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넌 어떻게 겨우 열세 살짜리한테 반할 수가 있니?

당차게 남도의 끝자락에 펜션을 열게 된 대한그룹 회장의 외손녀 현승리! 홍보를 위해 내려온 사진작가 강천우가 실은 승리가 열세 살이었을 때부터 한눈에 반해 자신을 노리고 있었던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반갑게 맞이한다. 무작정 들이대는 이 남자를 어찌해야 좋을지 난감한 승리에게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는데…….

“거실은 지금 감시카메라 작동해요.”

“카메라 영상이 실시간으로 어딘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상관없어요.”

“아.”

“승리 씨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사실 충분히 알아요. 이제 그만 열어요.”

2. 작가 소개

정영원

생물연대 : 20세기에 출생해서 21세기에 사망(혹은 예정)

성별 : 여자로 알려져 있으나 가끔 남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음.

가족관계 : 보리와 마음이를 키우고 있다고 했으나 어떤 생물인지 알려지지 않음.

직업 : 로맨스 작가, 그 외 다수.

작품 : 모두가 다 아는 비밀, 첫 느낌 그대로, 사랑을 즐겨라, 그 외 다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본 일이 없음.

나는 사랑을 모릅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쾌락과 섹스뿐입니다.

(작가의 거만한 목소리)

퍼퍼벅 읔!!! - 작가가 돌 맞고 기절하는 소리

탁탁탁 - 독자들이 손 터는 소리

사랑도 모르면서 누가 로맨스 쓰래?

(독자들의 화난 목소리)

그 이후로 작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오로지 글로 모든 것을 말할 뿐이었다.

3. 차례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에필로그

4. 미리 보기

“아, 창피해!”

“뭐가요?”

이제 볼 장 다 본 사이에 아무런 거리낌 없다. 여자를 완전 정복했다는 자만심에 물든 사내가 있다.

“만난 지 사흘밖에 안 된 남자랑 섹스까지 했어. 아……, 창피!”

“어! 기억 못하나 보네.”

“네? 아, 스튜디오에서 잠깐 뵌 거요?”

“아니. 아주 예전에 우리가 만났던 일 기억 안 나요?”

“아……, 우리 예전에도 만났었어요?”

“네. 나한테 청혼도 했었는데?”

“헉.”

승리의 기억 속 장면 하나가 허락도 없이 불쑥 튀어나왔다. 예전 아주 어렸을 적에 공주님과 왕자님이 만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책을 읽던 시절에 만난 아주 잘생긴 왕자님을 기억해냈다. 주변에서 공주님처럼 예쁘다는 말을 듣고 자란 승리는 그 잘생긴 왕자님과 결혼을 하고 나면 아주 행복하게 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결혼하자고 했던 것이다.

“아……, 이제 기억나나 보군요.”

“저…… 저기……, 그건 아주 어릴 때잖아요.”

그 잘생긴 왕자님은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지금의 그는 잘생기긴 했지만 그렇다고 어린 승리가 한눈에 반해 결혼하자고 할 만큼 아름다운 꽃미남은 아니다.

“아, 그때는 정말 잘생겼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실망이 크네요.”

승리가 새침하게 말했다. 그가 예전의 그 꽃미남 왕자님은 아니지만 지금은 좀 더 중후하고 멋있어졌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자만심 높은 그의 자존감을 하늘까지 솟아오르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승리 씨도 마찬가지네요. 아, 정말 예쁜 공주님이었는데…….”

그가 바로 반격에 나섰다. 남자와 거사를 치르고 난 후 머리는 흐트러지고 몸에는 시트를 둘둘 감고 있는 공주님은 아무리 예쁘게 보아주려 해도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승리의 말이 뾰족해졌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데?

“뭐예욧! 그럼 지금은 안 예쁘다는 말이예욧!”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러니까…….”

그는 승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에 입 맞추듯 그렇게 그녀의 정수리에 살짝 키스했다.

승리는 그 틈을 타 그의 손에 있던 수건을 빼앗아 들고 시트를 질질 끌며 욕실로 들어갔다. 좀 씻어야 하는데……. 하지만 다리에 힘이 없어 욕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악!”

“왜 그래요?”

욕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를 밀어낼 힘이 남아 있을 리 없었다.

“거봐요. 내가 해준다니까.”

물을 틀고 온도를 맞춰 승리를 그 아래로 데려갔다. 장난치듯 슬쩍 시트를 잡아당겨 아래로 떨어뜨렸다.

“하지 마요.”

“씨, 씻겨줄게요.”

그의 목소리도 잔뜩 잠겨 있었다. 시트는 물에 젖은 채로 아래로 떨어졌고 가슴을 가린 팔을 내리지는 못했다.

조금 전까지의 무경험과는 달리 이제 승리는 유경험자였다. 이미 한번 황홀한 경험을 치른 상태였으니 사내가 보내고 있는 신호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아…….”

사내의 뜨거운 손길에 자신의 몸을 맡기고 그 손길도 즐겼다. 어차피 또 다른 애무.

“같이 목욕하니까 좋다. 경험이 없어서 싫다고 할 줄 알았는데…….”

승리는 눈을 흘겨줬다. 그런 승리를 그가 슬쩍 안았다. 그는 이미 또다시 흥분해 있었다. 기운 좋게 승리의 배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오늘 한 번만 더 해요……. 응?”

승리는 대답은 하지 않고 주먹으로 그를 때렸다. 도저히 불가능 할 것 같았다.

그날 밤 사내의 소망대로 한 번을 더했는지 아니면 처음이었던 승리가 아프다고 울면서 거부했기 때문에 하지 못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다음 날 아침 부끄러워하는 승리와 싱글벙글하는 사내가 함께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함께 차를 차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것을 지켜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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