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 메이트 구합니다.
고시원이 아닙니다.
북카페를 개조해 만든 가정집 구조입니다.

노용석 (♂) 체리 하우스의 사장.
배신한 애인 때문에 자살기도까지 하고 미쳤던 남자.
성주병원 정신과에 입원하다!

안유림 (♀) 성주병원 정신과 간호사.
동거 애인의 커밍아웃으로 버림받았던 여자.
체리 하우스에 입주하다!



▣ 본문 중에서

“모텔 아니거든요. 쉐어하우스에요.”
“아, 쉐어하우스. 기숙사처럼 떼 지어 사는 곳? 바퀴벌레도 득실득실하고 모기도 잔뜩 날라 다니고 뱀도 있고 죽은 쥐도 나오는데 맞죠?”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군. 요즘 도시에서 뱀 보기가 얼마나 힘든데, 어디 죽은 쥐 보기는 쉬운 줄 아나. 이거 암만해도 다시 정신병원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거 아닐까.
이 순간만큼은 정신병동의 간호사가 되어야 할 유림은 두 팔짱을 끼고 용석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용석은 끝없이 비아냥대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체리 하우스는요. 고. 품. 격. 호. 텔. 식. 풀옵션을 갖추고 있거든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홈페이지에서 본대로 읊어대었다. 앞으로 살게 될 집을 형편없이 깎아내리는 처사를 볼 수가 없었다. 또 그런 대우를 받을 만큼 체리 하우스가 도시의 어떤 집보다 질이 떨어지지 않았다.
“호텔식? 여기가요? 그런 개도 먹지 않을 이야기를 나보고 믿으라는 거예요?”
못 미더운 용석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직접 보지 않고서는 믿지 않겠다는 듯 딱 표정으로 선을 그어버렸다.
“들어가서 볼래요?”
그래도 되냐는 듯 용석이 번쩍 놀란 얼굴로 보았다.
유림은 일단 내뱉긴 했지만 혀를 깨문 느낌이었다. 정식으로 입주자가 된 것도 아니고, 될지 안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 근데 차 안 빼줄 거예요?”
“하던 말을 왜 하다 말아요. 호텔식인지 아닌지 보고 나서 뺄게요.”
뭐 이런 잡상인이 다 있는 건지, 엄한 곳에 주차한 사람은 상대방인데 자꾸 상대 페이스에 말려 자신이 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깐 보고 나서 빨리 차 빼줘야 해요.”
“그럴게요. 손가락 도장이라도 찍어줄까요?”
그녀는 눈을 흘기고 자기 집인 양 당당하게 앞서 걸어 들어갔다. 그는 헛기침을 하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체리 하우스를 둘러보았다.

반드시 만나야 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장소에 오게 된다.
천 년 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이것을 믿기에,
오늘도 이 세상 어디쯤에서 살고 있을 반쪽의 행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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