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네 전부를 주게 될 거야. 피도 살도 마음도. 네가 가진 그 무엇 하나 상대에게 주지 못해 안달 나게 될 거야. 그렇게, 내어주는 만큼 너는 상대의 모든 걸 취하고 싶어지겠지.”

‘평생에 걸쳐 단 한 사람만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은 리온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홉 살의 어린 그가 이젤디아를 만난 후, 그 말은 곧 그의 삶이 되었다. 그녀는 그에게 그저 운명이었다.

“가지 마, 이젤디아. 내 곁에 있어줘. 여기서 나와 함께 있어. 사랑해. 내 앞으로의 인생은 네 옆에서 너와 함께 지내고 싶어.”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었다. 왜……, 언제부터?

아니, 이건 다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고백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상대는 귀족에 어린아이에 내 의뢰인이니까!

“원한다면 내 전부를 줄게. 옆에만 있어준다면, 날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

젠장, 내 첫 고백은 이 어린 꼬마한테 받은 게 되는 건가?

2. 작가 소개

리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K575

▣ 출간작

벽의 꽃은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3. 차례

#Prologue

#Chapter 1. Mission Impossible

#Chapter 2. Fifteen years Later

#Chapter 3. Reunited

#Chapter 4. Fucked Up

4. 미리 보기

“가지 마, 이젤디아.”

경영상의 문제로 보스가 내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단 말을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돌려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는 와중 아이의 작은 두 손이 내 볼에 닿았다. 어느새 꼬마는 약사의 집에서처럼 살짝 젖은 애처로운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내 곁에 있어줘. 여기서 나와 함께 있어.”

“그…….”

“사랑해.”

사랑해, 이젤디아.

“살아간다면, 살아야 한다면 내 앞으로의 인생은 네 옆에서 너와 함께 지내고 싶어.”

“…….”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었다. 왜……, 언제부터? 아니, 이건 다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고백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상대는 귀족에 어린아이에 내 의뢰인이니까!

갑작스런 고백에 안녕을 고하며 가출했던 정신이 되돌아온 건 아이의 입술이 귀여운 쪽, 소리를 내며 내 입술에 닿았을 때였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잠시만, 리온!”

“이젤디아.”

어린아이 특유의 여리고 가는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전부 네 거야.”

그가 말했다.

“내가 가진 것, 원한다면 내 전부를 줄게. 옆에만 있어준다면, 그렇게만 해준다면 날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

다급히 아이를 떼어내려던 손이 낯설기 짝이 없는 애절한 고백에 멈칫했다. 나이답지 않은 진중한 목소리에 몸이 굳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기이한 감각이었다. 머리로는 당장 떼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손은 나아가길 거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리온의 두 팔이 내 허리에 감겨들었다. 나는 아이의 반질반질한 머리통을 내려다보았다. 저 가는 금발이 얼마나 부드러운지는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그러면 안 돼.”

아이를 다독이며, 나는 그에게 속삭였다.

“연애를 할 거면 제대로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랑 해야지.”

물론 내가 생각해낸 말이 아닌 술에 취했을 때 보스가 건넨 귀엽기까지 한 조언이었다. 난 연애 같은 거 해본 적 없다. 가만, 그러고 보니 고백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젠장, 이걸로 내 첫 고백은 이 어린 꼬마한테 받은 게 되는 건가?

‘아냐, 이건 노 카운트다 노 카운트!’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보스나 다른 동기들이 알았다간 술자리에서 10년 내내 안주거리가 될 놀림거리를 어떻게 고백으로 친단 말인가.

“좋아하게 될 거야.”

“응?”

“반드시 날 좋아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이젤디아, 내 옆에 있어.”

아이의 목소리가, 진심이 내 몸을 타고 전해져왔다.

“이곳에 있어줘.”

“…….”

“사랑해, 이젤디아.”

채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건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묻어나오는 진심에 나는 결국 리온을 밀어낼 수 없었다. 대답조차 할 수 없는 고백이었지만 거절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아이는 만족했는지 환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