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겨우 그를 찾았다. 그가 파티 장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에게 그의 눈길이 잡힐 수 있는 자리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같은 동양인이라는 호기심이 그의 눈길을 잡으리라는 계산에서 그가 들어오는 정면에 자리 잡고 있었고 그녀의 계획이 맞아떨어지면서 그가 다가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그를 중간에서 낚아 채버렸다. 낭패감이 자신의 온몸을 내리 누르면서도 은연중에 안도감이 드는 모순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위험해 그는 너무 위험해 보여'

멀리서 강의할 때 보던 모습에서 벌써 대충 느낀 위험한 분위기를 짐짓 무시하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본 그의 모습에서 그는 결코 만만해 보이는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인치고는 큰 183cm정도에 키에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는 듯 보이는 단단한 체격과 무엇보다도 쌍꺼풀이 없는 쏘는 듯이 느껴지는 깊은 눈빛이 그녀의 계획에 자꾸 제동을 거는 것이었다. 그렇게 잘생긴 얼굴이나 옷을 유난히 잘 입은 모습이 아닌데도 그녀뿐만 아니라 다들 한번씩 보게 되는 것은 동양인이라 눈에 띄는 것 보다 왠지 모르게 위험하면서도 냉소적인 분위기 때문인 듯 했다.

포기하고 싶었다.

그를 상대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 같아 보여 자꾸 망설여지고 있었다. 수연은 얼른 머릿속 데이터에 입력된 다른 후보자들을 찾아보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남겨진 시간이라고는 일주일정도밖에 남아 있질 않았다. 다시 눈길을 돌려 혹시나 파티 장에 다른 한국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아예 계획자체를 포기해야 하지 않나 하는 망설임이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걸려온 전화내용이 그녀의 원래 계획을 재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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