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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결혼 살아보고 할까요? 1권
서연(seoyeoun) 지음로망띠끄2014.03.10
| 판매정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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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가격 | : 2,300원 |
| 적 립 금 | : 46원 |
| 파일용량 | : 2.56 MByte |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2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258-247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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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 최연우가 이렇게 고혹적인 여자였던가. 태준은 침대에서 일어나 연우가 서 있는 자리로 몸을 옮겨 그녀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가슴에서 도리질을 하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연우의 눈빛조차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고혹적이었다. 너 오늘 왜 이러니? 아니면 내가 지금껏 못 봤던 거니?
“지금 뭐 하는 거야, 최연우?”
당장 그녀를 들어 침대 위로 내동댕이칠 것만 같은 격한 감정을 다스리느라 태준은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덕분에 연우의 귓불에 닿은 그의 목소리는 나직하고도 감미로웠다.
“간만에 예쁜 짓 하는데 자기는 웃겨?”
연우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에 작은 원을 그리는 바람에 태준은 하마터면 자줏빛 가느다란 끈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어깨를 깨물 뻔했다.
“미쳐 죽게 만들려고 작정했지?”
“죽지는 마.”
[미리보기]
-프롤로그-
퇴근 시간이 가까워서인지 전철역 부근의 길은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들 댓 명이 편의점 앞에서 깔깔대는 모습을 바라보는 연우의 얼굴에도 슬며시 미소가 번져났다. 사소한 일에도 허리를 쥐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 그 나이 즈음이 아니고는 흔하지 않다는 것을 벌써 알아버린 것일까.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봐?”
양손에 우유를 하나씩 들고 걸어오던 태준이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좋을 때야. 그렇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연신 입술을 움직거리는 까르륵대는 여자애들을 보며 연우는 태준이 건네주는 우유팩을 받아들었다.
“아줌마 되는 연습하는 거지.”
“뭐?”
몇 모금에 나누어 마신 우유팩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온 태준이 자연스럽게 연우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어쩜 사람이 그렇게도 재미가 없어.’라고 한마디를 하려다 연우는 입을 다물었다.
순간 코끝에 와 닿은 그의 샴푸 냄새가 너무 좋게 느껴졌다. 아직 물기가 다 가시지 않은 은은한 샴푸 냄새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알 수 없는 편안함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모텔 욕실에 비치해 둔 샴푸가 값비싼 것일 리 만무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향은 어떤 향수보다 향긋하기만 했다. 어쩌면 그것은 내밀한 무엇을 공유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푸근함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있는 이 남자 강태준은 엄밀한 의미에선 후배이고 또 다른 의미에선 그녀에게 속한 유일한 남자이다.
그를 처음 만난 건 4년 전 대학 연합 동아리 모임에서였다.
그 무렵 연우에겐 한 눈에 반해 불같은 사랑에 빠진 남자 친구가 있었고 무엇보다 태준이 자신보다 세 살이나 어리다는 사실은 둘 사이를 지극히 편안한 선후배로 묶일 수 있게 해 주었다.
첫날 모임에 참석한 이들끼리 자신을 소개하는 인사가 오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누군가 그에게 물었다.
‘어이 거기 강태준 넌 30대에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지극히 피상적이고 어떻게 보면 한없이 유치한 질문이었다.
‘전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입니다.’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며 그의 대답에 대꾸하는 사람들 속에서 연우는 처음으로 고개를 돌려 태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가 말한 꿈과는 좀체 어울리지 않는 인상이었다. 쌍꺼풀이 지지 않은 길쭉한 눈매는 결코 소박해 보이지 않았고 격자무늬가 그려진 셔츠 위로 드러난 단단한 어깨는 좋은 아빠라는 이름보다는 어떤 한 자리를 위해 매진하는데 어울릴 것 같아 보였다. 어쨌거나 그런 꿈을 가졌다고 말하는 남자는 처음 보는 일이어서 생김과는 달리 소박할 것 같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따금 그는 학교 근처에 있다며 연우에게 전화를 해 오곤 했다. 친구를 만나러 나온 길에 혹은 볼 일을 보러 나온 길에 얼굴이나 볼까 하고 전화를 하는 일이 보통이었다.
