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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내 동생 건들면 너희는 다 죽은 목숨이다 2권
몰포 지음도서출판 가하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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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0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300-518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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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교체 안내] (2023/09/18)
1. 작품 소개
나는 열여섯의 로잘리테가 되었다.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눈을 떴더니 고전, 막장, 피폐, 치정, 환장의 BL소설 ‘푸른 별밤의 아스테리온’에 빙의했다. 그것도 인생 막다른 길에 다다라 자살하는 남자주인공 아스테리온의 누나 로잘리테로.
스토리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결말에 이르렀는데 그 순간, 로잘리테에 빙의했던 열여섯 살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정답이 아닌 것 같았기에 동생을 곱게 키워봤다, 이번엔 외부요인으로 사망했고 로잘리테는 다시 회귀했다.
방향을 바꿔봤다. 동생이 아니라 자신에게 몰두하고 단련했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마법을 배우다가도 회귀했고, 마탑 졸업논문 완성 파티를 하다가도 회귀했다.
끝없이 열여섯으로 돌아오는 로잘리테 록스버그, 나는 곱게 죽을 방법을 찾고 있다.
2. 작가 소개
몰포
3. 차례
#22회차 : 열여덟의 로잘리테 (3)
#외전 : 집을 나간 잭 브라운과 신비한 동물과 야생의 라스트보스
#외전 : 글렌 호펜이 벨로체의 디아나를 일곱 번 사로잡아 일곱 번 풀어줬으니 이를 칠종칠금이라 하였다
#22회차 : 열아홉의 로잘리테
#22회차 : 스무 살의 로잘리테
#외전 : 왕세자 저하는 고백을 받고 싶어 ~환장의 김치국 페스티벌~
4. 미리 보기
“벤자민.”
“예.”
“자네 뭔가 알고 있지.”
“예.”
“알려줄 생각은?”
“발로 뛰는 소가주께선 분명 아름다우실 겁니다.”
재미에 목숨 건 놈들 같으니.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던 난, 아빠와 내가 춤이라면 환장하는 것을 떠올리고 이자들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 매일 미친 듯이 일만 하다 보면 날 놀리며 재미 보고 싶어질 때도 있는 법이지.
“쟝 브라운.”
“예, 예?”
“글렌은 어디 있지?”
“……탑!”
탑? 뭐야 그게? 후작 저택에 그런 건물이 있었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듣도 보도 못했던 존재였던 터라 서둘러 숙부님 집무실 창가로 뛰어가, 창을 열고 몸을 내밀어 좌우를 둘러봤다.
최대한 자세히 살피기 위해 몸을 쑥 내밀었던 탓인지 아스터가 위험하다며 내 허리를 잡았기 때문에 오히려 안심하고 주변을 살필 수 있게 됐고, 그러다 기어이 그것을 발견한 후 끔찍한 기분에 탄성을 냈다.
진짜 있다. 탑.
“저런 건물이 이곳에 있었습니까?”
“만들었다.”
죽은 눈의 루이스 후작이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흐뭇한 얼굴로 탑을 쳐다봤다.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알 수 없는 부분을 보면 확실히 숙부께서 저지른 일이 맞긴 한데 대체 저딴 걸 왜 만든 거지? 게다가 저 위에 글렌이 있다고? 글렌 공주님이야? 탑에 갇힌 공주님이야?
“설명은 제가 하도록 하죠.”
벤자민 너도 신났구나?
은발 금안의 호기심쟁이는 먼 과거를 회상하듯 잠시 눈을 감고는 내게 지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후작 후계자라는 녀석이 이리도 진지하게 헛소리를 하는 걸 보고 있자면 디아몬트의 앞날이 캄캄하다는 것이 실감됐다.
“발단은 소가주께서 글렌 호펜의 아내가 되기에 어울리는 분이신지 시험해보고 싶다는 후작부인의 제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그것뿐인가?”
“예.”
이러니까 할아버지가 루이스 저 새끼한테는 물려줄 것 하나도 없다며 집에서 맨손으로 쫓아내 후작령에 처박아놓고 평생 밖으로 나오지 말라 한 게지.
아빠가 공작위를 물려받은 뒤로는 이러나저러나 하나뿐인 동생인지라 후작령에 많은 지원을 해줬고 이 땅은 여기까지 발전했다고 들었다.
