉에 설 것을 각오하고 만든 브랜드다. 저 견고한 순수문학의 높은 벽이 무너질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문화의 한 영역이기에 그 포기할 수 없는 가치에 매진하고자 한다.

고립된 문화는 소멸의 운명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 새도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문화 역시 온갖 장르가 건강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성장해야 마땅하다. 

새파란상상은 건강하고 즐거운 상상을 의미한다. 상상력을 개방하면 문학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주류 문학은 스토리를 잃었고, 대중소설은 문장을 잃었다. 이제 그 잃어버린 길을 다시 찾을 때다. 새파란상상과 함께.

소설이란 무엇인가? 제임스 미치너는 말했다.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것이라고. 가슴에 불을 지르지 못하는 소설은 가라. 신동엽 시인의 말처럼, 모든 껍데기는 이제 가라. 

전통적인 의미의 분류와 경계는 새파란상상 안에서 모두 허물어진다. 그 모든 것이 뒤섞여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비빔밥처럼, 각각의 재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여기에 남는 것은, 새파란상상에 남는 것은 오직 재미있는 소설이다. 우리는 상상의 경계를 허문다. 우리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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