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하는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섰다. 중학교 2학년인 그녀는 수학여행을 갔다가 집에서 보낸 차에 실려 다시 집으로 오게 되었다. 아무설명 없이 자신을 태우고 출발한 차는 어느새 인가 집 앞에 도착했다. 그녀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들었는지 오빠 빈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런데 빈하는 집이 다른 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검정색의 양복을 일색으로 차려 입은 사람들이나 자신을 슬픈 눈으로 쳐다보는 오빠를 보면서 본능적으로 무슨 일인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빈하야.”
떨리는 오빠의 목소리를 들어 면서 빈하는 벌써부터 눈에서 눈물이 차오르면서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오빠. 말해.”
“울지 마. 너 벌써부터 이러면 견디기 힘들어. 울지 마.”
“말해.”
소리치는 빈하를 보면서 빈은 가만히 여동생을 껴안았다.
“아버지 돌아가셨다.”
“…….”
빈하는 오빠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닐 것이다. 수학 여행 가는 그날까지도 잘 갔다 오라고 학교 까지 데려다 주신 분이다.
“아냐. 오빠 아냐.”
“들어가자. 어머니 기다리신다.”
빈하는 흔들리는 걸음으로 오빠의 부축을 받으면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하얀상복을 곱게 입고 있는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오빠의 말이 그리고 희미한 미소를 짓는 아빠의 사진을 보는 순간 엄마의 슬픈 얼굴이 정말 이라는 것을 알았다.
“엄마. 아빠…….”
갑자기 쓰러지는 빈하를 빈이 받았다.
“빈하야.”
“힘들거야. 빈아. 빈하를 방에 누이고와.”
빈이 빈하를 들어 올리고 뒤를 돌아서자 강혁이 다가 왔다. 강혁도 일을 하다 급하게 친구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듣고 일본에서 바로 날아왔다.
“빈.”
“부탁한다.”
품을 내어주는 친구에게 비하를 건내고 이층을 가리켰다. 빈하를 안고 올라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면서 빈은 어머니의 곁을 지켰다. 강혁은 쓰러져 의식이 없는 이 순간에도 끊음 없이 흘러내리는 소녀의 눈물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이름: 이 세희
통영의 넓은 바다를 보면서 살고 있고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말괄량이 보스 길들이기를 전자책으로 이번에 출간하구요.
뻔뻔한 그녀와 보스도 지금 현재 수정중이구요.
연재 완결을 앞두고 있는 내 남자 사냥하기.
그 뒷이야기로 보스를 길들이고 싶은 여자를 연재할 생각입니다.
산과 해수의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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