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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스위트 멘토

세이온 지음로망띠끄2013.02.07979-11-5760-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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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새로운 계절, 새로운 직장, 그것도 봄.
사랑을 기대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건만, 아주 거대하고 단단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 벽이 버티고 있을 줄이야.
낮은 저음의 목소리. 언제나 흐트러짐 없는 깔끔한 슈트와 단정한 외모.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깊은 눈매. 그리고 그 누구도 흠 잡을 수 없는 실력.
연구부 부서의 이사. 차우현.
그러니까 오늘부로 딱 한 달 째, 신입 사원인 그녀의 상사가 된 남자다.
“이따위로 할 거야? 이게 지금 몇 번째야? 한두 번 실수하고 겪었으면 다음번에 제대로 해야 할 거 아냐? 네가 실수하고 내가 수습하고, 내가 네 뒤처리하는 사람이야!”
차 이사가 왜 이다지도 호되고 모질게 대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또 한 달 전, 그녀는 그가 자신의 상사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 여자고등학교인 자신의 모교에 그를 혼자 버려두고 도망쳐버렸던 전적이 있었다.
다신 만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남자를 율은 딱 일주일 후, 자신의 직장에서 마주쳐버렸다.
“이쪽이 그때 말했던 차 이사. 인사해.”
“처, 처음 뵙겠습니다. 서 율입니다.”
“처음이라.”
그것도 직속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하지만 그가 그녀에게 이렇게까지 혹독한 건 또다른 빤하고 유치한 이유가 있었으니…….
과연 차 이사는 그녀에게 스위트 멘토로 거듭날 것인가, 아니면 냉혹하고 쪼잔한 상사로 남을 것인가.
신입사원인 주제에 뻔뻔하기까지 한 귀여운 서 율과 냉혹하면서도 은근히 귀여운 차 이사의 사내 연애 보고서.







-본문 중에서-


“뭐해?”
그래. 이 사람은 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매번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나타났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든다. 아니, 자신이 그러지 않길 바랐던 건가?
율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자를 보았다. 술에 취해 흐릿하게 떠진 눈으로 남자의 단정한 얼굴이 들어왔다. 이번엔 어두운 데서 보는 얼굴이라 그런지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지가 카멜레온인가?
“이거 설마 술이야?”
당황한 듯 물어오는 말에 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결국 취한 건지 몸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고개를 끄덕인다고 끄덕였는데 상대방이 알아봤을지 조차 미지수였다.
“몇 병을 마신 거야? 혼자서 마셨어? 이게 일도 못하는 게 음주코딩부터 배워가지고.”
“하아.”
“무슨 일 있어?”
제법 다정하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마음을 헝클어트린다. 그 목소리 탓에 율은 한숨에 이어 허망한 웃음까지 나왔다. 대체 왜?
“괜찮아? 서율, 너…….”
“왜요?”
“뭐?”
“이사님, 저 좋아하세요?”
취한 게 틀림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는 걸 보면.
슬쩍 인상을 쓰는 얼굴이 당황스럽다는 듯 변했고 곧이어 커다란 손이 이마를 짚었다. 그래, 그럴 리가 없지.
“아니잖아요. 그럼 아까 대표님이 장난칠 때 아니라고 해야죠.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너 당해 봐라, 하고 일부러 그러는 거죠? 왜 그러세요, 저한테? 다른 사람 마음은 신경도 안 써요?”
억지인 걸 알면서도 억지란 걸 알면서도 괜히 서럽고 억울한 마음에 애꿎은 사람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었다.
“좋은 선배였는데, 친해지고 싶었는데, 이제야 겨우 회사 생활 재밌게 할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다 끝났어요. 다 망했어. 이사님한테 혼나고 욕먹어도 다 참고 견뎠는데 고작 되돌아오는 게 이거예요? 제 2막, 또 다른 고난? 뭐 그런 거야? 그동안 욕먹고 버틴 대가가 겨우 이거야?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내가 오작교야? 자기들 사랑은 알아서 하란 말이야! 나한테 떠넘기지 말고! 언니라고 부르라며? 주 선배가 아니라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잖아, 나한테! 왜 다들 나한테만 이래! 내가 뭘 잘못했다고!”
횡설수설 큰소리를 치면서도 뭐가 그리 서러웠는지 결국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고 율은 또 한 번 사무실 안에서 통곡하며 울어 젖혔다. 울고 싶지 않았다. 울지 않을 수 있었다. 비록 서운한 마음이 들었을망정 울지 않을 수 있었다. 근데 왜 이렇게 또 앞에 나타나서 사람을 서럽게 만드는 걸까? 이 남자는 왜 남들이 나타나지 않는 순간에, 그것도 뜬금없이, 마음 속 깊이 자신이 누군가를 꼭 필요로 하는 그 순간마다 나타나 사람을 이다지도 약하게 만들어 버리는 걸까?
“흐어엉.”
그래, 이 남자 때문이다. 자신이 이곳에서 이렇듯 우는 건 모두 이 남자 때문이다. 다신 울지 않으려 했던 다짐이 무색해져 율은 모든 까닭을 모조리 우현에게 떠넘겼다.
그렇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양 서럽게 울어 젖히고 있는데 커다란 손이 어느새 다가오더니 뺨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예상치도 못한 일에 너무도 당황해서 율은 숨을 쉬는 걸 잊은 채 우현을 돌아봤다.
옆자리의 책상에 기댄 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다정한 눈길이 생소해 헛것을 본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뺨에 닿아있는 손길 역시도 너무나 다정해서 자신이 보고 있는 게 헛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달을 수 있었다.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쉰 우현은 아직도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내가 주이주 만나면, 너 그만 울래?”
“…….”
율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계속 훌쩍였고 이미 고여 있던 눈물방울이 또르르 뺨 위로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던 우현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그 표정이 안타까움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율은 당황했다.
우현은 이번엔 뺨 위로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 주진 않았다. 그저 늘 그랬던 대로 덤덤하게 보고 있었지만 눈빛은 내내 단정하던 그 상태가 아닌 채였다.
“내가 그러면…….”
“…….”
“너 그만 울래?”
한숨 소리 비슷한 목소리에 율은 천천히 눈동자를 굴렸다. 무슨 소리지? 지금까지 들은 두 마디를 정리해 보자면, 나를 그만 울게 하기 위해 주 선배를 만나겠다는 건가? 왜?
“주 선배님 좋아하세요?”
“아니.”
깔끔한 대답에 율은 의아한 표정이 됐다. 하지만 그럼과 동시에 이상하게도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건 왜 이러는 걸까? 뒤늦게 술기운이 영향을 주는 걸까?
“그럼 왜?”
“싫으니까.”
“뭐……가?”
“네가 우는 게.”
“왜…….”
궁금한 것도 많다며 타박하기는커녕 네까짓 게 왜 그런 걸 물어보냐며 야단치기는커녕 모든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을 다 해주던 차 이사는 마침내 당도한 마지막 질문에 살짝 눈을 내리깐 채 숨을 내쉬다가 다시 눈을 마주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좋으니까.”


