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노래>는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소외받고 상처가 많은 주인공이 이계로 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동시에 사랑과 희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현인은 평소 염원하던 사막여행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현인이 가기로 결정한 곳은 요즘 한창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신생사막 ‘마타트’. 그곳에서 현인 일행은 커다란 붉은 모래폭풍인 ‘샤다드’와 맞닥뜨리게 되고 현인은 그만 모래폭풍에 휘말려 정신을 잃는다. 얼마 후 정신을 차린 현인은 자신이 다른 차원의 낯선 세계로 흘러들어온 것을 알고 경악에 빠진다.
현인이 떨어진 곳은 라 아이온 대륙 내에 존재하는 헤레스라는 제국. 자신과 외모가 판이하게 다른 사람들을 보고 정신이 나간 현인은 이내 질 나쁜 사람들에게 걸려 노예로 팔리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처럼 까만 머리를 가진 몰락 귀족 ‘라일’을 만나게 된다. 자신이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걸 아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라일만은 그녀를 믿어준다.
노예상인에게 팔려가는 도중 그들은 집시 무리 '고이'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 보답으로 현인은 고이에서 노래를 불러주기로 한다. 수도 팜으로 가는 여정 중에 현인은 차례차례 동행을 만나게 된다. 버림받은 기사들로 구성된 ‘카랄 경비대’와 몬스터 ‘체렘’의 공격에서 구해준 샨이라는 용병까지. 하지만 이들에게는 다 각기 말 못할 사연들이 숨어 있다.
가진 능력이라고는 오로지 노래 잘하는 재주와 착한 심성밖에 없는 현인은 신이 헤레스로 자신을 보낸 이유를 차츰차츰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고 그런 현인을 사이에 두고 샨과 라일의 양보할 수 없는 사랑이 서서히 꽃을 피운다.


* 본문 中

현인의 살짝 열린 입술 사이로 들릴 듯 말 듯한 선율이 물방울처럼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고 동트는 새벽에 입 맞추며 꽃이 피어나듯이. 허나 내 사랑하는 이여, 이 눈물을 말리기 위해 그대 목소리를 좀 더 들려다오…….』
현인이 선택한 노래는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제2막 3장에 나오는 데릴라의 아리아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이 열리고(Mon coeur s'ouvre a ta voix)’였다. 느리면서도 격정이 물씬 묻어나는 데릴라의 아리아는 짙은 어둠이 내린 밤 속을 감미롭게 떠다녔다. 샨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현인을 뚫어지게 주시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노래를 음미하기 위해 눈을 감기 마련인데 그는 오히려 눈빛을 빛내며 노골적으로 현인을 응시했다. 그 적나라하고도 강렬한 시선에 차츰차츰 현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갔다.
공기의 얇은 막을 마지막 선율이 톡 퉁겨내고는 허공 속으로 잦아들었다. 다시금 찾아온 주위의 정적에 샨은 마침내 노래가 끝났음을 깨달았다. 현인이 잠시 숨을 고르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샨은 한 손을 턱에 괴고는 얼굴에 구멍이 날 정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집요한 그의 시선에 그렇지 않아도 붉어진 현인의 얼굴이 한층 더 열기로 달아올랐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샨이 턱을 괸 손을 내리더니 엷게 미소를 지었다. 처음 보는 부드러운 웃음. 이제껏 보던 비웃는 웃음도, 장난기 섞인 웃음도 아니다. 정말 즐겁다는 듯 청랑하게 내보이는 웃음에 괜스레 가슴 속이 간질거렸다. 일순간 또 다시 착시현상처럼 붉은 기운 한 자락이 눈을 어지럽혔다.

- 필명 : 문 정(文 貞)

- 제1회 순이 사이버작가 공모전 베스트작가상.
- 로망띠끄, 순이닷컴에서 ‘게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
* ‘게르(Ger)’는 히브리어로 ‘나그네’라는 뜻이다.

2003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글을 좋아하고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미우라 아야꼬, C.S. 루이스, 김성일 님의 작품을 굉장히 좋아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 꿈이다.

- 출간작

인도의 별
아사셀
벨라도나
너의 꿈을 줍다
대지의 노래
헤센공작家의 매 맞는 아이 등


- 홈페이지 : http://kahal.g3.cc
- 이메일 : kah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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