숙부가 처음 이곳으로 쫓겨났을 땐 완전 깡시골이라고 했었지. 아빠에게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 나오시면 다음 대부턴 후작령의 유일한 수입이 저택에서 일군 텃밭의 농작물이 될 수가 있습니다.”
“나는 농사 좋아하니 상관없다.”
“혹시 그런 일이 생길까 하여 농업에 대해선 미리 공부해놨습니다.”
호적에서 파일 것을 대비해 각자 생계수단을 마련해두었다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나는 딜런이 보고 싶었다.
걔가 리온만 안 건드렸어도 참 귀족 해먹기 좋은 아이였는데. 무엇보다 내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사고를 치고 다니니 다루기도 쉬웠다.
“가까이 가서 보시면 알겠지만 주춧돌을 제가 직접 박았기 때문에 명명권을 얻었습니다. 그리하여 저 탑에 붙은 이름이!”
“그래. 이름이.”
“시련의 탑!”
난 이미 시련의 도가니 속에 있는데 또 별도의 시련을 받아야 하는 거야? 그보다 제안을 하신 장본인은 어디 있는가. 그 사람과 얘기 나누는 편이 차라리 일이 쉽게 풀릴 듯한데.
“디아몬트 여사께선 어디 있지?”
“그분이라면 탑 꼭대기에서 소가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좁고 더러운 곳에는 들어가기 싫다며 어찌나 버티던지.”
잠깐만. 방금 흘려들으면 안 될 말을 들었는데.
숙부께서 아무렇지 않게 흘리는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든 난, 탑과 숙부를 번갈아 보다 이 사태의 흑막을 짐작해봤다.
“이거 설마 여사님 땡깡은 핑계고 숙부님 재밌자고 하는 일 아닙니까?”
“…….”
“말씀을 해보세요. 이제 좀 아귀가 맞아드는군요. 그분께서 아무리 혼자 화낸다 해서 일이 이렇게 커질 리가 없지요. 손을 빌려주다 못해 한술 더 뜬 거 당신들이지?”
후작님과 후작 후계자께서 똑같이 생긴 얼굴로 딴청을 부린다. 어쩜 딴청 부리는 꼬락서니까지 똑같을 수가 있지.
정신이 아득해졌다. 두 사람의 놀자판에 강제로 끌려온 나와 글렌이 불쌍해 눈물이 찔끔 났다. 멜리사 디아몬트 여사도 아주 조금 불쌍하다.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것뿐이지만, 하필 저자들 손에 걸렸다는 것이 불쌍하지 않은가.
“알겠습니다. 올라갑니다. 올라가면 될 거 아닙니까.”
내가 깊게 한숨 쉬며 결심을 굳히자 두 사람이 세상 신나는 얼굴로 날 따라왔다. 집에 돌아가면 저 둘을 호적에서 파버릴 준비를 해야겠다.
“숙부께선 왜 따라오십니까. 보통 바쁜 시간 아닙니까.”
“일이야 밤에 하면 된다. 이 좋은 구경을 놓칠 수 없지.”
“아주 한가하십니다.”
“내가 한가한 건 누구보다 록스버그가 잘 알고 있지 않느냐. 후작령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엄포를 놓은 것이 너의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인데.”
“자업자득 아닙니까. 그러게 누가 수영 못하는 우리 아빠 저수지에 빠트리랬습니까.”
맞아. 이 일 때문에 할아버지가 노발대발해서 숙부가 후작령을 벗어나지 못하게끔 감시를 붙였다 했지.
그것은 할아버지가 은퇴하고 아빠가 공작위를 받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이 남자는 아빠의 허락이 없으면 자신의 영지에 묶인 몸이 되었다.
가끔 왕실 행사에 참석해야 하거나 집안 행사가 있거나 아빠가 변덕을 부리거나 하면 수도에 올라오는 일이 있는데, 그때마다 아빠 옆에 음침하게 들러붙어 반성하고 있으니 금족령 좀 풀어달라고 빌곤 했었다.
“그건……, 궁금하질 않니. 잘난 에드워드라면 물에 빠지자마자 본능적으로 수영을 깨우칠지도 모를 일이고.”
“그래요 물에 빠지면 죽나 안 죽나 궁금해서 밀어넣었다 이 말씀이겠지요.”