[미리보기]


테라스 맨 가 자리에 앉아 있던 율은 앞으로 놓이는 커피 컵을 바라보다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감사합니다, 대표…….”
하지만 고개를 들어 커피를 건넨 사람을 확인한 율의 표정이 굳었다. 그건 커피를 내려놓은 사람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맞은편 자리에 앉은 우현은 그저 물끄러미 율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율은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커피 컵만 만지작거렸다.
“화났어?”
“아뇨. 제가 왜요?”
하지만 말과는 반대로 퉁퉁 부은 게 확연히 티가 났다. 율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커피 컵을 만지작거리던 우현이 힘겹게 말을 꺼냈다.
“회사잖아. 사적으로만 대하면 좋겠지만, 둘이서만 일하는 것도 아니고.”
안다. 하지만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길 바라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조금 더 부드럽게 대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무조건 잘해 달라는 게 아니라 나는 그러니까…… 아는데. 이렇게 서운하게 느끼면 안 된다는 거 다 알고는 있는데, 그래도…… 조금은 섭섭해져요. 그럴 땐 나도 심술 좀 부려도 되잖아요. 대신 일은 똑바로 할 거니까…….”
“노력할게.”
율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컵을 만지작거리던 우현이 시선을 들어 동그래진 율의 눈과 시선을 맞췄다.
“네?”
“노력해 본다고.”
율은 천천히 일어나 우현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못 들었어요.”
율은 잘 들을 수 있도록 귓가에 손까지 대고 있었다. 얄미운 율의 행동에 우현의 눈이 가늘게 떠졌다.
“다시 한 번 말해 주세요.”
생각지도 못한 우현의 대답이었다. 그 탓에 흐뭇해져 다시 한 번 듣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가 간과한 게 있었으니 우현은 그런 꼼수까지 이해해 줄 타입이 아니란 점이었다.
“못 들었……읍!”
코앞에 있는 율의 옆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우현은 손을 들어 율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에 우현의 눈이 저절로 감겼다. 조금 더 그녀와 닿고 있었지만 율이 밀어내는 바람에 우현은 그녀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
입술을 뗀 율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 하지만 놀란 눈동자엔 그와 반대로 무표정한 우현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을 뿐이었다.
“사, 사람들 보잖아요!”
“뭐 어때.”
그래, 남들 이목 신경 쓸 인간이 아니었다. 율은 잔뜩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런 면이 사람을 더 설레게 만든다는 걸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알기나 할까?
컵에 꽂혀 있는 빨대를 입에 갖다 대며 쪼옥 빨자, 달콤한 커피 맛이 느껴졌다.
“제일 비싼 거야.”
흥, 누가 물었나? 율은 툴툴대며 커피를 마셨지만 우현이 아까 재하와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에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커피가 달콤해서인지 앞에 있는 사람이 이 남자여서 그런 건지 유독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의 향과 맛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커피를 마시던 율은 문득 조용해진 공기에 고개를 들었다. 우현이 커피는 마시지도 않고 그저 턱을 괸 채 율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바라보는 그 시선에 율은 조금씩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어느새 따뜻해진 시선 사이로 봄바람이 조심스럽게 지나가고 있었다.
“왜요?”
“오빠라고 부르기만 해.”
나지막한 목소리를 가만히 듣던 율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아까 재하가 언급했던 ‘오빠’라는 소리가 내내 신경 쓰인 모양이었다.
“안 마실 거면 나 줘요. 내가 먹을래.”
긴장한 탓에 금세 커피를 다 마신 율은 우현의 앞에 있던 커피 컵을 집어 들었다.
“그래. 너 마셔.”
“…….”
“너 다 줄게.”
카페테라스엔 바람과 함께 벚꽃 잎들이 눈처럼 휘날렸고, 나지막하게 들려온 낮은 목소리에 율은 활짝 웃음을 지었다. 이 남자와 있으면 역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 양희윤(세이온)


로망띠끄 [명예작가]에서 활동 중


내 여자를 땅굴에서 꺼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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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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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인연일까요?
대답할 수 있나요?


<종이책 출간 예정작>

달콤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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