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일하고 있는 연지는 공연을 마치고 나오던 길에 본 남자의 뒷모습에 허둥지둥 뒤쫓아 가보지만 놓치고 말았다. 유학 와서 처음 사랑에 빠진 그녀가 결혼을 약속했던 그에게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고 버림받은 지 3년이나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그녀의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그가 갑자기 돌아와서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그에게서 받은 상처는 다른 남자들의 접근을 피할 정도로 깊은 것이었는데, 그는 그녀가 밀어내도 상관없이 그녀를 되찾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자꾸만 파고드는 그와 그럴수록 뒷걸음치는 그녀의 줄다리기는 어느 날 그의 사고로 인해 그 긴장이 깨어진다.

준서:“그래, 난 겁쟁이였어. 갑자기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었어. 채권자들이 몰려오고, 아버진 쓰러지시고...내 정신이 아니었어. 아버지 사업은 그 난리가 났는데, 아버진 의식도 없이 중환자실에 계시고, 혜서는 또 혜서대로 입원 중이었고. 정말 첩첩산중으로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미칠 것만 같았어. 그땐 그런 내 상황이 연지한테 짐이 될 거란 생각만 했어. 나조차도 그 지옥에서 도망치고 싶었는데, 내가 나만 좋자고 그 수렁으로 너까지 끌어들일 순 없었어. 나만 아니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텐데, 나만 아니면 연지의 인생이 편해질 텐데...그런 생각만 했어.”

연지:“아뇨, 난 아무 것도 느낀 거 없어요. 시간을 주겠다고요? 아니, 됐어요. 그럴 거 없이 지금 대답해 드리죠. 싫어요! 이거면, 대답이 됐나요? 싫어요, 싫다고요! 한번 당했으면 충분해요. 그것조차 너무 후회돼요. 왜 지금은 내 옆으로 돌아오겠다는 건데요? 자기가 성공하고 나니까 갑자기 자신이 생겨서? 난요, 사랑은 그런 조건에 흔들리지 않는 거라고 배웠어요. 오히려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꼭 도와주지 않아도 돼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되니까. 그런데 당신은 어디 있었어요? 당신은 나한테서 당신 곁에 있을 기회조차 빼앗았어요. 사랑은 유리 같은 거라고들 하죠. 한번 깨어진 신뢰는 회복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만 가줘요. 다시 찾아와도 만나지 않을 거예요.”

준서:‘아, 난 여기서 이렇게 죽는구나! 사람이 이렇게 어이없이도 죽는구나...’

이어서 차의 에어백이 터졌고, 그의 시야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연지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나 죽으면, 우리 연지 어떡하지? 우리 연지, 또 울 텐데...’

자신이 죽는다는 두려움보다 연지의 눈에서 눈물이 날 것을 염려하면서 그는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놓았다.

연지:‘제발 그 사람, 제게서 데려가지 마세요! 지난번에 한 번 빼앗아 가셨잖아요. 저한테 다시 주셨으면 그만이지, 저한테 정말 왜 이러세요... 이번에 그 사람 또 데려가시면 정말 미워할 거예요! 그 사람만 살려주시면, 온전히 저한테 데려다 주시면 저 평생 그 사람하고 행복하게 살게요. 제발...!’

필명: 그대오는길
실명이나 원래 쓰는 아이디는 예쁘지만 그만큼 흔해서 이미 사용 중이라 남들이 안 쓰는 아이디를 찾다가 엉겁결에 정했음. 아직도 남들의 예쁜 아이디를 보면 침을 질질 흘리면서 너무 길고 멋없는 아이디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
마음은 10대, 외모는 20대, 나이는 30대...라고 본인은 주장하고 있음.
10년째 미국 유학중인 만학도이며 음악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은 음악가이기도 함.
2005년 1월 로망에 입회하여 글을 쓰고 싶었던 어릴 적의 꿈을 이루었음. 수 만권에 달하는 로맨스 소설을 닥치는 대로 섭렵한 경험을 토대로 ‘그대 내게 다시’로 데뷔, 현재 ‘얼룩’ 연재중임.
미니홈피:http://toto-romance.co.kr/ariana
홈페이지: cafe.daum.net/sexycats 깨으른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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