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마음이 머리를 따라주지 않는다. 이제 그만 멈추고 싶은데. 이제 지독한 내 짝사랑을 멈추고 싶다.

윤상혁. 내 인생의 사랑은 오직 한 여자뿐이야. 더 이상 끼어들지 마.

최준우. 당신을 기다립니다. 언제까지 당신을 기다리는 거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드릴수 있는 선물입니다. 언제든 돌아오십시오.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상처가 되는 슬픈 사랑.
사랑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미워할 수 있다는 것,
다가가지 않고 놓아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사랑에 타이밍이 필요하겠지만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여 준다.


[본문 중에서]


“김영주.”

누군가 영주를 부르는 나지막한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언제부터 서있었는지 상혁의 얼굴이 싸늘해 보였다.

“웬일이세요? 아직 살아 있었나 보네요.”

“얘기 좀 해.”

“들어오세요.”

달리 갈만한곳이 없다. 그냥 방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방은 주인장의 마음처럼 휑하였다.

“커피 드실래요?”

“좀 전에 널 봤어.”

도대체 상혁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려나. 커피 물을 올리려다 멈칫했다.

“우연히, 그 병원으로 들어가는 널. 그래서.”

“그래서요?”

“아기가…….”

상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미안하고 미안해서 고개조차 들 수가 없었다.

“생겼는데 죽였어요. 좀 전에 보셨다면서요.”

아기가 살아 있는 자신을 느껴달라는 듯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온다. 화장실로 뛰어가 뱃속에 들어 있던 모든 찌꺼기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수정에게 들킬까봐 억지로 먹었던 그 모든 음식들이 다 나와 버리자 마지막으로 노란 신물이 입가에 흘러나오며 속이 쓰라려 왔다. 변기를 붙잡고 주저앉은 채 멍하니 있었다. 눈물조차 말라서 나오지 않는다.

“미안하다.”

“가세요. 아기가 생겼다고 해서 선배에게 책임 물을 만큼 그렇게 어리석은 짓은 안 해요.”

영주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차갑게 굴었다. 여전히 상혁만 보면 두근거려오는 가슴을 원망했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혁을 보며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어 버리는 자신을 미워했다.

“난 이미 한번 죽어버려 텅 빈 영혼이야. 비어 버린 마음이라도 괜찮다면, 그 아이의 아빠로 남아 있을 수 있게 해줄래?”

화장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말하는 상혁의 말에 영주의 눈에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흐른다. 상혁이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혁이 그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자신을 강제로 안은 상처만 입힌 상혁을 용서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초록소리는요.

11년 동안 살아온 첫사랑 옆지기의 아내.
잔소리 쟁이 두 아이의 엄마
드라마에서 눈물 연기 잘하는 남자주인공을 좋아하고,
설탕물 같은 카푸치노를 즐기고,
추운 걸 싫어해서 방안에서 털신을 신고 있어야 하는 아짐입니다.

[ 그리고 지금의 난 어린 날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이야기꾼이며
현재. 로망띠끄 와 다음까페 [소설이 주는 즐거움]에서 활동 중입니다. ]


완결작 : [선물] [애원] [그대...사랑합니다.][프러포즈]
출간작 : [애원]
숨어 있는 글 : 毒(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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