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나온 붉은 나비는 모든 세상을 파멸의 길로 이끌 것이리라.
그 저주의 붉은 나비는 모든 세상을 핏빛으로 물들 것이니.’-

붉은 나비의 저주를 안고 사는 여자, 비연
그런 붉은 나비를 사랑하는 남자, 은유안


비연 - 어머니, 저 잘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 이렇게 그의 앞에 있어도 될까요? 나로 인해서 그가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데 왜 이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걸까요? 그를 바라보는 거 자격 없는 거 아는데……. 이렇게 서 있는 것도 미안한 거 아는데……. 그런데도……. 전요, 전…….흑흑흑. 그런데도……. 어머니, 그의 옆에 있고 싶어요. 저 어떡하지요? 말 좀 해봐요. 어머니……. 모든 것 다 알면서, 이 사람 다치게 될 걸 알면서도 가지 못하는 거 보면 전 정말 붉은 나비가 맞나 봐요.

은유안 - 당신도 저 사랑하잖습니까? 말해 보십시오. 정말 저만의 착각인 겁니까? 아니라면 절 위해서 그런 죽는다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요! 혹시 아침에 호수에서 했던 제 말이 부담스러웠다면 그래요, 취소하겠습니다. 그냥……. 그냥 제 옆에만 있어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말란 말입니다. 죽는다는 둥, 없어진다는 둥 그런 빌어먹을 말 따위는 하지 말란 말입니다!! 제발……. 그런 말은 하지 말란 말입니다.

<본문 中>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며 비연이 어렵게 유안에게 물었다.
“……두렵지 않으세요?”
“두렵습니다.”
거침없이 대답하는 그를 보는 그녀의 낯빛이 변했다. 그녀의 모습에 그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붉은 나비라서 두려운 게 아니라 당신이 절 멀리할까 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비연의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는 유안의 눈빛이 달빛에 젖어든 하늘만큼이나 젖어 있었다.
“지금 저를 보는 당신의 눈이 얼마나 예쁜지 아십니까? 당신의 눈 안에 비친 저의 모습이 제 눈에 비칩니다. 이렇게도 아름다운 그대인데. 무엇이 당신이 추하다는 겁니까? 늘 당신의 곁에 있고 싶습니다. 그저 당신이기에 사랑합니다. 당신 어디가 악의 화신입니까? 늘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아니, 늘 당신을 볼 때마다 이렇게 제 마음 속에서 밝은 빛으로 충만해지는데 어째서 악의 화신이라는 겁니까? 이렇게 따뜻한 악의 화신이라면 얼마든지 당신을 받아들일 겁니다. 당신은 저에게 그저 아름다운 그대일 뿐입니다.”

*최하얀

*필명：하얀하늘

*로망띠끄와 신영미디어에서 천천히 활동 중.

*‘마음’과 ‘기다림’을 살짝 씻어 접시에 담고 오랫동안 담가 놓아 숙성된 ‘눈물’ 한 숟가락과 달콤하고 상큼한 ‘고백’ 한 숟가락, 진한 맛이 일품인 ‘애정’ 한 숟가락, 싱겁다면 ‘눈물’ 한 숟가락, 달지 않다면 ‘고백+@’를 넣어 정성껏 버무린 ‘사랑’이란 음식을 탄생할 수 있는 <소설 요리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오늘도 늘 필자는 그곳을 향해 열심히 달린다.

*<종이책 출간작>
가질 수 없는 너

*<종이책 출간 예정>
7권의 고백

*<전자책 출간작>
7권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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