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서윤재.

새로운 신화를 쓰는 차세대 경영인 KH건설 서윤재 사장.
일 년전, 기적처럼 종이 한 장으로 회사를 구해준 여자를 다시 만났다.
게다가 말 한 마디로 또 자신을 구해주었다.
그는 위험 속에 놓여 있었고, 그녀는 위험으로부터 그를 지켜주었다.
믿기지 않는 현실의 연속.
끊임없이 자신을 구해주는 여자에게 그는 은혜를 입었다.


그 여자, 한겨울.

부모님이 안 계신 것 말고는 지극히 평범한 여자.
제 인생의 무기인 타로 카드 덕분에 그를 만났고
그의 곁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집도 주고 차도 주고 돈도 주고 연애도 해준단다.
믿기지 않는 현실의 연속.
외롭던 자신을 구원해준 남자에게 그녀는 은혜를 입었다.


은혜를 입은 보답은 이제, 사랑으로 할 차례.
목숨이 위태로운 극한의 상황에서,
그렇게 은인(恩人)은 연인(戀人)이 되었다.



<본문 중에서>

예쁘다는 말도 달게 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마치 보고를 받고 결재를 내려주는 순간처럼 윤재는 다소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한겨울 씨, 예쁜 사람인거 몰랐습니까.”
“…….”
허업. 숟가락이 입에 들어가 그대로 나올 줄을 몰랐다. 겨울은 숟가락을 입에 문 채 동그란 눈을 하고 윤재를 바라보았다.
“이제 나와…….”
“…….”
“연애하죠.”
그가 말했다. 드디어. 정해진 대로. 그가 마음먹은 대로.
기쁨을 기쁨으로 지키려면 겨울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그는 지금 일을 하는 중이었다.
그를 도와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그의 여자가 될 수 없다면 그의 그림자라도 되어 곁을 지키겠다고 생각했던 자신이었다. 살아만 달라고. 눈앞에 나타나주기만 해달라고. 그토록 간절히 염원했던 사람. 그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나랑 연애합시다. 한겨울 씨.”
겨울은 벌떡 일어섰다. 입에 물었던 숟가락을 얼른 빼어 내려놓았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네! 그럴게요!”
그에게는 업무의 일환이겠지만, 제게는 설레는 일.
하지만 정도를 지켜 휩쓸려서는 안 될 일. 그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순간. 그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신이었다. 그런 기회라도 주어진 것이 얼마나 기쁜지. 얼마나 다행인지.
겨울은 그에게 손을 뻗었다. 씩씩한 태도를 예상치 못한 윤재는 조금은 당황한 얼굴이었지만, 악수를 청하는 그녀의 손을 천천히 잡았다. 윤재가 제 손을 잡는 순간, 겨울은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잘 부탁드려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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