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오는 자신의 이름이 어쩜 이리 슬프게 들리는지,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누가 우릴 이렇게 만들었을까! 원망도 해보고 체념도 했어,
하지만 죽으라고 그렇게 못질을 한 가슴은 어느새 조그만 희망을 발견하고 질기게 살아남더라.
나만 포기하면 넌 행복할 텐데, 이 질긴 미련이 그것도 못하게 한다. 어쩌니?”

이미 뺨을 가르고 흐르는 눈물이 채윤의 긴 머리를 적시고,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왜, 이럴 거면서… 아파할거면서, 왜 날 버렸어요.
꽉 잡아주지, 엄마마저 돌아가셔서 의지할 데도 없는 날 그렇게 버리지 말지…
지금에 와서 나보고 어쩌라고… 선배는 이미 남의 남자인데…!”

떨어지면 죽을 것처럼 서로의 호흡을 나누던 입술



얼마나 이렇게 품에 안고 그녀의 향기를 들이마시고 싶었는지, 상처뿐인 몸으로 돌아왔지만,
이렇게 서로를 보듬어 안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빌었다.

“사…랑한다.”

채연은 숨을 멈추고 말았다. 사랑한다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의 말은
놀라움이나 즐거움보다 절망이 억울함이 먼저 찾아왔다.

“사랑해, 송채연. 널 너무나 사랑해서 여기가 문드러졌다.
네가 아픈 만큼 나도 숨조차 쉬지 못하고 산 세월이었다.”

윤석은 가슴을 두드리며 웃으며 울며, 속삭였다.
이 말을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 그는 모를 것이다.
지난 세월이 너무도 아까워서, 그렇게 매정하게 떠나보낸 그가 미워서,
그리고 서로 너무 먼 거리를 유지한 채 만난 지금의 현실이 서러워서 채연은 서럽게 울고 말았다.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할게. 하지만 난 너 없이는 이제 한시도 안 된다.
채연아…, 널 보고서 얼어붙었던 심장이 다시 움직여. 어떡하니?
이제는 내가 너 아니면 안 되겠는데, 이런 날 어떡하니? 응? 채연아.”

프로필

정情

호랑이띠, 게자리.
그리고 소심한 O형.
해피엔딩 마니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romancemoon.com)에 거주 중.


출간작
「천생연분」
「사랑를 빌려드립니다」
「오! 황자」
「입맞춤」
「밀어」
「디케의 심장」
「선수 입장」
「로비스트」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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