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악마, 너도 남자라 이거지? 그런 끈적거리는 눈빛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어떻게 팬 서비스 차원에서 한번 시원하게 서비스해줘?’

미래는 커피를 입가에 가져가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 커피 한 모금 마시고는 혀가 보이게끔 내밀어 두 입술을 차례로 적셔주었다. 그리고서는 일명 자신만의 특기라 우기는 뇌쇄적인 눈빛으로 그의 눈빛에 당당히 도전했다.

‘뭐야……? 저 반응은?’

미래가 아랫입술을 깨물 때부터 그는 이미 넋이 나간 듯 보였다. 입까지 벌리며 멍해지는 그의 표정이란……. 그런 그의 표정이 만족스러워 미래의 입가에 은근한 웃음이 스며들 때, 그가 자기 방으로 오라는 듯 손가락 하나를 까딱하고는 말없이 팀장실로 사라졌다.

‘반응 즉각 이시네. 오늘 시간 있냐고 물어보면 어쩌지? 이런, 이런 얼음악마의 얼굴은 매우 좋지만 성질은 정말 절대사절인데……. 그냥, 공손히 선약이 있다고 할까? 설마, 잘 차려진 내 모습에 반했다는 그런?’

망상에 젖어 평소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살짝 잊은 미래는 팀장실에 노크를 하고서는 들어가 머리 숙여 인사를 했다.

“팀장님, 찾으셨습니까?”

최대한 떨지 않으려 애썼고, 어찌 거절을 할까 다음 말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였다.

“문은 좀 닫고 다니지.”

낮은 저음의 보이스가 차가운 저 얼음악마의 카리스마를 더해주고 있음에 미래의 망상이 조금씩 사그라지며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문은 닫았는데요?”

닫혀있는 팀장실의 문을 가리키자, 고개를 들은 얼음악마의 시선이 미래의 얼굴에 닿았다.

“그 문 말고, 나미래 씨 바지의 지퍼 말이야!”

지퍼?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리?

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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