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죽음으로 늘 자괴감을 느끼는 해양학자 멜러니. 괴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중,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해저 보물을 탐사하려는 루크에게 고용돼 대형 탐사 프로젝트에 포함된다. 일에 따르는 위험성은 충분히 예상했던 바, 썩 마음에 들진 않더라도 그녀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진정 멜러니가 걱정하는 것은 번뜩이는 통찰력을 내보이는 루크의 날카로운 눈빛이었는데….

▶ 책 속에서

「우리 분명하게 하죠!」

멜러니는 뺨이 화끈 달아올라 루크를 노려보았다.

「제가 맡은 것은 단지 일뿐입니다. 그 이외의 것은 거절하겠어요!」

루크는 신기한 물고기라도 보듯이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멋대로 상상하는 버릇은 버리는 게 좋겠소.」

「용케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군요!」

「당신이야말로 우스운 얘기를 하고 있지 않소?」

「시치미 떼지 말아요! 제 짐이 놓여 있는 곳이 당신 침실인데 어떻게 가만히 있으란 말예요?」

그는 팔짱을 낀 채로 가만히 멜러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도 지지 않을 양으로 맞서 쳐다보았지만 상대방을 압도하는 듯한 푸른 눈에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같은 침대에서 자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던가?」

「아, 아니오. 하지만….」

「안심해요. 내가 여자를 침대로 초대할 때는 완전한 합의를 본 다음이오. 여자를 속인다거나 납치해 오는 경우는 절대 없소.」

▶ Contents : 1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