“역시 내 조카는 날 잘 아는구나.”
아니, 댁들 속은 하나도 모르겠다니까?
……잠깐만. 설마 딜런도 승마 못 하는 글렌을 말에 태워보면 낙마해서 죽나 안 죽나 궁금해서 말 등에 밀어올린 거 아냐?
에이 설마. 딜런은 그래도 저들과는 다른 아이였는데. 섣불리 다 똑같은 것들이라 믿고 싶지는 않다.
“허허어…….”
사람들을 우르르 끌고 탑으로 향하자, 그곳엔 부실공사를 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5층 석탑이 있었고, 탑의 아랫부분 벽돌엔 벤자민의 필체로 머릿돌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들은 대로 탑의 이름은 시련의 탑인가 본데 공사 시작한 날짜가 정확히 두 달 전이다. 역시 날림공사가 아닌가.
“이거 안전한 거 맞습니까? 올라가다 무너지는 거 아니겠죠?”
이 사람들아, 딴청부리지 말고 대답을 해.
두 사람 다 날 따라 탑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니 어지간한 일로는 무너지지 않는 것 같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생김새였다.
저기 돌 사이에 접착물로 쓴 무언가가 파삭파삭 부서지고 있는 거 같은데 전문업자가 한 공사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는다. 부디 내가 글렌을 데리고 내려올 때까지 버텨주기를.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부실공사는 그렇다 치고 의아한 점이라면 시련의 탑이라 이름 붙은 주제에 내부에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었다. 1층은 빈 공간이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내내 장치라 할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만일에 대비하겠다며 아스터가 내 앞장을 서기까지 했는데, 이래서야 말 꺼낸 아스터가 무안할 지경 아닌가.
“훗, 올라가보면 안다.”
아니다. 저거 분명히 뭐가 있다. 그 증거로 루이스 숙부와 벤자민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풉큭풉큭 거리고 있질 않은가.
재밌는 건가? 저들은 이게 재밌는 건가?
“아가씨.”
드디어 뭔가 나타났나?
아스터가 조심하라는 듯이 날 불러, 난 침착하게 주위를 살폈다. 아스터가 가리키고 있는 건, 아무래도 문인 것 같은데…….
문이 왜 돌로 만들어져 있어? 저거 움직이긴 해?
“글렌을 데려가기 위해선, 힘이 있는 사람이어야겠지.”
“그렇습니다. 글렌 정도는 번쩍번쩍 들고 다닐 수 있지 않으면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는 후작부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입니다.”
역시 당신들 짓이었구나.
그들로선 내가 곤란해했으면 하여 만들어놓은 문짝이었겠지만 남의 의도 따위 배려하지 않는 아스터는 군말 없이 돌문에 손을 댔다.
아스터가 힘주어 돌문을 밀자 문이 돌가루를 뿌리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숙부와 벤자민이 아스터 네게 낸 과제가 아니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나저나 굳이 이 장치에 대해 떠올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거 헌■헌■지? ■터■터 표절이지?
“됐다 아스터. 직접 하마.”
“예, 아가씨.”
저들이 글렌 신붓감으로 힘센 사람을 원하는데 직접 움직여주는 게 도리지. 실제 일국의 공작씩이나 되는 사람의 남편이 되면 참여하는 행사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놈들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테고.
……뭐야. 생각해보니까 디아몬트 여사 입장에선 충분히 내밀 수 있는 조건이었잖아? 나 때문에 아들을 둘이나 뺏겼다 했으니 글렌까지 목숨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긴 했겠지.
아무리 딜런과 글렌을 두고 저울질했다 해도 엄마는 엄마 아닌가. 소중한 아들을 내게 맡기는 건데 이 정도는 내가 보여줄 수 있고말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1층 공터로 내려간 난, 스스로에게 신체 강화 마법을 걸고 바닥에 널브러진 철근을 휘어보며 완력을 확인했다.
대왕오징어 사태 이후로 이 마법은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근육통을 최소화하며 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 마법을 사용해도 하루만 죽음의 근육통에 시달리면 된다구?
곁에 두려니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긴 해도 한집에 세이지 님이 계셔서 다행이었다. 혼자 낑낑대봤자 이렇게 쉽게 마법을 개량할 수 없었을 텐데.
좋아. 이제 준비도 됐고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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