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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광(狂) 
서미선(소나기) 지음로망띠끄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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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3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258-06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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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狂)
‘들키고 말았다. 잡히면 안 돼!’
발걸음을 빨리 할수록 몸은 점점 더디어져갔다. 이대로 잡힐 수 없었다. 잡힐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앞뒤 생각지도 안은 채 그녀는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빠르게 따라붙는 발자국 소리에 목이 바짝 말라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숨 가쁜 소리가 머릿속을 윙윙대며 울리기 시작했다.
“이번 열차는 ** 행입니다. 손님여러분들께서는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서 주십시요…….”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두 번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두 달 만에 듣는 이름이라 그게 자신의 이름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앞뒤 생각지도 않고 발을 선로 위에 내딛으려는 순간 강한 팔이 손목을 꼭 죄여왔다. 말하지 않아도 느낌만으로 체온만으로 팔목을 잡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순식간에 모든 움직임이 멈췄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내 앞에서 죽을 자신이 섰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제야 주위의 사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무 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은 목을 움직이자 새까만 눈동자가 이죽거리며 보고 있었다. 귓가에 주위를 바짝 말려버릴 것 같은 건조한 음성이 들려왔다.
“한번 뛰어들어봐.”
그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조리 꿰뚫어보고 있었다.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에 그만 온 몸이 얼어붙으면서 몸이 세차게 휘청거렸다. 그는 그녀가 지하철 선로에 뛰어든다면 그 역시 같은 선택을 할 거란 것을 알았다.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지켜보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내가 못할 것 같나?”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한규민, 이 남자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소금 기둥이 된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향해 재차 물었다.
“계속 여기에 서 있을 건가 보지?”
말쑥하면서 흠집 하나 찾아보기 힘든 그와, 지저분할 정도로 더러운 그녀의 모습은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끌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보며 마른 숨을 몰아쉬었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목젖이 생 바늘로 찔린 것처럼 따갑고 아팠다. 그런 자신의 아픔을 알고 있는 눈빛이 싫어 시선을 돌리려 하는데 그의 등 뒤에서 나직하게 보고하는 음성이 들렸다.
“지금 출발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상대방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있었다. 오직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 집중된 채였다. 눈이 묻고 있었다. 어떻게 할 거냐고……. 어떻게 해야 할까? 벌써 지하철의 앞부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 두 발자국만 내딛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데…….
“같이 죽을까?
장난기를 전혀 찾아보기 힘든 음성에 처음으로 그녀는 고통스러움에 눈을 꼭 감고 말았다.
한규민 지금 그를 따라 가면 지옥일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한규민 지금 그를 따라 가면 천국일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몸이 커다란 옷으로 감싸이는가 싶더니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품안에 꼭 안긴 채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그녀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프롤로그
일장
이장
삼장
사장
오장
육장
칠장
팔장
구장
십장
십일장
에필로그 하나
에필로그 둘
‘들키고 말았다. 잡히면 안 돼!’
발걸음을 빨리 할수록 몸은 점점 더디어져갔다. 이대로 잡힐 수 없었다. 잡힐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앞뒤 생각지도 안은 채 그녀는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빠르게 따라붙는 발자국 소리에 목이 바짝 말라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숨 가쁜 소리가 머릿속을 윙윙대며 울리기 시작했다.
“이번 열차는 ** 행입니다. 손님여러분들께서는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서 주십시요…….”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두 번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두 달 만에 듣는 이름이라 그게 자신의 이름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앞뒤 생각지도 않고 발을 선로 위에 내딛으려는 순간 강한 팔이 손목을 꼭 죄여왔다. 말하지 않아도 느낌만으로 체온만으로 팔목을 잡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순식간에 모든 움직임이 멈췄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내 앞에서 죽을 자신이 섰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제야 주위의 사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무 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은 목을 움직이자 새까만 눈동자가 이죽거리며 보고 있었다. 귓가에 주위를 바짝 말려버릴 것 같은 건조한 음성이 들려왔다.
“한번 뛰어들어봐.”
그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조리 꿰뚫어보고 있었다.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에 그만 온 몸이 얼어붙으면서 몸이 세차게 휘청거렸다. 그는 그녀가 지하철 선로에 뛰어든다면 그 역시 같은 선택을 할 거란 것을 알았다.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지켜보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내가 못할 것 같나?”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한규민, 이 남자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소금 기둥이 된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자신을 향해 재차 물었다.
“계속 여기에 서 있을 건가 보지?”
말쑥하면서 흠집 하나 찾아보기 힘든 그와, 지저분할 정도로 더러운 그녀의 모습은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끌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보며 마른 숨을 몰아쉬었다.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목젖이 생 바늘로 찔린 것처럼 따갑고 아팠다. 그런 자신의 아픔을 알고 있는 눈빛이 싫어 시선을 돌리려 하는데 그의 등 뒤에서 나직하게 보고하는 음성이 들렸다.
“지금 출발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상대방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있었다. 오직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 집중된 채였다. 눈이 묻고 있었다. 어떻게 할 거냐고……. 어떻게 해야 할까? 벌써 지하철의 앞부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 두 발자국만 내딛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데…….
“같이 죽을까?
장난기를 전혀 찾아보기 힘든 음성에 처음으로 그녀는 고통스러움에 눈을 꼭 감고 말았다.
한규민 지금 그를 따라 가면 지옥일 거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한규민 지금 그를 따라 가면 천국일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몸이 커다란 옷으로 감싸이는가 싶더니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품안에 꼭 안긴 채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그녀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프롤로그
일장
이장
삼장
사장
오장
육장
칠장
팔장
구장
십장
십일장
에필로그 하나
에필로그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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