가끔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하고 시간이 넉넉한 날은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연우는 그가 외모처럼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과 언젠가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책도 읽고 강좌에도 참석하는 조금은 별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별한 사람과의 사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넉넉한 거리감.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이름과 얼굴만을 아는 관계에서 보다 편안한 선배와 후배로 자리를 잡아갔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최연우?”
당장 그녀를 들어 침대 위로 내동댕이칠 것만 같은 격한 감정을 다스리느라 태준은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덕분에 연우의 귓불에 닿은 그의 목소리는 나직하고도 감미로웠다.
“간만에 예쁜 짓 하는데 자기는 웃겨?”
연우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에 작은 원을 그리는 바람에 태준은 하마터면 자줏빛 가느다란 끈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어깨를 깨물 뻔했다.
“미쳐 죽게 만들려고 작정했지?”
“죽지는 마.”
[미리보기]
-프롤로그-
퇴근 시간이 가까워서인지 전철역 부근의 길은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들 댓 명이 편의점 앞에서 깔깔대는 모습을 바라보는 연우의 얼굴에도 슬며시 미소가 번져났다. 사소한 일에도 허리를 쥐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 그 나이 즈음이 아니고는 흔하지 않다는 것을 벌써 알아버린 것일까.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봐?”
양손에 우유를 하나씩 들고 걸어오던 태준이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좋을 때야. 그렇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연신 입술을 움직거리는 까르륵대는 여자애들을 보며 연우는 태준이 건네주는 우유팩을 받아들었다.
“아줌마 되는 연습하는 거지.”
“뭐?”
몇 모금에 나누어 마신 우유팩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온 태준이 자연스럽게 연우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어쩜 사람이 그렇게도 재미가 없어.’라고 한마디를 하려다 연우는 입을 다물었다.
순간 코끝에 와 닿은 그의 샴푸 냄새가 너무 좋게 느껴졌다. 아직 물기가 다 가시지 않은 은은한 샴푸 냄새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알 수 없는 편안함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모텔 욕실에 비치해 둔 샴푸가 값비싼 것일 리 만무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향은 어떤 향수보다 향긋하기만 했다. 어쩌면 그것은 내밀한 무엇을 공유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푸근함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있는 이 남자 강태준은 엄밀한 의미에선 후배이고 또 다른 의미에선 그녀에게 속한 유일한 남자이다.
그를 처음 만난 건 4년 전 대학 연합 동아리 모임에서였다.
그 무렵 연우에겐 한 눈에 반해 불같은 사랑에 빠진 남자 친구가 있었고 무엇보다 태준이 자신보다 세 살이나 어리다는 사실은 둘 사이를 지극히 편안한 선후배로 묶일 수 있게 해 주었다.
첫날 모임에 참석한 이들끼리 자신을 소개하는 인사가 오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누군가 그에게 물었다.
‘어이 거기 강태준 넌 30대에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지극히 피상적이고 어떻게 보면 한없이 유치한 질문이었다.
‘전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입니다.’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며 그의 대답에 대꾸하는 사람들 속에서 연우는 처음으로 고개를 돌려 태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가 말한 꿈과는 좀체 어울리지 않는 인상이었다. 쌍꺼풀이 지지 않은 길쭉한 눈매는 결코 소박해 보이지 않았고 격자무늬가 그려진 셔츠 위로 드러난 단단한 어깨는 좋은 아빠라는 이름보다는 어떤 한 자리를 위해 매진하는데 어울릴 것 같아 보였다. 어쨌거나 그런 꿈을 가졌다고 말하는 남자는 처음 보는 일이어서 생김과는 달리 소박할 것 같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따금 그는 학교 근처에 있다며 연우에게 전화를 해 오곤 했다. 친구를 만나러 나온 길에 혹은 볼 일을 보러 나온 길에 얼굴이나 볼까 하고 전화를 하는 일이 보통이었다.
가끔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하고 시간이 넉넉한 날은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연우는 그가 외모처럼 차가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과 언젠가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책도 읽고 강좌에도 참석하는 조금은 별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별한 사람과의 사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넉넉한 거리감.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이름과 얼굴만을 아는 관계에서 보다 편안한 선배와 후배로 자리를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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