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새인

국내 어느 패션지에서나 그의 사진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나가는 사진작가.
착한 기럭지에 감사한 외모. 모든 여자들이 호감을 갖지만 정작 그는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한다. 그런 그에게 잘빠진 벤츠가 생기던 날 사랑스런 그 아이를 만나게 됐다.
쭉쭉도 빵빵도 아닌 너무나 평범하지만 순수하고 사랑스런 그녀.
이제 그녀를 낚기 위한 선수(?)의 작업이 시작된다.

안다미

I대학 미술학부 3학년.
학기 마지막으로 제출할 과제를 위해 사진 촬영을 갔다 전철 파업으로 난처함에 처한다.
그때 우연히 그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미끈한 차에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했으나 싸가지 없는 말과 행동에 관심 갖고 싶지 않다.
그런데 살살 긁어오며 자꾸 반응하게 만든다.
결국 미운정이 올가미가 되어 그의 작업(?)에 낚이고 만다.

[본문 발췌]

“자, 받아.”
운전석에서 몸을 돌린 남자가 건네 온건 명함이었다. 진지하게 묻던 말투와는 달리 살짝 웃으며 명함을 건네던 남자는 그녀들의 표정을 보고는 멋쩍게 말을 바꿨다.
“아니 진짜 고마운 거면 차를 한잔 사겠다던가 밥을 사겠다던가 뭐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려면 필요할 거 같아서.”
전직도 의심되고, 현직도 의심되는 이 남자는 좋은 차 끌고 다니느라 굶고 사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자기가 태워 주겠다고 했으니 감사하다면 되는 거지 빈곤한 대학생 주머니까지 털려는 의도인건지, 초면부터 반말에 어이없는 행동까지 정말 없는 정까지 떨어지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었다.

차 문을 닫고 영선이와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클락션이 울리더니 조수석 창문이 내려졌다. 다미는 뭔가 잊은 게 있나 싶어 허리를 숙이고 운전석의 남자를 쳐다봤다.
“이름?”
“네?”
다짜고짜 묻는 말에 무슨 뜻인지 몰라 다미는 다시 되물었다.
“이름이 뭐냐고. 차를 사던, 밥을 사던 사겠다는 사람 이름이라도 알아야 얻어먹을 수 있을 거 아냐.”
진짜 끝까지 집요한 싸가지로 초지일관하는 모습에 다미는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물론 정말 연락을 할지 안할지는 모르는 거지만, 나름 약속은 잘 지키고 살아온 다미로서는 평생 속아만 살아 온 듯 느껴지는 남자의 질문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다미요, 안다미.”
자신의 이름을 들은 남자는 입모양으로 몇 번 중얼거리는 것 같더니 이내 손을 들어 보이곤 인사를 건넸다.
“OK. 전화해라, 간다.”

도전이라는 몹쓸 병(?)에 맞서기 위해 던진 두 번째 이야기.

스스로 택한 이 길에 무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함께하며 몸을 불리는 중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여전히 고뇌 하고 있다.

부디 내 도전의 마지막이 인간이길 포기하는 것이 아니길!



로망띠끄와 작가연합홈피인 <그녀들의 로맨스>에서 특별히(?) 마련해준 방에 기생 중.



- 이북 출간작 -

[뚜벅이 벤츠에 낚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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